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랜드그룹의 서울연고프로축구단 창단 의향 발표로 수도 서울에 또 하나의 프로축구팀 탄생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시와의 연고협약과 잠실종합운동장 관리권 양도 등 험난한 일정이 남아있어 반드시 창단이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창단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스포츠가 흥행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종의 사업이라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구매력 등 경제력도 높은 수도 서울을 제껴둔 채 성공을 바란다는 건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그러나 프로축구는 그런 아둔한 경영을 지금까지 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그 후광을 확실히 누릴 수 있는 서울시 연고 3개팀을 모두 지방으로 내쫓아 후광 효과를 누릴 주체의 싹을 잘라버렸고, 수도 서울 이외의 대도시 지역에도 자본력이 취약하여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없는 지자체 주도의 구단을 창단하여 이들 대부분 대도시 연고의 팀들이 2부리그를 구성하는 기형적인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GS그룹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지금껏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었을 확률이 컸겠지요.

프로야구단 LG트윈스를 운영하고 있는 LG스포츠와 프로축구단 FC서울과 여자배구단 서울KIXX를 운영하고 있는 GS스포츠의 연도별 매출액 추이를 나타낸 도표입니다.
LG그룹이 야구단과 축구단을 모두 운영했을 당시 매출액이 2004년 기준 393억 원입니다. 그런데 2013년 기준 GS스포츠 단독의 매출액만 373억 원에 이릅니다.
만약에 LG그룹이 아직도 두 종목의 프로구단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면 과연 축구단에 373억 원이나 되는 금액을 투자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G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오고 축구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야구에 투자하는 LG그룹에 못지 않게 줄곧 투자를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에 3개 팀이나 연고를 자리잡고 있는 프로야구와 달리 프로축구는 FC서울 단 한 팀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이 창단된 2007년 7월 이후 2008년부터 작년까지 6개년간 각 구단별 매출액 추이입니다.
1위인 LG에 비해서는 적지만 두산과 2위권을 다툴 정도로 투자를 계속해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히어로즈구단의 연간 매출액이 200억 원대까지 증가하고 있는 건 눈여겨 볼 만합니다. 이게 프로구단이 한 개 밖에 없는 대전이나 대구 같은 광역시에서 가능할까요?
랍스 생각에는 히어로즈 구단이 어느 정도 흥행과 함께 매출 증가를 가능하게 만든 건 LG와 두산 그리고 서울시에 거주하는 수많은 롯데와 기아팬들의 존재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즉 LG와 두산 그리고 지방팀들의 서울 거주 원정팬들의 존재가 히어로즈 자생기반의 핵심이 아닌가 여깁니다.
그만큼 서울시장은 프로구단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프로축구과 프로야구를 비교한 자료입니다. 1개 팀밖에 없는 프로축구와 3개팀이 병존하는 프로야구는 결과적으로 이런 차이를 만들고 맙니다.
FC서울 혼자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셈이죠. 단일 기업이 무한정 투자를 늘릴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서울시에 추가적인 팀 창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그래야 프로축구도 흥행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매출액만 비교를 했지만 그 안의 숫자는 얼마나 많은 것을 말해 줄까요?
저 매출액을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마케팅비가 투여될 것이며, 얼마나 많은 팬서비스가 시행되겠습니까?
3개팀이 돌아가면서 경기를 개최하며 늘어나는 영업일수는 또 어떻고요. 서울시에서 시즌 중 야구가 열리지 않는 날이 거의 없죠.
FC서울 한 개 팀만 고군분투하는 축구는 한 달에 2~3번 경기가 열리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제 이랜드축구단이 창단한다고 하니 두 구단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종전에 서울구단과 수원 삼성 구단이 보여준 유치한 신경전이 아닌 서울구단과 이랜드구단의 '연출된 불화'도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양 구단은 협력하는 것이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마케팅 비용 절감부터 시작해서 상호 윈윈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랜드구단의 창단 포부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장밋빛 포부 같기도 합니다만 구단의 진정성이 담보된다면 완전히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 GS그룹이 FC서울로 거듭나면서 서울재입성 7년차에 K리그 우승과 평균관중 3만 명 이상을 달성하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실현시킨 실증적 사례가 있었으니까요.
FC서울이 보여준 실례가 없었다면 이랜드그룹의 저 포부도 마냥 허황하게만 여겨졌을 겁니다. 그러나 2010년도에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운 서울시의 축구팬들을 봤고,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투자만 이루어진다면 서울연고 축구팀의 잠재력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도 두 눈으로 봤습니다.
일각에서 흘려나오는 이랜드그룹의 연간 투자액이 50억 원 수준이라는 얘기에 매우 실망한 축구팬이 많습니다. 랍스 생각에도 최소한 야구 히어로즈구단의 250억 원 정도의 매출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투자 및 자체수입 포함)
연간 50억 원 투자하는 구단과 FC서울이 뭘 함께 도모할 수 있겠습니까?
FOS가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 FC서울의 연간 매출은 400억 원은 그냥 넘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이랜드가 250억 원 정도 투자하고 FC서울급의 제3의 서울 구단이 350억 원 정도 매출을 일으킨다면 프로축구도 매출 1,000억 원대에 진입하면서 프로야구와 맞짱떠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