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23 백오십원의 가치
매일 아침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우유대리점인데 초중고 학교에 신청한 학생들에게
배달되어 그들이 마신 빈 우유병을 수거해 와서 대리점에 모아 놓아 버린다.
나는 대리점 사장한테 이야기해서 버리지 말고 잠시 놓아 달라고 부탁했다.
환경을 생각하며 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장은 나의 환경사랑을 잘 듣고 있다가 '그러하겠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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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리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우유병 위에 있는 마개 속 에 들어 있는 은박지는 뜯어서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로 넣고
뚜껑과 다른 것들을 분리하여 투명비닐봉투에 넣었다.
우유병만 따로 다시 투명비닐봉투에 넣어 고물상에서 받는다고 하여
그곳에서 30미터 거리의 고물상에 갖다주곤 한다.
어제는 3키로로 200원을 받았고 오늘은 양이 많지 않아 2키로그램, 1키로 그램은 단가가 70원인데
150원 받았다.
1톤 탑차 우유 배달 사장이 대리점에 와서 우유병 몇박스를 차에 실으면서내가 분리작업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오셨군요" 라고 뒷퉁수에 대고 말했다. 뒤를 돌아보니 할아버지였다. 내가 보기엔 나이가 꽤 드신 어르신이다.
나에게 그거 팔아 얼마받냐고 해서 오늘 150원 받았다고 하니 천오백원이 아니구요? 라며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150원이다. 노동한 최소한의 보상이다.
폐지가격은 1키로그램의 40원으로 10키로 모아야 400원을 받는다.
그렇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힘겹게 노동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음을 다시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