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換骨奪胎 (환골탈태 )
쇄신하겠다며 ‘환골탈퇴’를 약속했는데 결국 조직을 축소하며 이름만 바꾸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환골탈퇴’하겠다.
새로운 조직의 초대 수장이나, 조직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물러난 우두머리 대신
새롭게 임명된 사람들의 제일성은 대부분 ‘구태에서 벗어나자’입니다.
그때 가장 애용되는 사자성어가 환골탈태(換骨奪胎)인데요. 두 인용문의 환골탈퇴는
환골탈태(=탈태)로 고쳐야 합니다.
일사불란(一絲不亂·일사분란×)과 함께 잘못 쓰는 비율이 아주 높은 단어지요.
사자성어는 대부분 역사나 야사를 배경으로 생긴 말이라 문자 그대로의 뜻과는 다소
다른 뜻을 갖기도 하는데요. 환골탈태 역시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옛사람의 시문(詩文) 형식을 바꾸어서 그 짜임새와 수법이 먼저 것보다 잘되게 함’을 이르지요.
시를 짓는 방법을 제시하는 말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됨’을 뜻합니다.
오늘날의 쓰임새는 두 가지 뜻을 더한 총합 이상의 의미로 확장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뼈대를 바꾸고 태를 바꾼다는 건 조직의 형태(외양)를 완전히 뜯어고친다는 뜻이고,
사람이 딴사람처럼 발전적으로 변한다는 건 내실(내면)을 다진다는 뜻이니까요.
지금 우리는 그런 의미의 환골탈태가 절실한 시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새로워진다는 건
개인이든 조직이든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는데요. 사람들은 현실을 회피하는 데 더 익숙한 듯합니다.
바야흐로 ‘탈퇴(脫退)’가 아니라 ‘탈태(奪胎)’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