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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생각 버리기 연습》을 압도하며 ‘단사리 열풍’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베스트셀러
고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생각 버리기 연습》이 한국에서만 50만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그 인기에 힘입어 MBC스페셜 <명상, 마음에 근육을 만들다> 편에서 스님의 주요 사상이 집중 소개된 사례에서 보듯, 집착과 욕망에서 벗어나 적게 소유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이 진정한 자유를 가져온다는 사실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넓게 형성되었다. 그런데 정리 되지 않은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생각을 멈추기 위해서는 사실 주변 물건부터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책이 있다.
2009년 12월 일본에서 출간되어 블로그와 카페, 관련 동호회를 달구며 이른바 ‘단사리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불과 1년 7개월여 만에 50만 부에 육박하고 있는 베스트셀러《버림의 행복론_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원제는‘단사리(일본 발음은 ‘단샤리’)’다. 단사리는 글자 그대로 ‘끊고, 버리고, 이별하다’라는 뜻의 조어로서 집착을 버리고 심적 평온 상태를 유지하는 요가의 수행법의 하나인‘단행斷行.사행捨行.이행離行’에서 유래했다. 즉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다보면 자연스레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NHK 신년 특집방송‘인생 대청소를 하는 사람들’ 방영작
《버림의 행복론》은 NHK 방송의 신년특집 방송 ‘인생 대청소를 하는 사람들’에서 심층적으로 다뤄져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일본에서 은퇴를 준비하는 기성세대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단사리하다’,‘단사리언(단사리 마니아)’과 같은 조어를 탄생시키며, 2010년 10대 유행어로 선정되었다.
이 책의 저자 야마시타 히데코는 놀랍게도 원래 평범한 주부였다. 대학 시절 심취했던 요가 철학을 집 안 정리와 살림에 접목시켜 직접 실천하고 효과를 보았고, 이 방법이 입소문을 타고 주변에 널리 알려지면서 직접 정리가 필요한 가정집을 방문해 컨설팅을 해주기에 이른다. 그리고 전문 강연자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를 ‘클러터 컨설턴트’라고 말한다. 조금 생소하게 들리지만‘클러터 컨설턴트’란 잡동사니와 불필요한 물건으로 가득 차 발 들여놓고 싶지 않은 집이 휴식과 재충전이라는 집의 본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직업이다. 저자 스스로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직업이라고 말하는 이 직업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일본의 평론가들은 각종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소비사회와 많은 물건을 수용 보관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일본의 좁은 집, 물건을 사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욕구와 주변을 말끔히 정리 정돈해야 한다는 일본인 특유의 강박관념 사이의 모순에서 찾는다.
평범한 주부였던 야마시타 히데코는 이 모순을 해결할 방법을 대학 시절 심취했던 요가 철학에서 구했다. 요가는 인도어로‘몸을 조각한다’라는 뜻이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몸의 군살을 제거해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신체를 만드는 운동으로 인기가 높지만, 원래 의미대로라면 불필요한 살을 제거해감으로써 숨겨져 있던 내 몸의 원래 상태를 되찾아가는 수행이다. 말하자면 운동을 통해 새로운 나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원래의 나’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요가다. 저자 야마시테 히데코는 물건 정리도 요가와 마찬가지 원리로 본다. 지금 현재 나에게 맞지 않는,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물건을 과감히 버리고 치우다 보면 주변은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로 채워지고, 결과적으로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아가 진정한 나는 누구인지를 알게 한다는 것이다.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되찾게 하는
생활 속의 ‘인생 리뉴얼’ 실천 지침서
비단 일본인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도 ‘단사리’가 필요하다. 풍요의 시대 많은 사람들은 버려도 괜찮은 물건들을 껴안고 산다. 개선하고 싶은 열망은 강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누구나 하나쯤은 이런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빠지면 입겠다고 모셔둔 바지를 버리지도 입지도 못해서 계절을 묵힌 경험, 언젠가 읽으리라 쌓아둔 먼지 뽀얀 책들에 둘러 싸여 발 디딜 틈도 없을 것 같았던 일, 값비싼 돈을 지불하고 산 고급 제품이나 선물로 받은 물건을 장롱 깊숙이 넣어두고 언젠가 특별한 날을 위해 쓰려고 하다가 아예 잊어버렸던 경험…. 심지어 우연히 그 물건이 발견되면‘이런 게 있었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내가 아닌, 이렇게‘고이 모셔둔 물건’들이 집을 가득 채우고 주인행세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꼬집는다.
선물로 받은 유명 브랜드의 컵을 상자에 넣어 찬장 속에 간수해 두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컵은 도넛 가게에서 경품으로 받은 컵일 수 있습니다. ‘왜 안 쓰지?’라고 물으면 ‘아까워서. 그리고 이렇게 좋은 물건은 쓰기가 좀 그래’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잠재의식에서 ‘나에게는 유명 브랜드의 컵이 어울리지 않아. 그런 레벨이 아니야’라고 스스로 비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나에게 절실히 필요하지도 않고, 그다지 어울리지도 않는 물건에 둘러 싸여 질식할 것 같지는 않은지 쓰지도 못하면서 언젠가를 위해 모셔둔 물건에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럼으로써 오히려 나를 잃고 있지는 않은지, 반문한다.
지금 ‘’현재, 바로 ‘여기’에, ‘나’에게 필요한 것만 남기기
그렇다면 나에게 꼭 맞는 물건만 남기고 불필요한 것을 치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있어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야마시타 히데코는 정리의 원칙을, 시간적으로는 ‘지금 현재’, 공간적으로는 ‘바로 여기’ 그리고 주체는 ‘물건’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물건을 정리해나가면 된다고 한다. 과거에 아주 잘 썼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 물건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라는 마음으로 과감히 버리고, 언젠가 쓰려고 모셔뒀지만 쓸 일이 거의 없어 보이는 새 물건은 그 물건을 잘 쓸 수 있는 사람에게 주거나 꼭 필요한 곳에 기증하는 것이다. 공간적으로도 ‘바로 여기’가 기준이다. 즉 자기가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고 처분할 수 있는 가용 범위 내의 물건만 남기도록 한다. 한편, 아직도 잘 쓸 수 있는 새 물건이지만 나에게는 필요가 없는 물건은 아깝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역시 처분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그 물건과 자신 사이의 관계가 ‘살아 있을 때’에 는 남겨 두고, 이미 끝난 ‘죽은 관계’일 경우에는 미련 없이 버리라는 것이다.
단사리는 단순히 청소나 정리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아깝다’, ‘쓸모 있을까’, ‘쓸모 없을까’라는 식으로 물건을 축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 물건은 나에게 어울리는 것일까’라는 질문, 즉 주인공은 ‘물건’이 아니라 ‘자신’이므로, ‘물건과 나와의 관련성’을 축으로 물건을 취사선택하는 기술입니다
물건을 어느 정도 남기는 게 적당한지는 생활 방식이나 직업에 따라 다르고 딱 잘라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콘트롤할 수 있는 범위’의 분량이 적당합니다. 컨트롤할 수 있는 분량이란, 지니고 있는 물건의 소재를 전부 파악할 수 있고, 철저히 활용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나가다 보면, 서랍장도 넉넉해지고, 공간에도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수납박스나 도구를 새로 살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단사리를 실천하다보면, 자연스레 물건을 일부러 버리지 않아도 자신에게 꼭 맞는 물건만 엄선해서 들일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물건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떨칠 수 있게 된다.
못 버리는 사람의 세 종류. 현실도피형·과거집착형·미래불안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물건을 버리길 주저하는 사람이라면, 혹시 다음의 세 가지 유형에 속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온갖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보관인지 방치인지 분간조차 하기 힘든 삶을 사는 사람은 크게 3가지 유형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집 안을 정리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집에 들어가기 싫어 집을 더욱 필요 없는 물건으로 채우는 ‘현실도피형’, 과거의 추억에 얽매여 과감해지지 못하는 ‘과거집착형’,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모든 것을 보관하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미래불안형’이 그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끌어안고 있는 먼지 쌓인 물건들은, ‘정체운’이나 ‘부패운’을 끌어들인다고 한다. 비단 ‘운’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보기만 해도 인상부터 찌푸려지는 복잡한 집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만일 위 세 가지 성향을 지녔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 에너지에 의해 좌지우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러한 상태로 스스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사람 역시 바로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물건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다
《버림의 행복론》은 무조건 적게 소유하는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무소유’의 철학을 전파하는 책이나 시중에 흔한 정리 수납책이 아니다. 저자는 단사리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상에는 물건이 포화 상태인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물건이 부족하고, 때로는 너무 비싸 구할 수 없는 나라가 많이 있습니다.’ 물건이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분량만큼 있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분수를 안다는 뜻입니다. 단사리가 그러한 사회를 이루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사
풍요의 시대 많은 사람들은 버려도 괜찮은 물건들을 껴안고 산다. 사물도, 인간관계도 과잉의 시대다. 꼬인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열망은 강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와 동료, 지인 관계도 뒤틀린 경우가 많지만 발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 일본에서 단샤리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한《버림의 행복론_단사리》를 통해 한번쯤 인생 대청소를 해보자. 주변을 정리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_서울신문 이춘규 논설위원
언론 서평
[동아일보_‘글로벌 북 카페’]_도쿄=김창원 특파원
소유와 집착에 묻힌 자아 과감한 버리기로 되찾다
출판대국 일본에서는 한 해 8만여 권의 책이 쏟아진다. 한국의 두 배에 이르는 신서(新書)의 양도 방대하지만 소설 등 문학에서부터 메모 잘하는 법, 기억력 높이는 법 등 실용서적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주제도 다양하다.
출판사 매거진하우스가 2009년 12월에 펴낸 ‘단샤리(斷捨離)’도 남다른 주제를 다룬 교양서적 중 하나다. 부제인 ‘새로운 정리정돈 기술’만 보면 공간 활용법을 다룬 실용서적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책을 들춰보면 사물과 자아의 관계를 재정립하자는 철학서적에 가깝다. 청소와 정리정돈이라는 일상적 행위에서 사물에 대해 성찰하는 자세를 끌어내는 저자의 사유가 돋보인다.
‘단샤리’란 ‘집착을 버리고 심적 평온의 상태를 지향하는’ 요가철학에서 따온 말이다. 물건의 홍수 속에서 필요 없는 것을 생활로부터 차단하고(斷行),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두고 있는 잡동사니들을 과감히 정리하는(捨行)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물건에 대한 소유나 집착에서 한발 떨어져 여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離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일본판 정도로 말할 수 있을까.
저자인 야마시타 히데코(山下秀子)는 요가철학에 심취하면서 얻은 영감을 청소와 정리 정돈에 접목시켰다. 청소와 정리 정돈이 일회성 행동으로 단지 방을 깨끗이 하는 게 목적이라면 ‘단샤리’는 치움으로써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아가 사물과 나의 관계를 되짚어보게 하는 연속적인 반추의 과정이라고 책은 주장한다.
이 책은 출판 후 10개월 동안 10여만 부가 팔리면서 일본 사회에 ‘단샤리 열풍’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만들었다. TV와 신문의 각종 책 소개 코너에서 화제의 책에 올랐는가 하면 인터넷에서도 책과 관련된 블로그와 동호회가 줄을 이으면서 ‘단샤리하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 같은 단샤리 열풍의 원인을 일본 독서평론가들은 일본 사회의 모순에서 찾는다. 각종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대중소비사회와 이 많은 물건을 수용 보관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일본의 좁은 집(공간). 물건을 사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욕구와 주변을 말끔히 정리 정돈해야 한다는 일본인 특유의 강박관념. 단샤리는 이 같은 모순을 절충하는 해법이다.
저자는 묻는다. “살 빠지면 입겠다고 모셔둔 바지, 언젠가 읽으리라 쌓아둔 먼지 뽀얀 책이 공간을 전부 차지해 질식할 것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냐”고.
온갖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보관인지 방치인지 분간조차 하기 힘든 삶을 사는 사람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바쁘다는 핑계로 집 안을 정리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집에 들어가기 싫어 집을 더욱 필요 없는 물건으로 채우는 ‘현실도피형’, 과거의 추억에 얽매여 과감해지지 못하는 ‘과거집착형’,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모든 것을 보관하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미래불안형’.
[서울신문_‘서울광장’] _이춘규 논설위원
새해 인생 대청소를 해보자
일본에서는 지난해 ‘단샤리’(斷捨離), ‘단샤리 권유’ 등의 책이 짧은 기간 10만권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단샤리는 물건이나 생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의 평온상태를 찾으려는 요가철학에서 따온 말이다. 10여 년 전 제안될 때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불황이 장기화되고, 정치도 혼돈을 거듭하자 단샤리가 주목받게 되었다. 쓰지 않는 물건은 필요한 곳에 돌려주자는 새 환경운동과도 맞물렸다
단샤리. 물질의 홍수 속에서 필요없는 것을 차단하고(斷行),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둔 물건들을 버려 정리하고(捨行),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나 집착에서 한 걸음 떨어져야(離行) 여유 있는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대중소비시대 물질의 홍수 속에서 살아 온 일본인들이 복잡한 것을 정리해야 한다고 공감한 것이다. 그래서 개인은 단샤리 사고, 기업은 단샤리 경영에 주목한다.
인터넷 포털에는 책들과 관련된 수많은 블로그가 개설됐다. 많은 토론마당도 생겼다. 동호회도 우후죽순의 기세다. 주변을 정리하면서 생활한다는 ‘단샤리하다.’라는 말도 탄생했다. 일본열도에 가히 단샤리 열풍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 단샤리 경영 기법에 따라 다케다약품은 적자가 아닌데도 성장 전망이 없는 사업을 접었다. 많은 일류기업이 정체된 사업을 단샤리했다.
단샤리 관련 책의 저자들은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시대다. 20대가 한 회사에서 평생 근무할 확률은 극히 낮다. 회사가 인수·합병돼 다른 일을 하거나 파견될 확률도 높다. 어떤 업무에서도 적응할 수 있게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라.”고 주문한다. 불황으로 고민하는 기업들에는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강한 분야에 경영을 집중하라고 권고해 혼다 등이 채택했다.
아울러 지난달 중순 공영 NHK 방송이 단샤리 특집을 통해 ‘인생 대청소를 하는 사람들’을 소개해 반향이 컸다. 누리꾼들은 찬반논쟁이 매우 뜨겁다. 대체로 ‘자신의 강점을 살릴 분야에 힘을 집중하고 그 밖의 것은 버리자. 주체적으로 생각해서 선택하자. 대인관계 등 주변을 개선하는 작업, 즉 인생 대청소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40~50대를 중심으로 인생 대청소에 공감대가 컸다.
반론도 있었다. 일본인은 물건을 잘 보존한다. 기록하는 민족이다. 가끔 방문했던 일본인 집에는 오래된 물건들을 쌓아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꼼꼼히 기록하고 옛 물건을 소중히 보관해 인문·사회과학은 물론 자연과학적 성과 창출의 토대로 활용했다.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원동력이 됐다. 따라서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인간관계를 굳이 정리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박한다.
그래도 연말 대청소는 일본인의 문화다. 집안 구석구석을 대청소한다. 인간관계도, 마음속 번민도 대청소한다. 연하장을 보내 답신이 없으면 즉각 관계를 정리해 버린다. 목표를 재설정한다. 집착은 버리려 한다. 오해를 청산하고, 마음속 때를 씻어낸다. 단순하게 정리정돈하는 것. 어느새 인생 대청소는 이 시대 일본인의 화두가 됐다.
시대와 나라가 달라도 사람들은 연말연시 주변정리를 한다. 일본과 유사한 사회문제들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도 지금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일본 책 번역본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내용은 잡념·집착을 버리라는 것이 핵심이다. 인생 대청소와 유사하다. 우리 조상들도 연말 대청소를 통해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할 건 정리했다. 용서할 사람은 용서하고, 오해는 털어냈다. 신변 대청소 형식이다.
풍요의 시대 많은 사람들은 버려도 괜찮은 물건들을 껴안고 산다. 사물도, 인간관계도 과잉의 시대다. 꼬인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열망은 강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와 동료, 지인 관계도 뒤틀린 경우가 많지만 발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 새해 한번쯤 인생 대청소를 해 보자. 해 보는 것만으로도 발걸음이 경쾌해질 것이다.
상사와 동료, 지인 관계도 뒤틀린 경우가 많지만 발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 새해 한번쯤 인생 대청소를 해보자. 해 보는 것만으로도 발걸음이 경쾌해질 것이다.
[일요신문] _조승미 해외정보작가
일본서 화제 새해맞이 ‘버리는 기술’ 따라잡기 _깜빡깜빡 잊는 당신 책상부터 치워라
풍수지리에서는 주변을 깔끔히 정리하면, 집중력이 강해지고 돈도 모을 수 있어 운세가 좋아진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깔끔하게 물건을 정리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변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 삼으면 어떨까.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물건 정리 기술 ‘단사리’와 단순하고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 생활양식 기술을 소개한다.
2010년 일본 10대 유행어로 선정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단사리(斷捨離)’ 기술은 원래 요가의 정신수행 방식을 따온 것으로 불필요한 물건은 끊고(斷), 철저히 버리고(捨), 집착하는 마음을 벗어나는(離) 물건 정리 기술이다. 평범한 주부에서 수납 부문 카운슬러이자 컨설턴트로 변신한 야마시타 히데코 씨가 창안해 크게 붐이 일었다.
핵심은 집안이나 사무실 책상 등 ‘보이는’ 세계를 철저히 정리하면 인간의 의식과 머릿속 등 ‘보이지 않는’ 세계에도 변혁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 즉 주변을 깨끗이 하면 마음 속 혼란도 정리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인생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정리를 잘하면 쓸데없는 것과 필요한 것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시간을 잘 관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 자아실현 등에도 충분히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일에 치여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낄 때나 인간관계가 뒤틀려 힘들게 느껴질 때일수록 더더욱 예전 자료나 서류 등을 버리는 책상 정리를 한차례 해야 한다.
‘써야 하는 게 물건이다’, ‘제대로 정리하면 수납할 필요조차 없다’, ‘편리해 보이는 정도라면 실은 없어도 되는 물건이다’, ‘정리를 잘하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한다’ 등 실천방법 4계명을 머릿속에 외워두면 물건을 정리하기가 더 쉽다. 야마시타 히데코 씨는 “사물과 나 자신과의 관계성이 변하면 인생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멋진 일이 생길 거라 믿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모두에게 정리가 쉽지만은 않다. 특히 정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면 ‘단사리 기술’이 더 어렵게 느껴질 터. 문제 해결능력은 있는데 자꾸 미루는 ‘현실도피형’, 과거에 계속 얽매여 있는 ‘과거집착형’, 자신과 주변에 대한 믿음이 없는 ‘미래불안형’ 성격이 그렇다. 이 세 유형 중에서도 ‘과거집착형’ 성격은 가장 정리를 힘들어 한다. 특징은 과거 사진이나 편지, 영수증 등을 산더미처럼 쌓아놓는 것이다.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이 이 타입이라 느낀다면 무엇보다 ‘현재가 중요하다’고 자꾸 되뇌어야 한다.
버리기가 아깝거나 귀찮고, 정리가 정말 어렵게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할까. 먼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단순히 자신의 집으로 한정짓는 게 아니라 살고 있는 동네 전체로 확대시켜 생각하면 좋다. 예를 들어 ‘나무젓가락이나 고무 밴드 등 자질구레한 물건은 편의점에 가면 항시 있으니 괜찮고’,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면 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근처에서 금방 사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 쉽다. 한마디로 꼭 자기가 가져야 할 필연성이나 장점이 있는 물건만 가지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힘들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만일 해외로 이사 간다면 가지고 갈 것인가’, ‘혹시 집에 화재가 나서 타버리면 마음 한구석에서 속 시원하게 느낄 물건일 수도 있지 않은가’, ‘죽어서 관 속에 함께 넣어갈 만큼 소중한가’ 등 극단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 필요 유무를 판단한다.
너무 완벽하게 정리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지나치게 정리에 매달리면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기 십상이다. 그 대신 파일이나 가계부 정리를 할 때 절대로 ‘기타’나 ‘그 외’ 등의 항목은 만들지 않는 게 좋고, 정기적으로 정리정돈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단사리’ 기술을 쓰기 시작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사항이 있다. 친구나 친지가 “언제든지 우리 집에 놀러와”라는 말을 하면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주변을 정리해 보니까 ‘실은 집이 지저분해서 안 왔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표정과 말투를 금방 알아챌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한편 건강정보 사이트 ‘어스인어스(earthinus)’에서 소개하는 ‘미니멀리스트 라이프스타일 기술’도 쓸 만하다. 이 기술에서 말하는 것 중에는 ‘8:2의 법칙’이 있는데, 인생에서 전체 행복은 ‘갖고 있는 물건에서 20%, 갖고 있지 않은 물건에서 80%’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미 난 충분히 갖고 있다’고 소리를 내어 말하는 동시에 수납할 장소가 아니라 ‘빈자리를 늘린다’고 생각하며 버리면 된다.
‘반 년 이상 쓰지 않는 것, 싫으면서 쓰는 것, 싫증난 것은 다 버린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순간적으로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해 물건을 정리하면 편하다. 필요한 물건은 놓아둘 장소를 미리 정해놓고, 버리기가 정말 싫은 물건이 있다면 기부나 재활용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온 집안을 청소하기가 힘들다면,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청소해도 좋다. 심신이 지쳐 불안할 때는 침실을 깨끗이 하는 게 좋다. 돈 문제로 고민한다면 화장실과 배수구를 청소하고 지갑을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건망증이 있으면 책상부터 깔끔히 한다.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면 옷장이나 벽장, 창고 등 깊숙한 곳 등을 정리하자. 고민이 많고 잠이 안 올 때는 책꽂이를 정리하자.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현관이나 신발장을 정리해 보고, 다이어트를 한다면 먼저 부엌과 냉장고를 치운다.
단사리는 단순히 청소나 정리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아깝다’, ‘쓸모 있을까’, ‘쓸모 없을까’라는 식으로 물건을 축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 물건은 나에게 어울리는 것일까’라는 질문, 즉 주인공은 ‘물건’이 아니라 ‘자신’이므로, ‘물건과 나와의 관련성’을 축으로 물건을 취사 선택하는 기술입니다._머리말 ‘단사리란 무엇인가’ 중에서
선물로 받은 유명 브랜드의 컵을 상자에 넣어 찬장 속에 간수해 두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컵은 도넛 가게에서 경품으로 받은 컵일 수 있습니다. ‘왜 안 쓰지?’라고 물으면 ‘아까워서. 그리고 이렇게 좋은 물건은 쓰기가 좀 그래’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잠재의식에서 ‘나에게는 유명 브랜드의 컵이 어울리지 않아. 그런 레벨이 아니야’라고 스스로 비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_‘단사리의 목적은 나를 바로 보는 것’ 중에서
물건을 어느 정도 남기는 게 적당한지는 생활 방식이나 직업에 따라 다르고 딱 잘라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의 분량이 적당합니다. 컨트롤할 수 있는 분량이라, 지니고 있는 물건의 소재를 전부 파악할 수 있고, 철저히 활용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_‘물건을 버리는 즐거움’ 중에서
세상에는 물건이 포화 상태인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물건이 부족하고, 때로는 너무 비싸 구할 수 없는 나라가 많이 있습니다.’ 물건이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분량만큼 있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분수를 안다는 뜻입니다. 단사리가 그러한 사회를 이루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_‘있어야 할 곳에 있는 물건은 아름답다’ 중에서
첫댓글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