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냐
(지나가는 계절)
산촌 서현호
너란 누구냐 대체 누구란
말이냐
밉거나 싫지가 안으니 말이다
미워하고 싶고 싫어지면
좋으련만
미워하고 더 싫어하면
더 생각나고 그리우니 말이다
내일이 보이지 않고
오늘이 어찌 갈지 모르지만
네가 생각나면 생각하고
그리우면 그리워하며 살고자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내게 온 오늘도 다 못 잡으니
말입니다
너란 하루를 보듬고 시간이란
둘래 속에 갇혀 있는 너를 보며
손발 묶이지 않고 그저 바라보며 세상사 구경삼아
내 발길 가는 곳이 여기가 거기구나 하며 가려합니다
바람은 세게 불어도 약하게 불어도 지나 가더이다
너도 그렇구나
내 친구의 달빛 속에
그려진 꿈(용석이 의 꿈)
산촌 서현호
친구가 창을 보았다
어둠 속 꿈을 꾸며 밤을 보내고
소요산 밤공기는 산 등성이를
타고 재를 지나 친구가 있는
창문을 흔들어 주었네
새 날을 너에게 보내주고
온기가 되어 너에게 하루를
채워 주던 달빛 속 너에 꿈
그렇게 밤바람이 지나고
이제 그 창에 너는 기대어
밤바람을 맞고 달빛에 서서
별을 본다
너에게 불어주었던 바람이
잠을 깨우고 새벽을 주었듯
새로운 바람은 새로운 날로
새롭게 시작이 되었네
오늘을 맞이하고 내일을
불어 주던 바람
그것이 달빛에 그린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