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기 전에, 해 뜨러 간다"
새벽 알람이 울린다.
어제 저녁 그렇게 다짐했다.
"내일 아침, 꼭 푼힐에서 일출을 봐야지!"
하지만, 침낭 속의 나는 속삭인다.
"꼭 오늘 봐야 하나...? 해는 내일도 뜨잖아..."
그러나 가이드의 "Let's go!" 소리에 정신이 번쩍!
머리로는 잠을 원하지만, 몸은 자동으로 등산화를 신는다.
랜턴을 켜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
40분 정도 오르면 푼힐(3,210m) 정상 도착!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사방이 어둡다.
그런데 갑자기, 멀리 히말라야 봉우리들이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안나푸르나, 다울라기리, 마차푸차레...
태양이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오며, 하늘과 구름과 설산이 하나가 된다.
이 순간, 한 가지 깨닫는다.
"와... 해는 매일 뜨지만, 이 광경은 매일 볼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사진도 찍고, 감동도 한가득 담고, 그렇게 푼힐을 내려온다.
아침을 먹고, 이제 다음 목적지인 츄일레(Chuile, 2,300m)로 출발!
이제 길은 좀 더 한적하고, 사람도 많지 않다.
이곳은 트레커들 사이에서 '조용한 쉼터'로 불리는 곳.
우리 고래 대표님의 표정 주목하세요~
"나는 간다! 넌 아직도 거기냐? 히말라야 정복은 역시 나의 것!"
등산 스틱을 양손에 쥐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마치 트레킹의 왕이 된 듯한 얄미운 기세! 😆
"아… 숨이 차… 근데 여기서 멋진 척해야 해…"
이제부터 끝없는 내리막 길~
오늘 점심은 수제비
안 먹을까~하다가 먹었는데...
한시간쯤 지나 탈이 났다.
면 종류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서 가스도 차고 답답한 느낌이 사람을 짜쯩나게 만든다.
사진 찍는것 조차도 싫어서 걷기만 했다.
츄일레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노샘께서 밀가루 효소와 한방 소화제를 주셨다.
약을 먹고 30분후 겨우 살아 났다.
저녁은 네팔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 달밧(Dal Bhat)이다.
네팔에서 "Dal Bhat Power, 24 Hour"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루 종일 힘을 낼 수 있는 든든한 한 끼입니다.
달밧은 손으로 먹어야 음식의 온도와 질감을 더 잘 느낄 수 있음
따뜻한 달밧 한 그릇 먹고 나면, 온몸에 다시 힘이 샘솟는다.
우리팀 식사가 끝나고서야 가이드와 주방팀이 식사를 한다.
차 한 잔과 함께 트레킹을 되돌아본다.
"고레파니에서 푼힐, 타다파니, 그리고 츄일레까지..."
힘들었지만,
결국엔 다 걸어왔다.
그리고, 정말 아름다웠다.
"여행은 고생이라지만, 이 정도 고생이라면 또 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