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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밥은 흔하다. 한국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예전 한 음식점창업전문가는 요식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주인이 손맛이 없으면 가급적 안하는것이 좋고 꼭 하려면 무난한것을 선택해야 한다. 첫째가 칼국수집, 둘째가 돌솥밥집이다" 대체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그만큼 돌솥밥집을 차별화하기기 힘들다. 웬만큼 장사는 되지만 맛집으로 명성을 쌓기가 녹록치않다.
하지만 돌솥밥으로 성공한 식당도 있다. 전주 반야돌솥밥이 대표적이다. 반야돌솥밥은 36년 역사를 자랑한다. 식당 입구에는 돌솥밥을 처음 만들었다고 써놓았다. 정말 그럴까. 돌솥밥은 정성을 담아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하기 위해 지어내는 밥이다. 돌솥에 쌀을 안치고 밤, 은행, 잣, 표고버섯, 콩, 채소 등을 얹은 다음 불을 지펴 즉석에서 지어낸 밥이다. 막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데다 뜨겁게 데워진 돌솥의 밥은 한참동안 식지않는다.
그래서 옛날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처음 지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에 왕족들이 속리산 법주사로 불공을 드리러 갔을 때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돌솥에 담아 바로 밥을 지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반야는 1980년대 초반 지금은 전주 최고의 관광상품이 된 전주한옥마을 인근 시장터에서 시작했다. 당시는 전주 향토음식 비빔밥으로 출발했다. 이 식당은 아직도 영업을 하지만 본점은 신시가지인 전북도청 부근에 번듯하게 지어져 5년전 오픈했다. 오랜 기간 크게 번창한 것이다. 마이 힐링로드가 4년전 본점을 처음 찾았을때는 식당 주변엔 건물이 몇채 없었다. 지금은 주상복합아파트와 빌딩이 숲을 이룬 핵심상권으로 변했다.
반야는 비빔밥은 대접에 비벼 먹는다는 상식을 깨고 손님 앞에서 지글지글 조리되는 돌솥비빔밥을 개발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았다. 아마 최초라고 주장하는 것은 1인용 돌솥밥을 식당에 처음 도입했기 때문인것 같다. 반야 돌솥밥에는 12~13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약재로 우려낸 물로 밥을 짓는 다는 점이다. 역시 돌솥밥으로 유명한 강원도 양양의 향토식당들은 돌솥밥을 '약수'로 짓는다.
반야는 또 비빔소스로 고추장 대신 고유의 비법으로 만든 양념 간장을 쓴다. 독특한 노하우로 만든 비빔간장은 긴 시간 숙성시켜 적당히 짜고 고소하면서도 달다. 채식위주인 반찬은 정갈하고 싱싱하다. 간장에 절인 깻잎은 아삭아삭하고 겉절이와 더덕구이도 재료의 맛을 잘 살렸다. 바닥에 눌어붙은 간이 밴 누룽지를 긁어 먹는 맛도 빼놓지 않아야 할 별미다. 이 집은 소불고기, 해물, 인삼, 자연송이 등 다양한 종류의 돌솥밥이 있다. 가격은 기본이 1만원, 나머지는 1만5천원이다. 지난해 전주시로 부터 전주 음식 명인으로 선정됐다.
첫댓글 반야돌솥밥 , 30여년전 제가 처음으로 돌솥밥이란걸 먹었던 집입니다
지글지글 뜸이 든채로 나오던 그 밥이 너무신기했던 기억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아쉽게도 그이후로 그렇게 맛있는 돌솥밥은 아직 못먹어 봤다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