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힐링로드 85 신경주역
경주는 역사가 살아 꿈틀대는 정원이다. 공원이다. 누구나 편안하게 시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또 경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다. 시간을 이동하게 하는 공간, 어떤 시점이든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 수 있게 하는 시간역이다.
신경주역은 KTX역사로 부산역과 동대구역 중간쯤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에 위치해 있다. 신경주역에서 부산, 동대구역까지는 30분이면 충분하다. 서울까지도 2시간10분 정도면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좁혀졌다.
신경주역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는 목적이 가장 큰 설립배경이다. 또한 대도시 서울, 부산, 대구와의 접근성을 높여 경제발전과 국민들의 생활편익에 크게 일조하면서 산업발전을 견인하는 인프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2020년이면 울산에서 포항으로 이어지는 동해남부선, 영천에서 울산으로 통하는 중앙선, 동대구에서 울산으로 연결되는 경부고속철도 등의 환승역으로 기능이 늘어나면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신경주역은 교통편의 제공 본래의 목적과 함께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살려 맞이방에도 유물전시관과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신경주역의 ‘셔블랑 놀자’ 프로모션은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 상품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 광장에도 역사문화 유적을 재현하고, 조각 작품 설치, 특이한 조경, 야외공연장 등을 운영하면서 공원으로 꾸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자 힐링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역사문화관광도시형 맞이방
신경주역 대합실에 들어서면 전체 공간이 시원하게 트여 한 눈에 많은 것들이 들어온다. 맞이방 곳곳에 세워진 기둥에는 소, 호랑이, 용, 토끼 등의 12지신상들이 무신상 조각 작품으로 설치돼 역사도시를 상징하며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가운데는 친근한 색동저고리를 입은 인형들이 ‘웰컴 경주’라는 표어와 함께 포토존을 마련해 종종걸음을 걷는 방문객들도 무거운 가방을 내려두고 기념촬영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된다.
포토존 뒤로는 경주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문화공간으로 방문객들의 무료함을 달래준다. 지금은 서라벌사진동우회원들의 ‘빛을 담다’라는 주제로 사진작가들의 카메라에 채집된 세상의 풍경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되고 있다. 수채화, 서양화, 도자기 등의 예술품들이 다양하게 모양을 내면서 대합실을 사계절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한다.
남쪽 창가에는 경주의 문화관광자원을 소개하는 경주관광안내소가 자리하고 있다. 경주관광안내지도와 볼만한 곳을 소개하는 포스터와 기념품들이 선보인다. 또 경주의 관광을 안내하는 영상물이 지속적으로 상영되고 있어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의 관광가이드가 된다.
둘러보면 또 가장 크게 눈을 자극하는 것이 기념품점과 먹거리를 소개하는 간판이다. 경주시가 개발한 브랜드 음식점 별채반이 맞이방 서편에서 반짝거린다. 별채반은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곤달비, 전복, 천년한우 등의 신선한 재료로 육개장과 비빔밥 메뉴로 개발돼 제공된다. 별채반은 1인상으로 나무를 소재로 한 밥상과 유기 식기를 사용한 위생적 식탁으로 마련돼 산뜻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식당은 또 순두부찌개와 된장찌개를 비롯해 돈까스, 비프까스는 물론 다양한 퓨전음식을 마련한 기소야, 롯데리아 등의 먹거리와 카페드롭탑이 입점해 만남의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특산품코너로 황남빵과 경주빵이 각각의 부스로 설치돼 판매되고 있다. 이들은 배고픔을 달래주기도 하지만 기념품으로 날개를 달고 팔려나간다. 12월부터 2월말까지는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특산품코너를 차지하고 여행객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승객들이 쏟아져 나오는 입구에 쥬얼리 트윙클 기념품점은 목거리와 반지 등의 보석류와 손지갑, 핸드백, 머플러 등의 소품들을 취급하면서 선물을 마련하기 좋게 서비스개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맞이방의 양편에 넓게 마련된 의자에 앉아보면 텔레비전이 세상의 이모저모를 보여주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면 경주의 다양한 문화를 눈으로 먼저 감상할 수 있다.
◆역사정원과 유물전시관
신경주역 맞이방 서편에는 경부고속철도 공사를 하면서 발굴된 역사문화유물들을 전시하는 공간 ‘신경주역 문화재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에는 청동기시대로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의 장신구와 토기, 왕관 등의 유물 복제품 158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통일신라 천년왕조 유종의 미, 천년의 숨결, 신라 역사, 신라 서라벌에 나라를 세우고 왕권을 키우다 등의 제목으로 시조 박혁거세~22대 지증왕, 23대 법흥왕~28대 진덕여왕, 29대 무열왕~36대 효공왕, 37대 선덕왕~56대 경순왕 등으로 나누어 역사문화를 소개한다.
신라시대 서역문물의 전래과정, 왕관과 황룡사의 역사, 진흥왕과 선덕여왕, 태종무열왕의 화려한 정치사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또 경주 덕천리의 철기, 덕천리의 청동기, 덕천리의 옥장신구, 방내리의 기와, 송선리의 석기 등을 소개하고, 당시 시대적 상황들을 예술품으로 재현한 코너도 마련하고 있다.
광장에는 방내리고분군 1호 돌방무덤을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복원 재현하고 있다. 방내리 돌방무덤은 단석산 동쪽 끝자락 구릉에 위치한 삼국시대 고분유적이다. 발굴에서 삼국시대 돌덧널무덤 34기와 돌방무덤 23기, 고려시대 돌덧널무덤 1기 등이 확인됐다.
돌방무덤은 널이 안치된 방, 널길, 호석, 봉토를 갖춘 굴식 돌방무덤이다. 널방은 남북방향으로 긴 네모골이고, 판돌과 깬돌을 이용해 쌓아올리고, 입구에 막음돌을 두고, 바닥에는 배수로까지 설치했다. 봉토는 둥글게 조성하고 호석을 설치했다. 굽다리단지와 토제가락바퀴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경주지역 삼국시대 무덤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광장의 방내리 고분군 동쪽에 덕천리 유적도 복원 전시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건설하기 위한 덕천리 구간에서 확인된 유적이다. 청동기시대 집터와 도량모양 유구, 삼국에서 통일신라시대 지상식 건물지, 석축수로, 돌방무덤, 숯가마, 삼가마, 기와가마, 움무덤, 독무덤 등 113기의 유구와 476점의 유물이 조사됐다.
이곳에 이전 복원된 무덤은 앞트기식돌방무덤으로 땅을 약간 파고 조성한 반지상식 구조다. 벽석과 안치석 사이에 뚜껑굽다리접시, 뚜껑굽접시, 병 등의 토기 9점과 작은 손칼, 용도를 모르는 철기, 제사토기 등이 출토됐다. 발굴당시 모습으로 복원해 유리관으로 살펴볼 수 있다.
◆셔블랑 놀자
신경주역은 경주관광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특별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셔블랑 놀자’ 프로그램이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셔블’이라 부른 것에 착안해 경주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현재의 경주와 과거의 경주를 즐겁게 둘러볼 수 있게 한다는 목적으로 운영한다.
경주 도착 KTX 승차권을 제시하면 팬션과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업체, 식당, 공연, 렌트카, 제과점 등 100여 가맹점을 10~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경주의 브랜드공연 플라잉과 렌트카는 50%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는다. 경주예술의 전당 공연은 20% 할인, 부산찐빵과 교촌가람 인절미, 경주교동된장, 가야가자미회도 할인된 가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주보문관광단지에 할인업체들이 집중해 있다.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 유수정쌈밥, 정동극장, 주렁주렁, 추억의 달동네, 키덜트뮤지엄, 경주힐링테마파크 등이다.
어차피 경주에서 즐기려면 할인된 가격으로 더욱 즐겁게 즐길 일이다. 신경주역 ‘셔블랑 놀자’ 프로모션은 054-613-8005번으로 문의하면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주변 역사문화공간
신경주역에서 경주지역의 문화관광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20분 정도 승용차로 움직여야 된다. 그러나 5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도 문화특별시 경주의 이름에 걸맞는 역사문화자원이 충분하게 널려 있다.
건천읍 모량리에는 우리나라 문학의 대가 박목월 생가가 복원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목월 동상과 시비, 보리밭, 박넝쿨이 올라있는 초가삼간, 나팔꽃 달리는 돌담, 옹기종기 돌된장독, 디딜방앗간 등의 생가 모습이 복원되어 있다.
지척에는 신라 박혁거세가 당나라에 보물 금척을 빼앗기지 않으려 숨기기 위해 조성한 60여기의 고분군. 지금은 30여기의 고분이 집단을 이루고 있다. 여름철에는 개망초가 하얗게 피어 달밤이면 장관을 이룬다.
동남쪽으로 내려오면 두대마을 마애삼존불을 감상할 수 있다. 마애삼존불 건너편에는 법흥왕릉과 효현리 삼층석탑을 걸어서 둘러볼 수도 있다. 법흥왕릉으로 가는 길은 봄이 제격이다. 모내기철이라면 주변에서 울어대는 개구리소리와 솔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새소리가 세상시름을 잊게 한다.
법흥왕릉에서 동쪽으로 편안한 길을 따라 걸으면 무열왕릉과 김양과 김인문의 묘가 큰 길 옆에 남북으로 이어져 있다. 김인문의 묘 옆에는 비석을 올려두었던 귀부가 화강암으로 섬세한 솜씨로 용 거북을 새기고 있다.
무열왕릉 뒤편으로는 서악서원과 서악동삼층석탑에 이어 선도산 마애삼존불, 성모설화, 서악동 주상절리가 볼만하다. 무궁무진한 경주의 역사문화유적들이 띠를 잇는다.
◆신경주역 박정희 역장
신경주역 박정희(51) 역장은 기획통이다. 코레일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2017년 경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저절로 생기게 하는 도시”라며 “경주를 찾아오게 하는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싶다”고 말한다.
박정희 역장은 우선 경주시민들과 가까운 이웃이 되기 위해 경주시장, 국회의원, 우체국장 등의 기관단체장들을 일일명예역장으로 초대해 체험행사를 진행하면서 업무의 교류와 협력방안을 마련한다.
이어 학교와도 업무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진행하면서 신경주역을 비롯한 철도 역사를 이해하게 하고, 경주의 정체성을 스스로 알아가도록 한다.
특히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다. ‘신마패’에 이어 진화된 ‘셔블랑 놀자’ 프로그램은 지역의 업체들과 관광객들을 연결하는 매체기능을 통해 경주관광활성화에 기여한다.
경주 하이코와는 업무협약을 맺고, 교통편의 제공 등의 협력관계를 통해 경주방문객 유치에 공동 노력한다.
박정희 역장은 “누구나 경주를 좀 더 가까이에서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즐기며 우리 역사를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신경주역이 직간접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노력을 할 것”이라 말하며 밝은 웃음을 보인다.
신경주역은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설치하고 운영하는 힐링공간,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