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다시마, 무로 만든 육수를 부어 잘게 썬 김치와 김을 섞어 먹는 특유의 맛. 육수와 곁들인 채 썬 묵에 김치와 김을 얹어먹는 묵 요리는 향기와 맛도 그렇지만 묵 고유의 성분과 음식이 어우러져 본래 음식의 맛을 더욱 진하고 맛깔 나게 한다. 이와 같은 요리 외에 갖가지 채소와 양념을 곁들인 묵무침과 묵부침게 또한 묵집에서 별미로 사랑받는 메뉴이다.
옥천에서 묵집하면 「구읍할매묵집」을 떠올린다. 간판 이름만 들어도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이 집은 주인할머니가 50년 세월을 한결같이 묵을 쑤어 만든 음식을 팔고 있는 곳이다. 토종 도토리 아니면 장사마저 포기하는 할머니는 얼마 전 음식의 주 재료인 토종 도토리가 떨어지자 2달여를 문 닫고 장사를 하지 않았다 하니 묵집의 유명세는 딱히 맛 뿐만은 아니다.
묵은 본래의 그 맛도 있지만 맛깔스런 김치가 구읍할매묵집 묵 요리 비법 중 하나이다. 묵 요리에 곁들이는 반찬은 철마다 다양한데 여름엔 열무김치, 가을엔 무우김치, 겨울엔 동치미다. 특히 동치미는 익자마자 동날 판이어서 아이 둘 들어가도 족할만한 동치미 항아리가 식당 뒤란 가득하다. 구읍의 또 다른 묵집은 묵요리와 함께 공기밥이 같이 나와서 묵밥집으로 불리고 있는데, 묵채 한 사발에 시원한 육수 넣고, 다진 김치 한줌 얹어 양념 곁들이는 요리법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