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열의 밤
눅눅한 옷감을 지나
희미해지는 여름의 냄새
어둠은 식어가는 아스팔트 위로
낡은 외투처럼 덮여온다
불 켜진 창가마다 그림자가 줄어들고
우리는 며칠 전 사다 둔 말라가는 복숭아처럼
제 색깔을 조금씩 잃어가는데
가로등 밑에 흔들리던 건
밤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였다
남은 열기는 서로의 손등을 닮아있어
가만히 문지르면 계절은
조금씩 닳아 없어지는 중이라고
그렇게 밤은 우리에게 낮게 속삭인다
첫댓글 모르지만 좋은 시 같습니다
첫댓글 모르지만 좋은 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