影算法
이 재 창
1
거지 발싸개는 詩人들의 눈물이다
밋밋한 가슴을 닦으며 도끼를 찍는
가뿐 숨 밑을 걷우는 없는者의 사랑이다.
2
어이, 술 한잔 뱃속에 입맞추며 못을 박세.
칠석날 우는 그녀의 갈대밭 피곤함을 짓누르며 개새끼만도 못한 화살에 홀려 있는 世事를 계절의 겨드랑이에서 찾아 빈 잔만 겨누는 가늠대 위에 한 아이가 울고, 무수한 철쭉꽃만 정원의 구석에서 우리의 배고픔을 비웃는 허기지고 허기진 눈썹을 화장실로 보내며, 늘 주위를 맴도는 가곡이나 한가닥 풀어보세, 그래.
자네만 알고 돌아서는
자네를 알고 싶네.
3
잘린 풀은 미친병을 안고 가끔 흔들리지만
너와 내가 갈곳은 오직 하나, 이승의 숲.
바람도 술취해 건너는
바람처럼 날은 새야.
새야 새야 파랑새야
늘 진통받는 파랑새야
사랑도 눈물도 꽃밭도 어지러운
너는 야, 오백년 긴 날을
그저 그래 사는 거냐.
(시조문학 20, 1979년 가을호)
*이재창 시인은 /
1959년 광주광역시 학동에서 태어나
1978년 《시조문학》에 「옛 동산에 올라」로 1회 추천과
1979년 《시조문학》에 「墨畵를 옆에 두고」로 2회 천료,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거울論」 당선,
1991년 《심상》 신인상 시 「年代記的 몽타주 · 2」 외 4편이 당선돼 문단 활동.
시조집 『거울論』, 시집 『달빛 누드』,
창작과비평 6인 시조집 『갈잎 흔드는 여섯 악장 칸타타』,
문학평론집 『아름다운 고뇌』 등이 있다.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10여년간 〈시조창작〉을 강의함.
현재, 濟州와 光州에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