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우네 영화제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은우 집에는
모노노케 히메 주제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지난여름부터 목 빠지게 기다려온 은우의 영화제.
흥얼흥얼 은우 콧노래도 흘러나왔습니다.
1월 21일.
은우네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은우가 실력 발휘 제대로 했습니다.
은우의 글씨와 그림으로 채워진 근사한 극장.
은우의 계획대로 모노노케 히메 주제곡이 흐르고,
손 때 묻은 모노노케 히메 책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야~은우야! 극장이 더 좋아진 것 같아”
손님들이 한마디씩 거들어주셨습니다.
연우 언니를 시작으로 채린 언니, 채경 언니, 호운 오빠, 동건 오빠, 정민 언니, 선우 오빠, 석훈 오빠, 반야솔 오빠, 서로까지.
은우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은우가 덩실덩실 뛰었습니다.
영화는 은우가 정말 좋아하는 모노노케 히메.
은우는 “나는 영화제 주인이니까”하며 가장 앞에 앉았습니다.
모두 아는 내용이지만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앞자리를 지켰습니다.
눕거나 기대지 않고 자세를 바르게 했습니다.
때때로 뒤를 돌아보며 다들 재밌게 잘 보고 있나 살피기도 했습니다.
은우가 영화를 꿰뚫고 있었습니다.
대사부터, 노래, 몸짓까지. 모두 기억하고는 따라 했습니다.
이해 안 되는 내용, 등장인물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할 때는
다들 은우 이름을 불렀습니다.
“은우야…”하고 부르면
은우가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영화에 빠져들고 있을 때,
권민정 선생님과 엄마들은 손전등 하나 세워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엄마들 밝은 웃음이 더욱 환해 보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은우가 마무리 인사까지 잘 했습니다.
그토록 기대하고 기다려온 영화제가 끝났습니다.
은우가 은우답게 잘 이루었습니다.
권민정 선생님, 임은정 선생님께서 은우를 꼭 안아주셨습니다.
은우의 강점으로 이루어진 은우네 영화제.
은우의 경험 지식 재주 물질, 희망 의지 저력, 좋아하는 일, 잘했고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은우의 든든한 지원군 둘레 사람이 어우러진 은우네 영화제.
은우가 당당했습니다. 버젓했습니다.
초승달처럼 휘어진 은우 웃음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은우가 행복해 보였습니다.
(은우네 극장 풍경)
#전에 해봐서...
은우의 영화제.
알록달록 색칠한 글씨와 아기자기 그린 그림, 분위기 있는 주황빛 조명,
잔잔히 울리는 모노노케 히메 주제곡 선율과 주의사항이 적힌 안내문,
영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잘 정돈된 극장까지.
은우가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권민정 선생님께서 은우를 잘 거들어주셨습니다.
저는 은우와 어떻게 인사하고 소개할지 의논하기로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던 은우가
“선생님 제가 전에 해봐서 알아요. 전처럼 하면 돼요”
“전처럼요?”
“전에 이렇게 했거든요. ‘안녕하세요. 호숫가 마을 영화제 최은우입니다.
영화는 모노노케 히메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이렇게요!“
이전에 했던 영화제 경험이 은우를 어엿하게 세웁니다.
이번에 할 땐 더 잘하겠지요. 더욱 당당하고 떳떳하겠지요.
그리고 다음에 할 땐……
(안내문, 삐익 조심!!)
#싱글벙글
인사말 준비까지 마쳤습니다.
은우가 떨리고 두근거리는 맘으로 손님들을 기다렸습니다.
문이 열리고, 연우 언니가 왔습니다.
너무 궁금하고 기대 돼서 빨리 왔다고.
은우가 연우언니를 반갑게 맞았습니다.
전시해둔 모노노케 히메 책을 펼쳐 일일이 설명했습니다.
연우 언니, 임혜연 선생님께서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글 읽는 것이 어려운 은우가 그림만 보고도 술술 이야기했습니다.
얼마나 많이 봤던 걸까요. 얼마나 많이 들었던 걸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친구들 동네 언니 오빠들과 함께 나누고픈
은우 마음이 참 예뻐 보였습니다.
은우의 영화제를 기억하고 해외에서 서둘러 날아온 호운 오빠, 동건 오빠, 정민 언니, 임은정 선생님.그리고 뒷 집사는 선우 오빠, 채경 언니, 채린 언니, 석훈 오빠.
반야솔 오빠, 제일 친한 친구 서로까지.
은우가 좋아하는 사람들. 은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데 모였습니다.
내내 싱글벙글 싱글벙글.
은우가 신나 뛰었습니다.
은우 동생 은성이도 덩달아 뛰었습니다.
(연우언니, 임혜연 선생님께 설명하는 은우)
(은성이를 진정시키는 은우)
(은우가 좋아하는 사람들. 은우를 좋아하는 사람들)
#은우의 인사말
초대했던 사람들이 다 모였고, 영화 보기 앞서 인사말을 해야 하는데
주변이 어수선했습니다.
좋은 사람들 한데 모이니 흥겨워, 다들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인사말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던 은우가
“아이구. 나를 안보니까 그렇지. 아이구~ 아이구”
모두 들을 수 있을 만한 큰소리로 혼잣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은우를 주목했습니다.
사랑스러운 은우. 은우 다운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게
“안녕하세요. 호숫가 마을 영화제 최은우입니다. 영화 재밌게 보세요”
인사했습니다.
은우가 계획하고 준비했던 대로 잘했습니다.
손님들이 은우의 인사말에 힘찬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아이구~ 나를 안보니까 그렇지! 아이구~)
(정겨운 은우네 영화제 풍경)
#나는 극장 주인이니까
뒷자리에 있던 은우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화면이 가장 잘 보이는 제일 앞자리 가운데에 앉았습니다.
“나는 극장 주인이니까.”
극장 주인이니까.
은우가 영화제를 자신의 일로 알고 그렇게 이뤄갑니다.
고맙습니다.
(극장주인 은우)
#1인 4역
은우가 이리저리 바빴습니다.
등장인물 아시타카가 되었다가, 산도 되었다가.
해설가도 되었다가. 가수도 되고.
다들 잘 보고 있나 확인하기도 하고.
손님들 물음에 친절하게 답해주고.
영화에 누구보다 푹 빠지기도 하고.
누가 시킨 것 아니고, 부탁한 것도 아닙니다.
은우 스스로 그렇게 맡았습니다.
은우가 그렇게 이뤘습니다.
고맙습니다.
(바쁜 은우)
#우하하하
은우가 모노노케 히메 내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얼른 말해주고 싶어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먼저 말했습니다. 몇 번을 그랬습니다.
호운이 오빠가 은우를 말렸습니다.
“우하하하~”
은우가 모노노케 히메 주제곡도 많이 들었습니다.
주제곡이 흘러나올 때마다 은우의 목소리도 울려 퍼졌습니다.
일본어인지 한국어인지 알쏭달쏭 한 노랫말을 절절하게 불렀습니다.
호운이 오빠가 은우를 말렸습니다.
“우하하하~”
은우 덕에 영화제가 더욱 풍성했습니다.
흥겨웠습니다.
우하하하 실컷 웃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영화가 끝났습니다.
은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무리 인사까지 잘했습니다.
원래 준비했었던 ‘재밌었던 것 이야기하기’는 깜빡하고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은우의 몫을 다했습니다.
은우의 영화제. 오랜 기간 동안 가장 가까이서 함께 해주셨던
권민정 선생님께서 은우를 꼭 안아주셨습니다.
준비 과정부터 마지막까지. 은우의 감정들을 함께 느껴주셨던 든든한 지원군.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배웅. 마지막까지 손님들을 귀하게 대했어요)
#모노노케 히메와 은우
모노노케 히메.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
그렇게 살아가고자 힘쓰는 이야기.
그리고 추동 원주민 은우.
자연을 벗 삼아 어울려 살아가는,
이웃 우물 인정 시내 살아있는 이곳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은우의 이야기.
앞으로도 계속될 이야기.
생태는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사회사업이 주목하는 생태는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입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와 둘레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에 주목합니다.
사회사업은 지역사회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에 주목합니다. 함께하고 돕고 나누는 인정의 소통, 정겨운 사람살이를 살립니다. 복지 요결, 55쪽
첫댓글 박세경 선생님 고맙습니다.
은우의 선생님.
은우의 일로서 잘 하도록 거들어준 박세경선생님, 고맙습니다.
아이구, 나를 안보니깐 그렇지, 아이구 아이구^^
은우야 잘 했어~
동영상에서 채린이가 은우한테 주인공이 누구야? 하고 물으니 은우가 다야.라고 대답해요.
은우랑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어요.
"엄마, 원령공주에서 주인공이 누구야?"
"은우는 누가 주인공 같애?"
"아시타카랑 산"
"엄마는 원령공주에 나온 모든 인물, 동물들이 다 주인공 같애."
"왜?"
"원령공주 속에서 각자 열심히 살잖아. 그럼 다 주인공이지."
아마 그래서 은우가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