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학회의 동향에 첨부된 박재완 유재봉(2025) 교육과정 연구의 논문에 대한 요약입니다.
더 자세한 것은 첨부된 논문을 읽보시면 됩니다.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논쟁의 비판적 검토
Ⅰ. 서론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도 AI 기반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한국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미래 교육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2025년부터 초등 3~4학년 수학·영어, 중등 1학년 영어 과목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본 논문은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실제로 미래교육의 방향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이 정책이 지닌 철학적·교육적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나아가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의 개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교육의 본질과 민주주의 원칙을 반영한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Ⅱ. AI 디지털교과서의 등장 배경과 정책적 의의
AI 디지털교과서는 디지털 기반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학습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학습 진단 및 피드백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교육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교육격차 해소, 학생 맞춤형 학습 실현, 미래형 교육환경 조성을 달성하고자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 확대, 그리고 AI 기술의 교육 적용 가능성 등이 이러한 정책 추진의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기술 도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연계되어야 함이 선행되어야 한다.
Ⅲ. AI 디지털교과서의 세 가지 쟁점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미래교육을 위한 충분한 대비인가?
AI 디지털교과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학습 분석 기능을 통해 학생의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OECD에서 강조하는 ‘행위주체성’과 ‘변혁적 역량’을 길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습의 주도권이 AI 알고리즘과 시스템에 의해 결정될 경우, 학생은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할 수 있으며, 이는 창의성과 자율성의 함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한 AI는 인문적 사고나 윤리적 판단을 제공할 수 없으며, 교사와의 상호작용 없이 구현되는 교육은 인간 중심 교육의 본질과 멀어질 수 있다.
2. 맞춤형 교육과 교육격차 해소 가능성은?
AI 디지털교과서는 개인화된 학습 경로 제공과 같은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교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사전 설계된 알고리즘에 따른 경로 제공에 불과하며, 학습자 개개인의 깊은 이해와 정서적 지원은 부족하다.
또한 디지털 접근성의 차이는 오히려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학습 태도 및 집중력 저하, 시각적 피로, 정서적 고립감 등의 부작용도 동반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의 디지털교과서 도입 사례에서도 학업 성취도 저하나 사회적 격차 심화와 같은 부정적 결과가 보고되었다.
3. 민주주의적 절차의 부재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그 도입과 추진 과정에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았고, 시범 운영 없이 전면 도입이 추진된 점은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교육 정책은 참여와 합의 과정을 수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정책은 이러한 원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신뢰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Ⅳ. 향후 과제와 대안 제시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술적·교육적·사회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교육 철학 정립: 기술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철학적 기초 확립이 필요하다. AI는 도구일 뿐, 교육의 목표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주체를 기르는 데 있다.
콘텐츠 개발의 균형: 지식 중심의 콘텐츠뿐 아니라 정서적·윤리적 요소를 반영한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하며, 학생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요소도 포함되어야 한다.
기술적 보완: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보, 디지털 격차 해소, 사이버 보안 강화, 데이터 편향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민주적 절차 보장: 다양한 교육 주체의 참여와 공론화를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충분한 시범 운영과 피드백 과정을 거쳐 제도화를 진행해야 한다.
Ⅴ. 결론
AI 디지털교과서는 새로운 교육 환경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것이 교육의 본질을 대체할 수는 없다. AI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이며, 교육은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교육의 목적에 맞는 방향에서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박세원과 유재봉은 이 논문을 통해 교육의 주체성과 민주성, 인간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에 두고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재설계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논문 요지)
최근 교육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정책은 미래 사회를 대비하고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정책은 디지털 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학습자의 수준과 특성에 맞는 콘텐츠 제공, 실시간 진단 및 피드백, 데이터 기반 수업 설계 등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박세원과 유재봉(2025)은 이 논문에서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 목적과 방식, 그리고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진정으로 미래 교육의 방향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첫째, AI 디지털교과서가 미래교육을 충분히 대비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디지털 역량과 AI 기술 사용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OECD의 ‘Education 2030’에서 강조하는 행위주체성과 변혁적 역량 함양에는 한계가 있다. 알고리즘 기반 학습은 학생의 능동성과 자율성을 저해하고, 오히려 학습을 수동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으며, 교사-학생 간의 정서적 상호작용도 약화될 수 있다.
둘째, 개인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AI 디지털교과서의 수준은 일부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데에 그치며,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디지털 접근성의 격차, 디지털 기기 과의존에 따른 문해력 저하, 학습동기 약화 등의 문제점도 함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사례에서처럼 디지털 교육이 오히려 학습 성취도 저하로 이어지는 현상도 관찰되었다. 이에 따라 단순히 기술적 도구에 의존하기보다는 교사와의 상호작용 및 정서적 지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은 학생, 교사, 학부모 등 다양한 교육 주체와의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급속하게 추진되었으며, 시범 운영이나 현실 검증 없이 일부 학년과 과목에 도입이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정책 수립의 정당성과 절차적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론적으로, 연구자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의 본질인 인간다움, 주체성, 인성 함양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첫째, 인간의 행위주체성과 도덕성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 개발, 둘째, 다양한 교과 간 융합과 균형 있는 콘텐츠 구성, 셋째, 알고리즘 투명성 및 기술의 공정성과 보안성 강화, 넷째, 정책 도입 과정에서의 공론화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보장 등이 요구된다.
따라서 AI 디지털교과서는 무조건적인 도입보다는 정치적·사회적 합의와 교육적 성찰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설계되고 구현되어야 하며, 기술 중심이 아닌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방식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이 이 논문의 핵심 주장이다.
📚 출처:
박세원, 유재봉 (2025).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논쟁의 비판적 검토. 『교육과정연구』, 제43권 제1호, 285-304.
DOI: http://dx.doi.org/10.15708/KSCS.4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