마령재~지맥분깃점~성수산~대운치
호남정맥상의 해발 1151m의 팔공산에서 서쪽으로 분기가 되는 천황지맥과 성수지맥은 마령재를 넘어 500여 미터쯤의 예전 대성목장터까지 더 동반을 하였다가 그곳에서 천황지맥은 남쪽으로,성수지맥은 서북 방향으로 제여곰 각자도생(各自圖生)을 나선 것처럼 산자락을 이어나간다.때는 댓새 전에 초복을 이미 거쳤고 중복을 댓새 앞둔, 장마와 무더위가 한데 어우러진 성하의 복중(伏中)에 마령재 어름에서 저멀리 순창군 적성면 평남리 구남말 어은정까지의 산줄기를 다섯 차례에 걸쳐 종주를 하게 된다.하늘은 비를 잔뜩 머금은 잿빛의 구름이 그들먹하고 마을을 둘러싸고 있을 호남정맥과 성수,천황지맥의 산줄기는 자우룩한 운무로 가늠조차 할 수가 없다.는개가 흩날리는 필덕말 윗뜸에서 도상거리 56.8km에 달하는 성수지맥(聖壽支脈)의 첫 번째 구간은 비로소 발행이 된다.
우선 마령재까지의 들머리로 낙점이 된 곳은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 필덕말이다(10시5분).이곳에서 마령재을 넘어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로 연결이 되는 비포장의 5번 군도는 필덕말의 윗뜸 산록을 차지하고 있는 목축 농가 사이로 이어진다.낯선 사람들이 떼를 지어 우루루 지나가니 목축농가의 개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악다구니처럼 짖어댄다.개짖는 소리가 귓전에서 사라질 무렵이면 임도는 마령재 고갯마루를 4,5백 미터쯤 남겨둔 지점인데,그곳에서부터의 임도는 잡풀과 잡목들이 한데 어우러져 임도라고 부르기도 어색하여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한 행색의 임도를 그대로 두고 임도 좌측의 만만한 구석을 찾아 치받이 비탈을 올려친다.5년 전에는 만추지절이라 별 어려움 없이 마령재 어름까지 올라설 수 있었는데, 잡풀과 잡목들이 한창 기세를 부리는 성하지절(盛夏之節)이니 초장부터 오르막 산길은 허접스럽다.어쨌거나 헐떡거리며 등성이 임도에 가까스로 붙게 된다.이 임도는 마령재 고갯마루에서 서쪽의 등성이 일대를 차지하고 있었던 예전의 대성목장 통로 역할을 담당하였던 임도인 모양이다.이 임도를 따라 5분여의 발품이면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린다.좌측 9시 방향은 천황지맥의 산길이고, 맞은 쪽으로 곧장 뻗은 임도가 성수지맥의 방향이다(10시32분).
예전의 목장터는 다양한 수종들로 재 탄생이 되어 온전한 형태의 숲으로 탈바꿈이 되었다.성수지맥으로의 첫 발을 떼기 시작하는 숲길은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의 수렛길이다.는개가 흩날리는가 하면 후둑후둑 빗줄기가 내리기도 한다.이미 사위는 자우룩한 운무로 가득하고,간헐적으로 축축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몸은 물기로 후즐근하다.첫고등으로 오르게 되는 해발 862.3m봉을 넘어서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이어지는데,가파른 내리막이다.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계단이 도움을 주고, 통나무 말뚝과 고정로프를 이용한 안전난간이 안내하는 내리막이다.
내리막이 다하면 꺼뭇꺼뭇한 물때와 푸릇푸릇한 이끼가 덕지덕지한 집채만한 바위를 우회하고, 고정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안전난간이 안내하는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쉼터용의 긴 의자 두 개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봉이다.질금거리며 마지못해 내리는 것 같은 비는 여전하게 심통을 거두지 않고 있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만의 숲은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 조릿대 사이로 꼬리를 잇는다.한길 높이의 조릿대 산길은 일정 부분 제초작업을 거친 탓에 멀쑥하다.그러한 행색의 조릿대 숲길이 다하면 그늘사초가 싱그러운 산길이 기다린다.
산길은 머지않아 잘록한 안부 삼거리로 산객을 안내한다.좌측으로 성수산 자연휴양림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 안부, 구름재다.산객의 시야는 초록의 숲길을 벗어나면 희뿌연 운무에 막혀 옴짝달싹을 할 수가 없으니 답답한 거였다.후둑후둑 감질나게 내리는 빗줄기의 심통은 여전하고 자우룩한 운무도 여전하다.산길은 해발 904.7m봉으로 이어지고,그곳을 뒤로하면 쉼터용의 긴 의자 두 개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봉이 기다린다.쉼터봉을 뒤로하면 등성이 좌측의 골짜기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성수산 자연휴양림으로의 등하행을 위한 데크계단길이 나 있는 갈림길로 이어지고,이내 해발 863.7m봉이다(11시25분).
내리막 산길은 빗물로 다소 미끄럽고,동료들은 너나없이 죄다 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후줄근한 행색이다.해발863.7m봉을 뒤로하면 다시 좌측의 성수산 자연휴양림으로의 등하행 갈림길로 이어지고,갈림길을 뒤로하고 가파른 치받잇길을 헐떡헐떡 올려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성수지맥의 간판인 해발 876m의 성수산(聖壽山) 정상이다(11시43분).정상적인 날씨라면 조망의 호사를 즐길 수 있으련만 운무 속에 비까지 간헐적으로 내리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한 거였다.잠시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성수산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정수리 턱밑에 조성된 널찍한 헬기장을 가로지르고 나면 울퉁불퉁한 크고작은 바위들의 암봉으로 이어지고, 고정로프의 도움으로 10여 미터쯤의 바위 절벽을 어렵사리 내려서면 머지않아 해발 806.5m봉이다(12시7분).지맥의 등성이는 고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띠며 꼬리를 잇는다.그리고 조망을 위한 한눈의 겨를이 만무하니 오로지 산길만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따분한 산행인 거다.들쭉날쭉 꼬리를 잇는 등성잇길은 머지않아 정수리 한복판에 1984년에 재설한 삼각점(임실429)이 아직까지도 번듯한 해발 683.1m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
해발 683.1m봉을 뒤로하는 산길은 가파른 내리막이다.빗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내리받잇길은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엉덩방아를 피할 수 없다.조심스레 이동을 할 수밖에 없다.봉긋 솟구쳐 있는 해발 598m봉에 이르면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꼬리를 잇는데, 가파른 내리막이다.조심조심 가파른 내리받잇길을 거치고 다시 치받이 오르막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해발 493.5m봉이다(13시5분).그동안 갈마들며 내리던 빗줄기는 잦아든 느낌이지만 산객의 시야를 거스르는 운무는 요지부동이다.
등성이 우측의 우묵한 골짜기 일대의 광범위한 벌목지대가 눈에 들어온다.일렁거리는 바람의 일시적인 선물일 테다.등성이 절반이 벌목지대인 등성이는 해발476m봉으로 이어지고,476.2m봉을 넘어서고 나면 크고작은 돌들이 널려 있는 서낭당 고개 행색의 안부 사거리로 지맥의 산길은 산객을 안내한다.이 안부 사거리는 진안군 백운면 남계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남쪽의 임실군 성수면 성수리 쪽 사이를 넘나드는 등하행의 서낭당 고갯길이다.등산화 속은 스며든 빗물로 질컥거리고,전신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거였다.산길도 간간이 무성한 잡목으로 사라졌다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뭇잎마다 머금고 있는 빗물을 함빡 뒤집어 쓰기도 한다.서낭당 고개를 뒤로하고 15분여의 발품이면 정수리 한복판에 1984년에 복구된 삼각점(임실401)이 아직까지도 반듯한 해발 520.4m봉이다(13시47분).520.4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산길은 간간이 무성한 잡목들의 등쌀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산객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든다.520.4m봉을 뒤로하고 그러한 행색의 산길을 따라 4,5백 미터쯤 이동을 하였다가 좌측의 내리받이를 거쳐 임도로 내려서려 한다.
앞으로 남아 있는 1km쯤의 '길 없는 길' 행색의 허접한 구간을 우회할 셈인 거다.이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10분 여의 발품이면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산객은 우아하게 안내가 된다.진안군 백운면 남계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남쪽의 임실군 성수면 태평리 사이를 교통하는 30번 국도가 연락부절하는 고갯길,오늘 산행의 날머리, 해발 413.5m의 대운치(垈雲峙)다(14시24분).빗줄기는 진작에 소강상태에 들었지만 는개가 간간이 흩뿌려지는 대운치 고갯마루다.이 정도라면 숲 속으로 소풍을 나온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도시락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산행거리;12.5km. 소요시간;4시간) (2022,7/21)
대운치의 입간판
성수지맥(聖壽枝脈) 개념도.
성수지맥 1구간[마령치-성수산(聖壽山.875.9m)-30번도로-구암고개]지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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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지맥 1구간[마령치-성수산(聖壽山.875.9m)-30번도로-구암고개]지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