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 파장-빛의 세기 그래프는 온도가 올라갈 때, 즉 짧은 파장
영역에서는실험적으로 확인이 되는데 긴 파장 영역에서는 어떻게
될 것이냐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
입속에서 나온 담배 연기와 그냥 타고 있는 담배 연기의 색깔이 왜 다른지
알아낸 레일리가 긴 파장 영역에서의 빛의 세기와 파장 사이의 관계를 알아냈다.
빈이 검은 상자 속에 있는 빛의 세기를 기체 분자의 에너지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면, 레일리는 빛을 기체 분자로 보지 않고 상자 안에 있는 빛은
그 파장의 정수배가 상자의 길이와 같은 파동들로 보고 하나의 파장마다 일정한
에너지가 균등하게 분포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레일리가 제안한 식은
파장이 긴 붉은색 쪽의 복사는 잘 설명되지만 파장이 짧은 푸른색 쪽에서는
설명이 잘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온도가 올라가면 파장이 짧은
복사파의 세기가 무한히 커지는 모순이 생긴다.
그리고 빈의 그래프와 레일리의 그래프를 포개어 놓자 연결되지 않는 그래프가 나타났다.
흑체 복사의 문제에 대해 고전 물리학적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은 빈의 그래프와 레일리의 그래프를 포개어 놓았을 때 나타나는 불완전한 그래프를 어떻게 완전한 그래프로 다시 태어나게 하느냐가 문제였다. 플랑크 박사가 찾은 해결 방법은 내삽법이었다. 내삽법은 그래프 안에서 실험하지 않은 값을 찾는 것이고 외삽법은 그래프 밖에서 실험하지 않은 값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빈이 만들어 낸 식의 분모에서 1을 뺀 후 그래프를 그려 보니 내삽법으로 그린 그래프와 정확하게 일치한 것이다.
추측으로 만들어 낸 내삽법에 의한 아이디어가 우연의 일치로 분모에서 1을 빼 완전한 공식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플랑크의 발견은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다.
흑체 복사 에너지의 문제를 연속적인 개념으로 볼 것이냐 불연속적인 개념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 플랑크는 검은색 물체가 탈 때 복사 에너지가 나오는 이유는 흑체를 이루고 있는 원자들이 진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가정했다. 이때 진동자가 갖는 에너지는 진동자가 가져야 하는 어떤 기본적인 에너지 값에 비례 한다는 가정을 세워 보았다. 그리고 그 진동에너지는 어떤 임의의 값인 Q(에너지의 단위)의 정수배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 플랑크가 세운 가설이다.
플랑크는 빛을 불연속적인 개념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Q라는 최소 에너지를 갖는 하나의 진동자를 양자(Quantum)라고 명명했다. 이것을 수식화하면 E=nQ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전자나 원자들이 안정 상태로 가만히 있을 때는 에너지를 내보내거나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가 낮은 상태로 내려갈 대나 높은 상태로 올라갈 때는 에너지를 방출하거나 흡수한다는 가정을 세워본 것이다.
F=kx(용수철의 늘어난 길이는 힘에 비례한다. 그러나 용수철의 탄성에 따라 늘어나는 길이는 다르다)처럼 Q라는 양을 가지는 양자도 어떤 물리량과 관계를 가질 것이다. 이것을 비례관계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진동수였다. 그리고 비례상수 h 그래서 식은 Q=hv 이것이 플랑크가 주장한 양자 이론이다. 그리고 h=60625×10-34J․s이다. 이 값은 매우 작다. 입자가 파동적 성격을 가지는데 야구공이 던져질 때 이 숫자는 무시할 만한 숫자이다. 그래서 입자는 입자적 성질만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원자핵의 크기는 10-14 정도이다. 이 세계에서는 플랑크 상수 h가 의미를 가지며 입자성과 파동성이라는 이중성이 중요하다.
미시 세계는 원자핵 주위를 도는 수많은 궤도전자들이 돌고 있는 세계를 말하고, 거시 세계는 태양 주위를 아홉 개의 행성들이 돌고 잇는 세계를 말한다. 드보로이(1892-1987)는 이제까지 파동이라고 생각했던 빛이 입자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까지 입자라고 생각했던 전자도 파동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세워 물질파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야구공의 파장은 2×10-33m이고 전자의 파장 2×10-12m이다. 이 파장은 야구공의 질량 200g과 비교했을 때 아주 작은 값이다. 그러나 전자의 질량 9.1×10-31kg의 세계에서 2×10-12는 무시할 수 없다. 즉 전자와 같은 미시 세계에서 전자의 파동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입자는 입자적 성질만 가지고 파동은 파동적인 성질만 가지지만 플랑크 상수가 의미가 있는 미시 세계에서는 입자인 전자가 파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플랑크 박사가 정립한 양자 가설은 레이저라는 새로운 빛을 만들어 내는 기초가 되었다. 양자 가설의 2가지 내용은 진동자의 에너지는 불연속적으로 양자화되어 있어야 하고, 전자나 원자는 가만히 있을 때는 에너지를 내보내거나 흡수하지 않지만 자극을 주면 열을 받아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안정 상태에 있던 원자나 전자를 흥분 상태로 만들어 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려 준안정적 상태인 불안정 상태로 모은 후 한꺼번에 떨어뜨리면 두 수준의 에너지의 차이가 밖으로 튀어나와 빛이 나오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레이저의 원리이다. 양자론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레이저는 바코드 문화를 만들었다.
이렇게 과학 기술만 바꾼 것이 아니다.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지금 우리 사회는 불연속적인 사회입니다. 불연속적인 양자적 사회의 특징은 점핑을 하지 않으면 상위 수준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는 반드시 양자적 점핑을 하는 자만이 성취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분은 명심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플랑크 : 기발한 아이디어로 흑체 복사 문제를 해결하고 양자 이론을 세워 19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 막스 플랑크의 정신을 이어받아 1948년 독일의 뮌헨에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설립되었다. 이 연구소는 2005년 기준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막스 플랑크의 정신은 ‘단기적 성과를 강요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끊임없이 연구하라!’이다.
물리학이란 본질적으로 문제 풀이가 아니라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놀라움이며 발견에 대한 기쁨의 과정이다.
플랑크가 흑체 복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한 것이 우연이고 행운인 것 같지만 과학에서 우연이란 없다. 필연적인 통찰의 덕분이다.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나타나는 섬광과 같은 예지에 의한 발견과 통찰과 깨달음의 결과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