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리트 성적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원하는 로스쿨에 합격하고, 현재 변호사로 활동중인 논통 류담 대표님 제자 가운데 한분의 리트 통섭반 수강 후기입니다. 수년전 사례이지만, 이 분이 겪었던 시행착오와 이를 극복한 과정 등등은 리트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께 많은 교훈을 줄거라고 봅니다. 특히 기본기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방식의 리트 준비의 폐해를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1. 들어가며
저는 2015학년도 리트 시험에서 85.7(38.6/13.5 //47.1/37.3)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후 리트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는 수험가의 소문 때문에 낙심하기도 하였지만, 약점을 진단하고 한 햇동안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습니다. 그 결과 2016학년도 리트 시험에서 118.6 (53.5/61.0 // 65.1/93.9) 의 성적을 받아 총 32.9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 높은 점수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한 해 전 저처럼 낙심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 또한 다른 분의 후기를 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에, 리트는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리고 싶어 개인적인 경험 위주로 몇 자 적어 보겠습니다.
2. 2014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저는 독해력이 지나치게 부족한 학생이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고등학교 때 수학은 좋아한 반면 언어에는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연하게 남들만큼은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2014년 로스쿨 입시를 준비한 것은 리트 시험 4개월 정도 전 이었습니다. 우선 리트 기출 문제를 풀려고 하였으나 문제 접근 방법에 무지하였기 때문에 도저히 풀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기본 강의의 필요성을 느꼈고, 메가로스쿨 언어 이원준, 추리 조성우 강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추리논증에서 논리게임이나 수리추리 부분의 개념 설명과 문제풀이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독해력 자체가 부족한 상태에서 언어영역, 논증영역의 문제해결, 배경지식의 설명은 저에게 있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리트 시험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 할 수는 있었습니다.
방학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른 학원의 기본강의를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리트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선배와 매일 모여 기출을 풀어 보았습니다. 둘 모두 초시였기에 적절한 피드백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출을 해설해 주는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기출을 풀고 도저히 모르겠는 문제는 해설 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 풀었을 때에는 많이 틀렸지만 이후 반복해서 풀 때는 그 답이 생각나서 다 맞았습니다. 그럴 때에는 미트/디트 문제, 피셋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렇게 시험 때 까지 반복했습니다. 논술은 그 영향력이 미미하며, 글자수만 채우면 된다고들 하여 직접 답안을 작성하는 대신 시험 2주 전 기출 예시 답안을 읽어 보는 정도로 대비하였습니다.
컨디션도 좋았고, 방학 내내 문제를 풀고 강의를 들어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소한 평균인 100점은 넘겠지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매일 시간을 재고 푸는 연습을 한 덕분에 70문제를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논술도 글자 수만 맞춰 작성하였습니다. 시험장을 나와서 정답을 채점할 때까지 어려워서 넘어간 문제만 맞아 준다면 원하는 점수는 받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 둘씩 그어지는 사선들을 보면서 충격에 빠졌습니다. 70문제 중 38개(18,20) 문제를 맞았고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85.7이라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리트 점수는 오르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포기해야 하나, 남들만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점수를 보고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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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큰 문제는 독해력이었습니다. 또한 시험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혼자 생각해보는 시간보다 강사의 설명을 듣는 것이 주가 되었다는 점, 가장 질이 좋은 자료인 기출 문제를 허비하였다는 점, 접근법을 모르는 학생 둘이 모여 스터디를 했다는 점등 총제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 2015년
정확한 시점은 생각나지 않습니다만 겨울 방학 서로연에 올라온 후기를 우연히 봤습니다. 3번의 리트 시험 응시를 통해 비약적으로 성적이 올랐고, 논변과 소통에서 제공하는 독서 스터디를 통한 독해력 신장이 주효했다는 글이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보고 작년 시험지를 펼쳐 보았습니다. 추리영역에서는 몇 문제 되지는 않지만 수리추리, 논리게임은 다 맞았습니다. 그러나 논증영역에서 많은 문제를 틀렸고, 언어이해는 다 맞은 지문은 없었습니다. 이 때 저의 문제점은 상기한 후기의 주인공처럼 독해력 부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독해력을 올린다면, 충분히 점수를 올릴 수 있겠다고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급한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후기의 추천도서, 몇몇 강사의 추천도서를 읽으려고 해 보았지만 눈으로 글자는 읽는데 머리에 남는게 없었습니다. 혼자서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여 논변과소통에 문의를 하였고, 상담을 받은 뒤 통섭반에 등록하였습니다.
처음 갔을 때 그 충격으로 그날 한 지문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지문은 인간의 정신을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세단계로 설명하는 니체의 글이었습니다. 300자로 요약을 해야 했는데 도저히 어떻게 요약을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동안 이외의 지문 몇 가지를 요약하는데 몇 문장을 옮겨 적는 정도의 요약을 했습니다. 이후 다른 사람들의 요약과 비교해보고 류담 원장님이 코멘트를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여러 학생들은 요점을 잡아 잘 요약한 것을 보고, 제가 쓴 것을 읽을 때 너무 민망했습니다. 요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300자라는 글자 수만을 채우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창피하여 계속 학원을 다녀도 되나 생각하기도 했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점수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원장님께서도 용기를 북돋아 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독해력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한 시간 내에 요약해야할 지문이 6~7개라면 3개 많으면 4개의 지문을 요약했습니다. 요약한 지문도 다른 사람들이 한 요약과 비교했을 때 형편없었습니다. 정도가 심한 지문, 그날 요약하지 못한 지문은 집에서 요약을 해 보았고 다른 사람들의 요약과 비교해 봤습니다. 또한 내주시는 숙제, 학원 스터디 과제, 토요일 책 요약, 매일 같이 올라오는 신문 사설도 빠짐없이 하였습니다.
처음 숙제로 지문들을 요약하면 한 지문당 20~30분씩 걸렸습니다. 생소한 개념이나,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신문 사설, 책도 오랜 시간 읽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몇 달, 지문별 구조대로 읽으려고 하고, 요약 훈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니 그 시간이 단축되기 시작했습니다.
독해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느낀 것은 시간의 단축도 있지만,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기출 문제를 다시 접하면서입니다. 작년에 수 없이 반복했던 지문임에도 새로운 내용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 구조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추리논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기출 해설 강의를 들어도 도저히 모르겠어서 포기하였던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두달 정도 앞두고 요약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친구들과 요약을 소홀히 하고 모의고사를 푸는데 집중했습니다. 처음 풀 때는 성적이 나름대로 올랐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틀린 문제를 분석하며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니, 요약하는 훈련이 아직 습관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에 집중하다 보니 작년의 악습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한달 정도 앞두고 부랴부랴 통섭반 수강생들 몇 명과 요약스터디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스터디는 그동안 했던 지문 가운데 매일매일 지문 10개를 다시 요약해서 카톡방에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요약의 비중을 늘리자 다시 맞는 문제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 갈 때 까지 마음속으로 천천히 생각하면서 요약한다는 마음으로 풀고 오자고 다짐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하였고, 그래서 언어이해는 과학 두 지문 7문제를 풀지 못했고, 추리논증의 경우 자신 있었던 수리추리 논리게임이 뒤에 몰려있어 3~4문제 손도 못대고 찍었습니다. 작년보다는 올랐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작년에는 모든 문제를 읽기는 했는데 손도 못대고 찍은 문제들 때문에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서 섣불리 채점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채점을 해봤습니다. 언어는 25문제, 추리는 26문제를 맞았습니다. 작년보다 13문제를 더 맞았고, 표준점수는 118.6의 점수를 받아 총 32.9점을 올렸습니다. 논술도 요약하는 훈련을 통한 독해력과 학원에서 기출 문제 등으로 매주 적어보는 연습을 해보고 수강생들의 답안과 비교해보고 선생님의 해제와 첨삭코멘트 등을 통해 대비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한결 편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글자 수는 물론 문제가 원하는 구조에 맞추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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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리트 시험 준비는 요약을 통한 독해력 향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섭반을 다니면서 언어-추리-논술 모든 영역에 맞닿아 있는 문제를 읽고 정보를 뽑아내는 능력을 키운 것이 점수 향상에 주효했습니다. 혼자 또는 스터디에서 이러한 훈련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요약이 강제되는 분위기와, 수업에서 행해지는 피드백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리트 공부의 방향을 바로 잡아 짧은 시간 안에 독해력을 전보다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리트를 마치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하면서도 요약능력과 독해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독해력이 늘다보니 이젠 전에 비해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생긴거 같습니다.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훨씬 많다는 걸 잘 알지만, 저처럼 독해력에 문제가 있어 리트 점수에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