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평 골프 클럽/ Yong Pyung Golf Club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한 여름 삼복더위에도 힘들지 않게,
피서 라운딩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용평 CC이다.
서울에 비해 평균 4-5도가 낮은데, 쌍용 그룹에서 운영을 하던
드래곤 밸리 호텔에 도착을 하여, 에어컨이 안 보여서 의아하게
느꼈던 생각은 밤이 되자 쉽게 납득이 되었다.
창문을 닫고 이불을 덮어야만 잘 수 있다는 것이 서울의 삼복더위
속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산속인 이곳에선 그저 일상일
뿐이었다.
골프에 푹 빠져 있던 1980년대,
가족들과 용평리조트로 휴가를 왔을 때도, 아내와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러나 누워서도 공만 보이던 필자는 우중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조인을 하여, 9홀 퍼블릭 코스와 정규 18홀에서 나홀로 라운딩을
하였었는데(위의 사진), 서울 근교의 골프장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
나무숲을 포함한 그 이국적인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었다.
1990년10월, 오랜 투병 끝에 필자의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몇 년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시다가, 집 인근의 한남동의
순천향 병원에서 끝내 돌아가셨는데, 물론 어머님도 힘이 드셨지만,
병간호와 수발을 하던 필자와 아내 역시, 상당히 힘이 들었던
한 해였었다.
그런 걸 잘 아는 친구 부부가 자기의 차로 용평이나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하여, 다음 달 11월에 힐링 골프를 하러 다시 용평에
들렀었다. (아래 위 사진들)
이 친구는 양지 CC편에서 언급을 하였던 친구인데,
나보다 더 승부욕이 유난히 강하던 그 친구도 부부끼리 와서 그런지,
아니면 상을 당한 필자를 배려 해서 그런지, 매우 너그럽게 라운딩을
했던 기억이 난다.
비를 맞으며 혼자 극성 라운딩을 하던 곳에서 부부가 함께 걸으며
골프를 치니, 행복이 따로 없었다.
이후 옆에 버치힐 골프장이 개장되고 나선, 골프 동호회에서도
여름이면 이 두 곳을 1박 2일로 라운딩하러 자주 용평에 왔었는데,
그 첫 날밤에 친구들과 먹는 동해안 바닷가의 회 맛 역시 일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