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06/ 27
- 세월이 흐를수록 기억은 더욱 희미해지고 상상과 뒤섞일 것이다.
무엇이, 누가 실제로 어떻게 존재했는가는 모호해질 것이다.
기억에도 반감기가 있다면 그것은 언제일까.
- 영어반 시절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장면은 역시 유인물을 넘겨주며 내게 상냥하게 말을 건네던,
전교 학생회장의 '부드러운 적대'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환대보다 적대를, 다정함보다는 공격성을 더 오래 마음에 두고 기억한다.
어떤 환대는 무뚝뚝하고, 어떤 적대는 상냥하다.
- 우리가 언젠가는 누군가를 실망시킨다는 것은 마치 우주의 모든 물체가 중력에 이끌리는 것만큼이나 자명하며, 그걸 받아들인다고 세상이 끝나지도 않는다......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기대와 실망이 뱅글뱅글 돌며 함께 추는 왈츠와 닮았다. 기대가 한 발 앞으로 나오면 실망이 한 발 뒤로 물러나고 실망이 오른쪽으로 돌면 기대도 함께 돈다. 기대의 동작이 크면 실망의 동작도 커지고 기대의 스텝이 작으면 실망의 스텝도 작다. 큰 실망을 피하기 위해 조금만 기대하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과연 그 춤이 보기에도 좋을까?
- "널 당장 보고 싶어"라는 말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뜻이 아니다. 보는 것은 같은 시공간에 함께 있는 것이다.
만나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보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다.
- 어렸을 때 나의 꿈은 어떤 직업이 아니었다. 나는 두 가지의 '상태'에 이르고 싶었다. 유능과 교양.
- 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미래에 나쁜 결과와 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다.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갈망은 그 어떤 전략적 고려보다 우선하고,
살지 않은 삶에 대한 고찰은 그런 의미를 만들어내거나 찾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