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앙 게스트하우스
짐을 맡기기 위해 파비앙 게스트하우스로 향하기 전, 숙소담당 세영이가 게스트하우스에 전화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저희가 체크인 하기 전에 짐을 미리 맡겨도 되나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서 주변에 있는 어른을 바꾸어달라고 하셨습니다.
핸드폰을 스피커폰으로 바꾸었습니다.
짐을 맡겨도 되는데, 버스정류장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오래 걸어야 해서 힘들 거라고
5만원을 주면 우리가 오늘 가는 일정을 차로 이동시켜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장님의 말씀을 같이 듣고 아이들과 사장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의논했습니다.
"원래 우리 계획대로 가요."
"15분 정도면 걸어서 갈 수 있어요."
사장님께 우리는 이미 오래 걸을 것을 각오하고 왔고, 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계획하고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버스로 이동하고 있는데, 세영이에게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님은 다시 보호자인 저를 바꾸어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장님께 우리 여행의 방식을 설명해드렸습니다.
"방금 사장님 전화를 받은 아이가 숙소담당인데, 그 아이와 소통하셔도 됩니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하게 하시는구나. 아이고, 선생님이 고생이 많으시네요."
사장님의 걱정과는 달리 저는 아이들이 이 여행의 주인 되어서 편하게 여행했습니다.
숙소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세영이가 전화해서 문의해주었고, 장소를 이동할 때는 지윤이를 따라갔습니다.
연우가 여행을 기록해주었고,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예랑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한 건...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그리고 누구보다 음식 맛있게 먹기!
물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이 여행의 유일한 어른으로써 오히려 아이들의 눈치를 살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여행의 주인은 아이들이라는 사실에 눈치를 슬며시 거두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같이 의논해서 결정한 일이잖아!'
'나는 너희들의 여행을 도왔을 뿐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한 일들을 모두 내가 했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편한 여행이었습니다.
#추억의 달동네
편의점에서 점심을 먹고 추억의 달동네에 갔습니다.
추억의 달동네는 우리나라의 옛날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과 달고나도 만들어서 뽑아보고, 옛날 거리 풍경을 재미있게 구경했습니다.
세영이의 제안에 귀신의 집에도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다시는 귀신의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추억에 달동네에 있는 방방에서는 정말 실컷 놀았습니다.
결국 불국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방방을 더 타기로 했습니다.
본인이 맡은 과업을 척척 해낼 때는 잘 못느꼈는데, 내가 지금 6학년 아이들과 여행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불국사
불국사 근처 버스정류장에 내렸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몸도 으슬으슬 추워집니다.
"어떡하지? 비 오는데요?"
"우리 그래도 불국사 가기로 계획했으니까 한번 가보자"
지윤이는 불국사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지윤이가 가고 싶어 했던 루지월드는 비 소식에 일정에서 취소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비도 조금씩 오는데, 얼마나 가기 힘들었을까요?
그래도 불국사에 가보고 싶어하는 다른 친구들을 위해 큰 불평 없이 함께 가준 지윤이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숙소에서
편의점에서 산 간식을 모아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간식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하루 재밌었다. 그치?"
"네"
돌이켜 볼수록 여행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한 감사가 떠오르는 신기한 여행입니다.
연우야 세영아 예랑아 지윤아 고마워.
첫댓글 파비앙 게스트하우스에서 신경주역까지 차로 데려다주시고, 아침 식사 챙겨주신 지윤 어머니 고맙습니다.
대전역까지 데리러 와주신 임혜연 선생님, 신효섭 선생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