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치유자 Wounded Healer
스물여덟에 미국으로 이민 오기 전까지 빈혈이 있었다.
아주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종종... 아주 가끔은 쓰러질 정도로...
어쩌다 명절이 되어 약간의 고기가 밥상에 올라와도 그게 먹는 건지 무관심했을 정도로 맨밥에 김치 오이지만 먹어서인지...
하긴 여름에 먹는 보리밥이 맘에 들진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맏이로서 살림을 도맡으신 아버지, 그리고 동네 소문난 살림꾼 어머니 덕분에 굶지는 않았지만... 게다가 감자 옥수수 간식은 질리도록 먹었고...
어쨌거나 미국 와서 빈혈은 사라졌으니... 고기 덕인지 오렌지 덕인지, 둘 다 덕인지...
그런데 삼십 대 중후반부터 류마치스성 관절염으로 의심되는 통증이 손가락, 발가락, 어깨 등에 나타나기 시작...
어머니가 그러셨으니 유전성이라 해도 부인할 순 없는 노릇.
돌이켜보면 압박장갑은 일상용품이었고 이러다 어깨 불구가 되나 싶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그야말로 탈태환골의 경지라고나 할까?
운동으로 몸의 안팎이 새롭게 거듭나다시피 한 지금, 그때 일은 이제 과거사로 잊을만한 상태다.
그.래.도....
원래 체질이란 관리내지는 개선을 할 수 있을지언정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은 것.
나는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노라 결코 자만할 수 없을 만큼, 오른쪽 엄지손가락 정도의 흔적은 지울 수 없다.
장마당사역에서 네댓 시간 동안 약 삼십 명 가량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천막을 설치하거나 철수하는 일을 빼더라도 상당한 노동을 요하는 작업이다.
계속 걸어야 하고 침놓는 부위에 따라서는 몸을 구부리고 쭈그리고 돌리고 서고 앉고 엉거주춤하는 등, 다양한 몸놀림을 감당해야만 한다.
잠시간 앉을 시간은 있지만 화장실을 가거나 점심 먹을 짬을 내기도 어려운 시간이니...
몸이 받쳐주지 않으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러니,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목욕을 하고 나면 손가락 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머리통 빼고 전신이 편안한 곳이 없다.
사실, 그 감각들로 인해서 기분은 매우 좋긴 하지만 중노동이나 심한 운동을 한 것처럼 전신이 쑤군쑤군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 실제로 일을 하는 그 시간에는 아무런 통증이나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몸은 고되더라도 정신적인 만족, 그것과 인과관계가 있을 어떤 작용으로 인해서 아마도 행복, 혹은 진통의 호르몬이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 모든 노동들은 에너지를 소비시키기보다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이 먹을수록 힘만 세진다는 농담.
그것은 그래서 단순 농담이라기보다는 기원, 혹은 확인의 말이고 싶다.
언감생심 상처받은 치유자라고 말할 순 없지만, 연약한 손일지라도 쓰임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할 뿐이다.
Wounded Healer
I was anemic until to come to America on my age of 28.
Not that bad but once in a while fainted.
Maybe because of that I didn't even crave for occasional holiday meats on the table but almost always ate rice with kimchi or cucumber pickles.
Summertime barley was not my favorite but never got hungry because of my father who labored so much to take care of his large family and the reputable mother for her good housekeeping skills.
Yeah, potato and corn snacks were more than plenty.
Anyway, my anemia had gone after my immigration to America, maybe due to red meats, orange, or both.
In my mid/late 30s, however, I began to experience pains on fingers, toes, shoulders, etc. due to rheumatoid arthritis.
Maybe it might be hereditary from my mother who suffered from it.
I remember that pressure gloves were necessity and even so much concerned if I would not be able to use my shoulders.
But now, I am much better as to be a new person.
I may forget those suffering past because my whole body got much better after intense exercises.
BUT...
You may manage or improve your constitution but not possible to entirely change it.
I can't be sure enough that I am a totally new person with remnants of past on my right thumb.
Treating 30 some acu-patients in market ministry for several hours is pretty intense labor even disregarding the set up and pack up the tents and etc.
I have to constantly move around, bend, squat, twist, low down, up, etc.
I might sit time to time, but hard to spare time for restroom or lunch.
Certainly it is a physically demanding job.
After the day, came back home and washed myself, began to feel the achiness on whole body, from the tips of fingers to the tips of toes, except the head part.
Of course I really enjoy the sensations but felt like heavily labored or exercised.
Why not then?
Why didn't I feel any of them while I was in action?
Maybe something that made me so much satisfying might trigger some happy and pain killing hormones?
So the labor itself generates energy rather than consumes?
I am joking around time to time that I am getting stronger as getting older.
The joke, hopefully not being ended there but maybe my prayer or confirmation.
Not dare enough to claim to be a wounded healer but, if my weak hand to be used for this cause, that should be good enough fo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