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
陳果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본 소감
2. 서론
내 어릴 적 기억의 홍콩 영화는 곧 ‘외팔이’의 ‘왕우’와 ‘맹용과강’의 ‘이소룡’으로 각인되어 있으며 어른이 되어서는 ‘성룡’의 코믹 연기와 ‘주윤발’의 무표정한 총격연기에 취하기도 했다.
몇 년 전 대만 출장 때는 그곳의 영화 매니아를 우연히 만나 ‘왕조현’의 연기에서 ‘의개운천’과 ‘천녀유혼’의 분위기가 극히 다름에 대하여 논하기도 했다.
陳果(Fruit Chen)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홍콩의 영화감독에 대하여 알아본다.
3. 본론
I. 陳果 감독
홍콩의 영화감독 진과는 악조건을 거쳐 실력있는 영화감독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촬영장 주변의 음식점 배달부로 시작했던 우리나라 영화감독 임권택과 여러모로 흡사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진과의 약력에는 학력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고 영화의 감독, 각본, 출연 등의 내용만 있다.
초기에 ‘大鬧廣昌隆’ 등 시시한 공포영화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그는 1997년에 홍콩사회의 혼돈을 그린 6천만원짜리 저 예산 영화 ‘메이드 인 홍콩’으로 세계적인 감독으로 주목받게된다.
II. 陳果 감독의 영화
진과 감독의 영화는 홍콩반환 시리즈 3연작을 제외하고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3연작 중에서 본 과제에서 언급하지 않은 나머지 2 영화의 개요를 기술한다.
그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 去年煙花特別多 (1998)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던 97년 여름의 역사적 순간에 진과 감독은 영화에 대한 어떤 구상도 없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내를 행군하는 광경을 필름에 담아두었다.
반환 이후 진과 감독은 거리에서 촬영하며 수시로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
홍콩 반환 직전에 해체된 영국 용병출신인 가인이 삼합회에 가담하면서 벌어지는 이 영화의 플롯은 물고 물리는 반전이 이어지면서 대단히 복잡하게 펼쳐진다.
범죄영화와 멜로드라마의 수사학을 끌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거리에서 기동성 있게 찍은 챈의 연출감각은 홍콩의 일상을 연속 스냅사진을 보듯 엄청나게 빠른 호흡과 속도감에 넘치는 화면에 담아냈다.
리틀청 細路祥 (1999)
9살난 평범한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전환기의 홍콩의 자화상을 그린 홍콩반환 3부작 마지막 작품.
반환을 앞둔 홍콩인들과 불법 체류자들의 삶의 모습, 지난 날의 향수 등을 담았는데 이야기가 신선하지 못하고 주연을 한 아역 배우의 연기가 어눌한 것이 흠.
어린 소년에 불과한 리틀 청은 홍콩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만다린을 배우거나 중국식 경례법을 배우는 것이 그저 전과 다름없는 수업의 일부분이라고만 느끼는 것이다.
III. 영화 메이드 인 홍콩
영화 ‘메이드 인 홍콩’을 본 후의 느낌은 ‘알란 파커’의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와 여러모로 대비된다는 생각이다.
터키 감옥에서 종신형을 살면서 탈옥을 꿈꾸는 상황과 혼란의 홍콩사회를 살면서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 그렇고, 자신을 괴롭히던 간수를 죽이고 탈옥하는 내용과 결국 애인의 무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내용이 그렇다.
이 영화는 90년대를 살아가는 홍콩 젊은이들의 분노와 허무, 고통들을 그린 프루트 챈 감독의 세 번째 작품으로 비직업 배우들과 무료 스탭들로 독립영화 형식으로 만들었으며, 중국 반환을 앞두고 갈팡질팡하는 홍콩의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제50회 로카르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외 3개 부문 수상, '97 낭뜨영화제 작품상, 제34회 대만 금마장상 감독상, 각본상 수상.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소개되었으며 출연진은 전부 연기 경험이 없는 아마추어 신인들이다.
영화의 줄거리
스무 살의 차우가 바라본 세상은 온통 모순 투성이 이다.
젊은 여자와 딴 살림을 차린 아버지가 증오스럽고 요란한 권위만이 남아있는 학교의 획일적인 제도 역시 실망스럽다.
학교를 등진 차우의 행동반경은 상가와 서민 아파트로 옮겨지고 그 곳에서의 차우는 폭력과 협박으로 일수금을 챙기는 왕형님의 해결사로 살아간다.
어느새 뒷골목 최고의 해결사가 된 차우에게 있어 또 하나의 숙제는 저능아로 늘 맞고 다니는 유일한 꼬붕 아롱을 지켜주는 것과 시한부 인생의 가엾은 소녀 핑과의 소중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어느 날 아롱이 주워 온 자살한 보산이라는 여학생의 피묻은 유서로 인해 밤마다 꿈에 보산의 환영을 만나게 하고, 꺼림직한 몽정의 시작은 차우로 하여금 유서의 주인을 찾아 공원 묘지까지 가게 한다.
한편, 엄마의 가출과 핑의 건강 악화는 차우를 청부 살인으로까지 끌고가지만, 표적을 눈앞에 두고도 실패하자 보복 린치를 당하게 된다.
차우의 손길을 받지 못하게 된 아롱은 왕형님의 계략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고 핑 또한,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한 채 차우의 가슴에 묻혀 숨을 거둔다.
배신과 절망뿐인 세상. 핑을 위해 선택했던 길이 결국 핑과 아롱까지 앗아가자 병원을 퇴원한 차우는 자신을 배신한 왕형님을 찾아가 복수한다.
다친 몸을 이끌고 차우가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핑의 무덤.
더 이상 세상에 배신당하고 잃을 것 없는 차우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총을 겨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영화제작 기법을 상당부분 부정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컬트영화처럼 보인다.
자살한 보산의 시체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여러 차례 다른 각도 다른 색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나 공동묘지에서 뛰어다니는 장면, 차우가 혼수상태일 때 핑이 죽고 차우는 나중에 한참 지나서 핑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장면 등은 컬트영화의 대명사인 ‘알란 파커’의 ‘엔젤 하트’와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또한 차우가 불법수금 일을 쉽게 해결하는 것이나 아롱이 핑의 근방에만 가면 코피가 나는 것은 약간의 코메디 스러움을 나타낸다.
이 영화에서는 공동묘지 장면이 두 번 나온다.
죽은 보산의 무덤을 찾으러 가서 보산을 소리높여 부르는 장면과 마지막 자살장면이다.
이 영화에서 세 명의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기성세대는 모순의 상징으로 묘사되고 있어서 기성세대의 상징으로 표현한 무덤 위에서 죽은 이를 소리쳐 부르는 모순을 표현한다.
마지막의 자살장면에서 무덤은 자신이 보복린치를 당하는 원인을 제공한,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자신의 품에 안겨 죽은 애인 핑의 무덤에서 자살하는 모순을 표현한다.
이는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영국령에서 중국령의 홍콩인으로 신세가 바뀌어야 하는 모순을 항변하는 감독의 표현으로 보인다.
4. 소감
영화감상을 오락과 휴식의 용도로만 대했던 내게 학문으로의 연결은 일종의 당혹감을 가지기에 충분했고 홍콩반환시기의 홍콩인들이 가지는 행태를 느끼기에는 한 편의 영화라는 한계상 너무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진과 감독의 나머지 영화 모두를 구해서 보고 싶었으나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서 보지 못했고 이 영화에서도 대사가 모두 광동어로 진행되어 내가 아는 조금의 중국어도 쓸모가 없어 서운한 느낌이 든다.
5. 참고문헌 및 자료
하이텔 영화동호회 홈페이지 http://films.hitel.net/
씨네21 영화자료실 홈페이지 http://www.cine21.co.kr/
교육방송 시네마천국 홈페이지 http://www.e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