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을 제외하곤 뭐든지 다 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께서 “골프 와 자식은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 하셨다지요.
골프라는 게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아서 더욱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래도 “뜻대로 되는 왕도가 제발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여러 권의 골프 책도 읽고, 연습장에서 나름대로 칼을 잘 갈아서는
“오늘은 혹시나” 하고 가지만, “오늘도 역시나”하며 돌아오지요.
그런데, 그렇게 어려운 골프를 뜻대로 할 수 있는 왕도가 사실은 있습니다.
1965년의 캐나다, 미하일 폴러니(Michael Polany) 박사는 인간의 지식을
암묵지(Tacit) 와 형식지(Explicit)로 나눌 수 있다고 발표하지요.
그러자 실용화의 귀재들인 일본인이 나서서 그걸 기업경영에 접목합니다.
바로 노나까 이꾸지로(野中 郁次郞) 박사가 이끄는 <지식경영>이지요.
그 책이 번역되어 우리나라에도 한 동안 지식경영 붐이 일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한 번 반짝 하고는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TV에서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지요.
저는 소개된 달인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이들이 바로 암묵지와 형식지를
가장 잘 응용한, 참된 지식경영인들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거기 나오는 분들은 대부분 한 분야에 오랜 세월 종사한 분들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오랜 세월 같은 일을 반복한 이유 때문에 그분들이 저절로
그런 달인의 경지에 이른 건 물론 아닐 겁니다.
골프도 마찬가지지요.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몇 백만 명의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골프를 연습하지만,
그들 중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그 이유를 저는 TV의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서 찾았지요.
사람들은 달인이 해내는 그 놀라운 일을 그저 손이 선천적으로 빠르다거나
혹은 오랜 시간 반복함으로서 저절로 몸에 익은 <암묵지>로 여깁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유심히 들어보면, 달인들은 자신들의 그 놀라운 동작들을
하나하나 세세히 단계별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지요.
그들은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무심코 따라하거나, 그저 감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세세히 분석해서 개선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암묵지>를 분석하여 <형식지>로 바꾸고 그 형식지를 다시 한 차원 더
높은 암묵지로 승화시켜 나가는 과정을 실행하고 있는 거지요.
바로 노나까 이꾸지로(野中 郁次郞)가 주창한 지식경영의 수법입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미 해군의 제임스 네스맷 소령은 베트남전에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격추되어 7년간을 포로로 생활하게 되었다지요.
그는 포로생활을 견디는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장에 있다고 상상
하며, 매일 매일 이미지 골프를 하고 있었답니다.
물론 헛된 공상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골프동작 하나하나를 분석해가며
자신의 골프스윙 암묵지를 머릿속에서 형식지로 바꾸는 거지요.
그리고는 형식지로 바꾼 자신의 골프스윙 지식을 작은 막대기나 빈손으로
맞춰보며 하나씩 하나씩 한 차원 더 높은 암묵지로 만들어 갑니다.
핸디캡 20개를 넘던 그는 7년 후 석방되어 미국으로 돌아 간 불과 1달 후
동네대회에서 이븐 파로 우승을 하게 되었다지요.
지식경영기법으로 해석하면 그가 그저 느낌으로만 간직하고 있던 그의 골프
스윙 암묵지를 머릿속에서 하나하나 분해하여 형식지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머릿속에서 자신의 골프스윙 암묵지를 하나하나 정밀하게 풀어서, 그것을
<형식지>로 만들어 보십시오.
그러면 아마 잔디가 파란 어느 날, 오랜 만에 나간 필드에서 Even Par나
Under Par 를 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