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따라 사람 따라
심영희
오후에 동생이 왔기에 공지천 벚꽃을 보러 갔다. 휴일이면 늘 목격하는 자동차 물결을 퇴계동에 사는 동생은 예상치 못했는지 자동차들이 길에 많이 주차돼 있다고 한다. 공지천은 휴일에도 도로에 주차하면 범칙금 고지서가 날아오기 때문에 길에 차를 주차할 수 없다고 했더니 자세히 보던 동생이 차가 움직인다며 신호에 걸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두 줄로 서 있는 것을 보고 보도 쪽 차들은 모두 주차한 차인지 알았다고 하여 한바탕 웃었다.
그만큼 인파가 많이 몰렸다는 얘기다. 이디오피아 건물 입구에서부터 자동차와 사람들이 뒤엉겨 그냥 밀려서 앞으로 간다. 꽃 반 사람 반이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은 특유의 하얀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사람들은 아예 끌고 걸어간다. 많은 사람 때문에 자전거를 탈 수 없다.
게다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델이 되고 사진사가 되다 보니 좁은 길은 더욱 붐빈다. 날씨도 좋고 토요일이긴 하지만 어찌 이리도 사람들이 많을까. "진해 군항제 벚꽃 축제" "여의도 벚꽃 축제" "강릉 경포 벚꽃 축제"에 가지 않아도 춘천 공지천 벚꽃길 걷기가 다름 아닌 벚꽃 축제다. 공지천 공원에는 가족단위 또는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돗자리를 깔거나 아예 텐트를 쳐놓고 휴일 봄맞이를 하고 있다.
하얀 벚꽃에 이어 샛노란 개나리 빨간 옥당화가 함께 피어 공지천의 봄을 더욱 아름답께 꾸미고 있다. 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겠기에 동생과 함께 상춘객에 밀려 벚꽃길을 한 바퀴 돌아 공지천 편의점에서 얼음과자를 사가지고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