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의 3요소
비 오는 아침, 우산이 없어 아버지 비료 푸대를 우산 대신
쓰고 가라고 잘라주셨다 비료 푸대 쓰고 학교 가는 길
비료 냄새 나는 비가 오는 길에 기석이도 영애도 비료 푸대 쓰고
학교 간다 나는 질소 비료, 기석인, 인산 비료, 영애는 가리비료,
학교에서 배운 비료의 3요소 모두 나왔다
우린 튼튼하게 쑥쑥 잘 클거다 비료의 3요소가
다 모였으니
- 송진권(2004 창비신인시인상 등단. 동시집 『새 그리는 방법』. 시집 『자라는 돌』)
* 어릴 때 비가 오는 날은 보통 날과 다르지 않았나요? 부산스럽고 더 정신 없기도 하고… 그래도 저는 비나 눈이 오는 날은 하늘에서 무슨 즐거운 행사가 있는 건 아닐까 상상하곤 했어요. 친구들과 우산 쓰고 학교까지 걸었던 길이 즐겁기도 했죠.
소중한 아이들. 정말 비료 같이, 정말 영양소 같은, 이 세상 아이들이 늘 건강하길 바랍니다
첫댓글 시인의 포근한 시선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