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786
신심명-014
동봉
제3칙
제1장 지도至道
제2절
만에하나 털끝만치 차이를두면
하늘땅이 다르듯이 벌어지는법
두눈앞에 드러나길 진정바라면
따르거나 거슬림을 버릴지어다
호리유차毫釐有差
천지현격天地懸隔
욕득현전欲得現前
막존순역莫存順逆
-----♡-----
수의 단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호리는 섬세한 털오라기다
'리釐'가 1,000분의 1이고
'호毫'가 10,000분의 1이다
이 말을 가령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리'는 1,000µm이고
'호'는 100µm다
다시 말해 리는 1mm고
'호'는 '리'보다 가는 0.1mm다
곧 동양인의 머리카락은 0.1mm다
동양인의 머리카락은
서양인에 견주어 굵은 편인데
보통 1.5배에서 2배까지라고 한다
털오라기 곧 0.1mm정도만 벌어져도
각도角度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끝은 거리에 따라 많이 벌어진다
자동차 램프 각도 구하기에서
빠른 이해를 구할 수 있다
전문적 용어를 쓴다면
주차장 램프 각도 구하기이다
머리카락毛 끝高 정도
곧 0.1mm 각도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하늘과 땅처럼 벌어진다
물론 거리가 멀면 멀수록
각의 넓이는 더욱더 벌어질 수밖에
썽찬대사의 시집 신심명에서
처음 시작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늘과 땅처럼 멀리 떨어졌다고들 한다
이 말이 천지현격天地懸隔이다
그런데 정말 하늘과 땅이 현격할까
'내 말이 이해가 안 되겠지만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가
하늘天과 땅地 사이라고 본다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하늘과 동떨어진 땅이 없다
땅에 맞닿아 있는 게 곧 하늘이고
땅을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고르게 감싸고 있는 게 하늘이다
사람은 누구나 발로 땅을 딛고
몸은 온통 하늘 속에 드리우고 있다
누워 있으면 땅에 닿는 부분 외에
몸 전체가 하늘 속에 들어 있다
한데 어떻게 하늘과 땅 사이를 일러
멀리 떨어졌다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작은 곤충이라도
땅에 닿는 부위보다
하늘 속에 잠긴 부분이 훨씬 많다
하늘과 땅의 관계는 매우 가깝다
서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가장 가까이에서 언제나 함께한다
하늘이 시나브로 땅을 품자
땅이 하늘의 기운을 받아
뭇 생명의 알을 깐다
하늘과 땅이 이리 가깝다는 말은
지구가 중심일 경우에 한한다
하늘이 중심일 때는 얘기가 다르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일까
가령 땅에서, 지구에서 보면
하늘은 지구를 떠나 있지 않지만
하늘에서 지구를 얘기한다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비록 광활한 우주까지가 아니고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은하계도 아니고
아니, 그냥 우리 태양계가 들어 있는
우리 은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구는 점도 먼지도 못 된다
우리 은하를 가로지르는 넓이가
빛의 속도로 10만 광년이다
초속으로 30만km
시속으로 10억 8천 만km
그렇게 하루 24시간 동안이면
259억 2천 만km를 달린다
이를 365일로 곱하면 어느 정도?
9조 4,608억 km가 1광년光年이다
지구에서 가까운 프록시마 별이
4.2광년, 곧 40조km 거리에 있다
우리 은하 지름이 10만 광년이라니
결코 은하계가 작은 게 아니다
우리 은하계에서 지구를 찾는다면
지구가 점으로나마 눈에 띌까
그나마 태양계 내에서라면
지구를 생각할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 태양계 내에서도
지구를 찾는 게 그다지 쉽지 않다
새벽밥 먹고 한밤중까지 찾아 헤매도
결코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여 땅에서는 하늘이 가깝겠으나
하늘에서는 땅이 가깝지 않다
그래서 신심명은 노래한다
지천현격地天懸隔이 아니고
천지현격天地懸隔이라고.....
지난 2016년 1월 16일부터
그해 11월 말까지 열 달 남짓
천자문 파자破字 강좌를 폈는데
3,000페이지에 가까운 저작물이다
아직까지 출판하지 못한 글
첫날 쓴 글에서 일부를 여기 싣는다
기포의 새벽 편지-381
천자문001이다
하늘이여 가믈하고 땅은누르고
우주또한 드넓으며 황량하여라
천지현황天地玄黃
우주홍황宇宙洪荒
나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끝없는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거기에는 아으! 하늘이 있었습니다
나
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끝없는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거기에는 아으! 대지가 있었습니다
하늘이라는 랄라Lala와
대지라는 룰루Lulu가 만나
마음忄파릇파릇靑하게 섞었는데
그것이 곧 정情이었고
거기서
내가 생기고
우리가 생기고
사랑하는 가족이 생기고
소중한 벗이 생기고
생명들이 마구 생겼습니다
(중략)
대화에는 갑질이 없습니다
한자에서 대화對話라는 말은
상대가 있어 주고받는 것입니다
주고받음 속에는
주는 자와 받는 자가
반드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주는 자가 곧 받는 자이고
받는 자가 곧 주는 자입니다
영어 토크Talk라는 말에도
일방적 뜻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컨버세이션Conversation에도
컨Con이라는
'함께'의 뜻이 있고
다이얼로그Dialogue에도
다이얼Dial이라고 하는
'둘 이상'의 뜻이 들어 있지요
여기에 혼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홀로獨 지껄임白이 독백이지요
왜냐하면 저 혼자獨 중얼거리白니까요
홀로獨라는 글자를 파자해 보면
사랑을 키우는 촛불燭에서
촛불火은 문득 사라지고
촛불을 밝힐 자리에
애완견犭한 마리 있습니다
중얼거림白이란 게 무엇입니까
말曰이 수평으로 오가지 못하고
수증기丶처럼 위로만 오름이지요
모놀로그Monologue는 되겠으나
다이얼로그는 아예 생각지도 못합니다
-----♡-----
참고자료1
10µm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m.wikipedia.org/wiki/10_%EB%A7%88%EC%9D%B4%ED%81%AC%EB%A1%9C%EB%AF%B8%ED%84%B0
-----♡-----
머리카락과 초겨울의 벗 낙엽/사진 동봉
-----♡-----
12/05/2019
일붕문학상 시상식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
첫댓글
헛된생각 하나하나 놓아버리고
놓아버린 자리마저 지워버리면
몸과마음 자유롭기 허공기댄듯
고요함속 밝은광명 사무치리라
본래면목 무엇이며 누구이던가
쏜화살이 사정없이 돌에박히듯
의심덩이 백천조각 부숴진다면
한물건이 푸른하늘 가득하리니
국사 태고보우
'참선명' /동봉스님 옮김 글 중
2018년 12월 5일
http://m.cafe.daum.net/dongbongtalk/VeVv/96?svc=cafeapp&sns=cafeapp
2017년 12월 5일
http://m.cafe.daum.net/dongbongtalk/VRr0/58?svc=cafeapp&sns=cafeapp
2016년 12월 5일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1265?svc=cafeapp&sns=cafeapp
2015년 12월 5일
http://m.cafe.daum.net/dongbongtalk/OlDT/894?svc=cafeapp&sns=cafeapp
2014년 12월 5일
http://m.cafe.daum.net/dongbongtalk/Trxn/121?svc=cafeapp&sns=cafe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