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라고 하면 리튬 배터리나 양극성 장애 치료제가 먼저 생각날 것이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식단 속 리튬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2022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로 리튬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절반 정도 낮았다. 또 다른 연구는 리튬 함량이 높은 물을 마시는 사람들의 치매 위험이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025년 ‘네이처’에 발표된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기억력과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전전두엽 피질에서 리튬 수치가 감소했고, 반대로 아밀로이드 플라크에서는 리튬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리튬이 들어 있는 식물성 식품으로부터 공급된 뇌의 리튬이 아밀로이드 플라크에 흡수되어 뇌의 리튬 수치가 감소한 것이었다.
이를 더 조사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실험실 쥐들에게 먹이는 식단 속 리튬 함량을 크게 낮추어 보았다. 8개월 후 이 쥐들은 리튬이 든 식단을 먹은 쥐들보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현저히 나쁜 성적을 보였고,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보이는 것과 유사한 뇌의 변화도 나타났다.
뇌의 낮은 리튬 수치는 알츠하이머 병의 위험 요인이고, 리튬 보충제가 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있는 쥐들에게 리튬 오로테이트lithium orotate를 투여하여 이 가능성을 조사했는데, 리튬 오로테이트가 아밀로이드 침전물에 붙잡힐 가능성이 가장 작다는 것을 발견했다. 9개월간의 치료 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들의 플라크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정상 쥐들과 마찬가지로 기억력 테스트도 잘 수행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가 사람에게도 같이 적용될지, 리튬 보충제가 알츠하이머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될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간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
리튬 오로테이트는 현재 건강 보조 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매가능한 이 시판 보충제에 함유된 용량은 양극성 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용량보다 수백 배 적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성도 낮다.
지금 당장 이 보충제를 먹기 시작할지 여부는 각자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