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초·중·고교 개학을 3주 연기하는 방침을 밝혔습니다.메르스 사태 때에는 전국적인 휴업이 아닌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에 따라 개학 연기가 이뤄졌으나,이번 경우 교육부 차원의 지침이란 점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라 할 것입니다.집단 감염 상황의 위급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현실 속에 개학 연기는 불가피했다고 봅니다.
교육부의 방침은 비교적 시의적절하고 또 그 지침 역시 실효성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예컨대 3주 미루지만 수업 일수 감축은 아니고,연간 학사 일정은 순연되며,온라인 학습을 추진한다는 것이 그러합니다.또 도교육청이 가정 학습 콘텐츠를 안내하고,온라인 학급방을 개설하여 교사와 학생 간의 선행적인 학습을 지원하며,문자 메시지와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학사 일정을 공유하는 계획도 공감할 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써 할 바를 다했다 할 수 없습니다.더 세밀히 준비하고 보다 구체적인 교수 학습 방식이 따라 주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염려되는 것은 인터넷이나 EBS 방송 등이 현장 학습을 충분히 대리 보충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교사와 학생의 적극적인 대면 활동이 전제돼야 하는데,이의 대책도 보완돼야 합니다.긴급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감염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기피하면서 신청 실적이 극히 저조하다고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휴업 장기화 대비 교육청 당국의 조치는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개학 연기로 인한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인터넷이나 방송을 활용하라 하지만 학교수업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인 게 사실입니다.특히 교외 생활지도는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할 것입니다.교실 밖의 활동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결국 교육청 지침이 무용지물이 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개학 연기로 인해 각종 지원 대상이던 일부 학생들이 교육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대목도 염려됩니다.
따라서 교육부는 물론 특히 도교육청은 “개학 연기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방파제가 될 것”이란 일차적 시각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생활 실조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세밀한 대책 마련 및 구체적 실행 매뉴얼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휴업령 이후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 당국의 적극적·지속적 노력이 뒷받침되길 바랍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학교 개학은 3주, 대학 개강은 2주가 연기돼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사일정이 `올스톱' 됐다. 이에 따라 `돌봄 공백'에 이어 `학습 공백', `생활지도 공백' 등이 우려되고 있다.
예년의 3월이면 학교와 대학들이 신입생과 재학생들로 떠들썩해야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문이 굳게 닫힌 채 썰렁한 모습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개학 추가 연기에 학사 일정을 재조정하느라 분주하다. 도내 한 고교 교감은 “일단 개학 후 진행할 예정이었던 현장체험학습 일정을 조정하거나 취소하고 중간·기말고사 일정도 줄줄이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개학 연기 조치로 올해 여름방학은 예년보다 2~3주 감축이 불가피해졌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여름방학을 3주간 미뤄 8월 중순께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교들은 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도내 한 고교 진학담당 교사는 “당장 1학기 중간·기말고사가 3주 뒤로 미뤄지는 것인데, 대입 일정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수시 준비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학습 진도나 내신 성적 산출이 늦어지는 만큼 학사일정에 대한 구체적이고 통일된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돌봄 공백과 함께 학습과 생활지도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각급 학교 도서관은 모두 폐쇄됐고, 학원도 휴원을 하고 있어 학생들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내 한 맘카페 회원은 “피시방에 아이들이 넘쳐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돌봄교실뿐만 아니라 학원도 보낼 수 없고 아이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고3 수험생은 방학 중 부족한 과목을 보충해야 하는데 입시에 지장이 생긴다”, “학기말 이후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차라리 그때 수업일수를 줄여달라”는 등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