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기대 담배를 피던 김범신 베드로 신부 (김윤석)가 차에서 내리는 누군가를 보며 인사한다
"예... 그 동안 잘 계셨습니까?"
사회적인 예의 미소를 억지 장착하고 같이 인사하는 사람 극동종교문제연구소의 대표 겸 목사인 박웅재 목사다 (이정재)
"우리 박목사는 신수가 나날이 훤해져 방송물을 먹어서 그런가 일전엔 뭐 그알에도 나오드만? 아주 유명인 다 되셨어~"
"하하 유명인은 무슨 종교인이 유명해져봤지요 신부님도 여전하십니다 하나도 안 늙으셨어"
낄낄 놀리듯 칭찬하며 범신이 계단을 오르고 웅재가 맞장구치며 뒤따른다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래된 낡은 사무실이 나오고 그 언젠가 다단계 회사의 사무실로 쓰였던 흔적이 보이는 현수막과 포스터들
"하여간 다들 시간 개념들이 없어 우리 봐봐 나나 박목사나 아니다 박목사는 예배는 집전 안 하지? 우리 신부들은 말이야 눈비가와도 칼같이 정해진 시간에 미사를 집전해야되니까 시간 약속 이런건 칼이거든 새벽미사 그거 조금만 늦게 일어나서 늦어봐 미사 온 할마시들이 얼마나 구박을 하는지 아구구구....."
범신이 널브리진 접이식 의자를 하나를 일으켜 펼쳐 앓는 소리를 내며 앉고 웅재도 그 맞은 편에 앉는다
"근데 그 XX수녀원 그거 진짜야? 거기 수녀들이 맨 아니라고 그렇게 박목사 사무실 앞에서 시위 한다면서?"
"왜요 같은 종교라 마음이 쓰이시나보지요?"
"에이 무슨 그런 섭한 소리를 뭐 우리라고 다 깨끗하고 뭐 올바른 양반들만 있나 어? 그건 교회도 마찬가지 아냐 빠금한 사람들끼리 왜 이래? 으휴 다같이 좀 착하고 올바르게 살면 좀 좋아"
"그러니 그것이 하나니님의 조화속이지요 애초에 하나님이 인간들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 아니고 하느님"
"거 참 호칭 다른 거 아시면서 각자 영역 존중 좀 합시다 예?"
"그리고 진화론 나온지가 언젠데 창조는 무슨 창조냐"
"거거 무슨 지옥에 떨어질 소리를...."
"에헤이 요즘 종교도 과학이야 과학 영어로 사이언스"
"신부님이 하시는 구마의식도 그럼 사이언슨가 보죠?"
범신의 말에 웅재가 뼈 있는 농담으로 받아치고 머쓱해진 범신이 거 사람 참... 하는 얼굴로 화제를 전환 시킨다
"그나저나 이리 귀한 사람들 오라가라 한 풍수쟁이 놈은 왜 여태 안보여?"
"아! 좀 늦었수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지관 상덕 (최민식)과 무속인 화림 (김고은) 그리고 화림의 제자인 법사 봉길 (이도현)이 우르르 들어오고
"김형 오랜만입니다"
"어이고 오랜만이야"
상덕과 웅재 범신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나누는데
"아이 뭐야 뭔 예수쟁이가 둘이나 있어? 퉷 일진 드럽다 오늘"
뒤에 화림이 못마땅한 듯 마른 침을 뱉는 시늉을 한다
"김형이 말한 그 용하다는 젊은이?"
"어어 인사들해"
상덕이 서로 인사를 시키는데 화림이 웅재와 범신을 위아래로 훑으며 말한다
"이 아저씨 기 무지하게 쎄네? 옆에 키 큰 양반도 그렇고 아 이래서 내가 예수쟁이들이 싫다니깐"
. . .
잠시 뒤 다들 좀 어색한 분위기에 앉아있고
"그래 무슨 일로 보자고 하셨습니까?"
웅재가 입을 떼는데 멀리 급하게 계단 오르는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더니 이제는 신학생이 아닌 신부가 된 최준호 아가토 신부(강동원)가 들어온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들어오자마자 화림과 눈이 마주치는데
"뭐야 이 몰몬교 아저씨는 또?"
예전에 범신이 준호를 처음 보자마자 몰몬교 같이 생겼다고 놀린 것이 생각나고
"에헤이 몰몬교라니 우리 최신부한테"
"아하 이쪽도 신부야?"
다시 준호를 위아래를 훑던 화림
"댁네가 믿는 신이 이 아저씨한테는 온 달란트를 얼굴에 몰빵하셨나봐?"
그 말을 들으며 준호는 어러버리한 표정으로 저분은 누군가 꿈뻑거리며 범신의 옆에 앉는데..
봉길만이 스승 화림이 준호가 잘생겼음을 칭찬하는 말이란 걸 알아 듣고 못마땅한 얼굴로 제 맞은 편에 앉은 준호를 빤히 흘겨본다
"자자 다른 이야기들은 차차하고 제가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부른 것은..."
상덕이 일어나자 다들 집중 모드가 되어 상덕을 쳐다보고 카메라 점점 멀어지며 멀리서 상덕의 말을 경청하는 모두를 전체샷으로 잡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