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藝鄕진도신문 2023.08.22 08:30
- 가정은 부모, 학교는 스승, 사회는 어른 -
고군면 오일시 박영관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를 추모하는 화환이 즐비했다. 문화일보(7월 30일)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취합한 교육부 자료에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공립 초·중·고 교원 100명이 극단 선택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 교사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교사 28명, 중학교 교사 15명 순이었다. 지난해 초·중·고 전체 교사(44만명) 중 초등 교사가 44%로 가장 많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극단 선택을 한 교사 중 과반수를 넘어선 셈이다. 극단 선택 교사 수는 2018년(14명)에서 2021년(22명)까지 4년 연속 증가했다. 2018년 14명→2019년 16명→2020년 18명→2021년 22명이다.
학교는 질서가 무너져버려 심각한 아노미 상태다. 교권 추락의 실태와 대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교권 침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총에 따르면 2009년 237건에서 2022년 520건으로 늘었다. 지난 6월부터는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20조 2항)이 발효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선생님은 지식과 권위를 인정받았고, 학교는 단순 학습만이 아니라 인성 함양을 포함한 전인교육의 장이었다. 일부의 과도한 폭력은 문제였지만, 일정 부분 ‘사랑의 매’로 통용됐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지식의 범람과 사교육의 발달로 교사의 지위는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교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도 달라졌다.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적 자유(liberty) 대신 개인의 자유(freedom)로 착각하고 방종이 많아졌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학력이 우수한 학생일까? 사람답게 행동하도록 품성을 가르치는 것이다.
대부분 부모는 자녀의 진로 문제를 걱정한다. 자녀의 타고난 재능보다는 사회에서 선호하는 의사, 판사, 교수와 같은 직업을 선호한다. 타고난 재능을 키워줘야 자녀들이 행복한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 자녀가 하고 싶고 소질이 있는 일을 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공동체의 책임과 의무를 배울 기회가 옅어지자 평범한 다수의 학생도 피해를 봤다. 교사들이 인성·시민교육에 손을 놓으며 무질서는 더욱 커졌다. 인성교육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가장 기본이 되는 밑바탕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지게 돼 있다.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 3. 27.∼1975. 6. 3.)는 1964년 11월 9일∼1972년 7월 7일까지 일본 수상을 역임했다. 1974년에는 노벨 평화상(오키나와 반환협정의 조인)을 수상했다. 수상 재임 중에 손자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손자의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왔을 때 수상이 현관에서 무릎을 꿇고 선생님을 맞이했다. 얼마나 융숭한 대접을 했던지 담임 선생님이 가고 난 후 그 손자가 물었다.
“할아버지, 선생님이 높아요? 수상이 높아요?”
“물론 선생님이 더 높지, 초등학교 때 우리 선생님이 나를 잘 가르쳐 주셔서 오늘 내가 수상이 된 것 아니냐. 그러니 높은 분은 선생님이야.” 어린 손자에게 선생님에 대한 본을 보인 할아버지의 겸손에 대한 교양교육이었다.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일화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엄부(嚴父:엄격한 아버지)와 자모(慈母: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다는 뜻으로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녀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워간다. 상행하효(上行下效)는 윗사람이 행하는 옳고 바른 일을 아랫사람이 본받고 따른다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우방수방(盂方水方)은 사발이 모나면 물도 모나다는 뜻으로, 군주가 모범을 보이면 백성이 올바른 방향으로 교화되는 것이며, 윗사람이 품행을 단정히 하면 아랫사람도 배워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도 맑다. 학교는 스승다운 스승이 많아야 우리 아이들이 올곧게 자란다. 또한 사회는 어른이 어른 구실을 해야 존경이 심어진다. 어른다운 어른의 역할이 절실하다. 가정·학교·사회의 교육이 혼연일체가 되어 바로 세워야 나라는 번창한다.
예도(藝都:민속문화예술 수도) 진도(珍島)에서 올바른 교육의 깃발을 드높게 들자. 우리 진도에서 정도(正道)의 중심축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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