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兩水探勝 양수의 경치를 찾아가다 1)
是歲之春 与族人必性氏 作半至兩水驛, 雖京百里 欲定菟裘故耳.
이 해 봄 종친(宗親)인 필성(必性) 씨와 짝하고 양수(兩水) 역까지 갔으니, 서울에서 백리나 되지만 노년에 살만한 곳 2) 을 찾아보려는 때문이었다.
兩水可當百二關
양수는 가히 일당백의 요충지가 되었으니 3)
天成險固奠邨安
자연이 험하고 견고하여 마을이 안전하네.
廣陵山色斜陽沒
광릉산천의 그윽한 경치가 석양에 잠기고 4)
貊國江聲細雨寒
맥국의 강물소리에 가랑비 내려서 차구나. 5)
農事不能商事又
농사 못한다면 장사도 또한 할 수 없으며
野居無意市居難
시골에 살 뜻 없으면 도시 살기도 어렵지.
旅囱暗誦歸田賦
나그네는 시골로 돌아가는 노래 암송하고
親戚琴書自在歡
친척은 거문고와 독서를 자유로이 즐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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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수탐승(兩水探勝): 양수리로 ‘두물 머리,’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의 경치를 찾아감.
2) 욕정토구(欲定菟裘): 토구(菟裘)는 원래 춘추(春秋) 시대에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사수(泗水) 북쪽에 있었던 노(魯)나라의 한 읍(邑)이었는데, 좌전(左典 隱公)에 노나라 은공(隱公)이 일찍이 말하기를 늙으면 토구에 살고자 했다는 말에 후에 퇴직하고 늙어 휴양하는 곳을 비유하게 되어서 토구지지(菟裘之地)라 한다. 노년에 살만한 곳을 정하기 위해 토구를 찾아간다는 말.
3) 백이관(百二關): 백이(百二)는 100x2 라는 등식처럼 100의 곱절이란 말로 방비가 튼튼하여 적의 백배나 되는 아주 유리한 지세(地勢)를 말하고, 관(關)은 요새나 성문(城門) 같은 관문(關門).
4) 광릉(廣陵): 세조(世祖)의 능이 있는 지명, 두물 머리 일대의 산천을 아우른 것 같다.
5) 맥국강성(貊國江聲): 시인은 한강 두물 머리에서 백제와 고구려의 선조들이 크게 번성했을 지역으로 여기며 옛날 맥국 때부터 흘러 모이던 강물소리라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