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열전 史記列傳] 사마천지음. 김원중옮김(민음사)
기대했던 사기 열전.. 역시 두껍습니다. 두 권으로 구성돼 있고 너무나 많은 인물들 이야기로 다 읽은 후 처음이 누구
였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약 1,800페이지 정도 되며, 책은 등장 인물만 112명이라 말하고 있습니다만..주인공 뿐 아니라
그의 직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실제 인물은 더 되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많습니다.(-.-;;)
일단,
사마천의 사기라는 책은 본기[本紀]12편, 표[表]10편, 서[書]8편, 세가[世家]30편, 열전[列傳]70편 등으로 총130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 중 [사기]의 꽃이라 불리 우는 것이 본기와 열전입니다. 그 이유는 그 옛날 춘추전국시대. 진과 한나라
에 이르기 까지 세상을 호령한 황제의 이야기들와 그들 주위에서 천하의 지배와 제패를 도왔던 수 많은 영웅들의 이야기
이기에 그렇습니다.
더하여, 그들의 삶을 그림으로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나가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인간사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한마디로 인간 삶의 보고라고 해도 절대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예상대로 역시 사마천은 대단한 이 더군요.. 솔직히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으면서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염두 해 두고는
있었습니다. 분명 동,서양의 최대 역사가로서 누가 누구만 못하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무엇보다, [역사]와 마찬가지로 광활한 대륙 속에 수많은 왕조와 그 속의 영웅들을 전수조사 하다시피한 그의 열정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또 한가지는 전설의 황제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기원전87년)까지의 2,000년 이전의 모든 역사를 싸그리 정리 했다는 점
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고로 열국지나 초한지 등 소위 말하는 춘추 전국시대를 이야기하는 책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참고하기도 했습니다만.. 더하여 다음 읽을 책이[전국책-춘추전국시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말이지 내용이 끝이 없습니다.. 이런 엄청난 내용들을 전부 정리하고 요약하고 더하여 자신의 의견까지 말하였으니..
아 배아프면서 짜증나~ ㅡ.,ㅡ;; 사실 요약은 어렵습니다만.. 만사 제쳐두고 책의 내용을 간략히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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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 수많은 열국의 독립이 생겨나면서 각 나라 제후들의 야심을 충족하기 위하여 사상가와 전략가, 장수들이 필요했
습니다. 세상은 전쟁에 휘말리고 피의 시대가 도래 합니다.
책략가로 진 나라를 상대하여 6국을 동맹시킨 소진이 있는가 하면 그 동맹을 무너트린 장의라는 인물도 있습니다.
전쟁이 필요악이었던 춘추전국시대. 강군을 육성한 법가 상군은 진나라 효공을 도왔으며,
이에 맞선 초나라는 현장을 중요시한 오기를 등용하여 맞섰고, 제나라는 양저와 손빈(손무의손자)을 등요 세력확장을 모
색했습니다.
부모를 죽인 초나라 평왕을 죽이기 위해 오나라에 의탁하여 공을 세운 오자서의 이야기가 있으며, 자연스럽게
춘추오패의 한명인 오나라 합려왕과 아들 부차의 이야기를, 역시 오패의 한명인 월나라 구천을 언급합니다.
관중을 이야기하면서 오패의 한명인 제나라 환공을 이야기 합니다.
전쟁에 반대한 이가 있었으니 왕도정치를 주창한 맹자와 공자, 그리고 그의 제자들, 묵자의 평화주의를 중니,제자열전을
통하여 말하고 있으며 제자백가를 이야기 합니다.
자객역전에서는 조말이나 섭정등 목을 내놓지언정 지조를 꺽을수 없다는 충신, 자신을 알아준 이를 위한 죽음을 택한 이
들을 이야기 합니다.
남의 가랑이 사이를 기었던 굴욕을 딛고 일어나 왕의 자리까지 올라간 풍운아 한신의 이야기도 있으며. 한나라를 건국한
유방과 초나라의 항우와의 결전에서 한나라를 세운 고조 유방을 위해 공을 세우고 죽어간 수많은 무장, 책략가 등을 소개
합니다.
단지 영웅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화식열전으로 상술과 시장논리를 이야기하는 장이 있으며,
한의학과 임상과정을 서술한 편작, 창공 열전이 있으며,
점을 치는데 쓰였던 기술들을 열거한 귀책열전과 일자열전이 있으며,
유창한 말과 비유로 군주의 잘못을 꾸짖고 바르게 한 골계열전 등,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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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요약하기가 힘들고, 전부 이야기 할 수도 없지만..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보고 느낀 점은,
첫째, 112편의 인물을 묘사 했으나 그 중 3족이 멸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영웅이 57명에 달한다는 점입
니다.
최고의 지위와 부귀.. 그러나 사람의 판단이, 그리고 처세에 따라 그 끝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너무나 충신이어서 그 고집을 꺾지 않고 뱉는 말에 독이 생기는 경우 또는, 주위의 그릇된 간언을
물리치지 못하여 생긴 참화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그 직위가 높을수록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또한 간신들의 말을 믿고 따르게 되어 충신을 잃는 사례가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높을수록 적 또한 많아지는 법입니다.
둘째, 너무나 많은 등장 인물과 제국입니다.
보통 춘추전국시대의 책을 접하는 사람들은 되려 삼국지가 시시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벌써 사이즈가 달라 버립니다~ 이거.. ㅋ.
중국의 역사를 간략히 들여다 보면
먼저
1. 하나라
2. 상 나라(은나라)
3. 주 나라(서주, 동주로 나뉘며 동주 시대가 바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4. 진나라(춘추전국시대의 혼란한 나라를 하나로 통일한 진시황재의 나라)
5. 한나라(짧은 역사의 진 나라가 멸하고 유방과 항우가 결전을 벌여 항우를 꺾고 유방이 세운 나라)
그리고 400여 년간의 한나라 다음이 삼국시대 입니다.
삼국 이래 봐야 위촉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는 주 나라가 쇠약 해지면서 100여 개국의 제후국이 생겨나고, 그 혼란 속에서 7개의 강한
나라로 압축되면서 벌어지는 그야 말고 살고 죽는 피 말리는 외교전과 처세술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서 그 혼란 속 천하를 재 패한 5명의 황제이야기(춘추오패)와 7강국의 살기 위한 외교 전을 그리고 있으며
진시황제의 천하통일, 이후 명장중의 명장 고조유방과 항우, 한신 등의 뛰어난 영웅들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니 스케일과 외교 전 전략 전 모두 삼국지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단지 문제는 등장인물과 사건, 사고가 하도 많아서 좀처럼 맥을 잡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ㅎ
셋째, 웬만한 중국의 유명인사들은 다 주 나라와 춘추전국시대에 있습니다.
일단 공자, 맹자, 순자, 노자, 묵자, 한비자 또 아시는 분 있나요? 웬만한 사상, 철학가들은 전부 이시대 사람들입니다.
책략가는 어떨까요? 손자병법에 손자, 손자의 손자 손빈, 방연, 육도삼략의 태공망, 황석공등..역시 이시대 사람입니다.
천하를 호령한 여자는 어떨까요? 포사, 서시, 여태후 전부 이시대 사람들입니다..
중국의 사상적 기초, 군사학, 경제학, 처세술 전반이 이 시대에 성립되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시기라 할 수 있겠습
니다.
다 읽은 후에도 사실 정리가 되질 않습니다.. 애고 머리 아파라… ㅋ [전국책]을 읽으면서 다시 정리해 볼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손빈과 방연이 벌이는 전술과 계략의 두뇌싸움 이야기(영화 [전국]으로 나왔다죠??),
부모의 복수를 위하여 홀로 세상과 맞선 오자서의 이야기,
공자의 제자 자공이 노나라를 구하고 오와 월, 제와 진나라를 싸우게 한 이야기,
강한 진나라를 대항하기 위해 6개국을 연합한 소진과 그것을 깬 장의의 이야기,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사기열전을 일기 전에 만화로 된 열국지나, 초한지등을 보시면 훨씬 더 읽기가 수월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고인이 되신 고우영 작가님의 6권으로 된 열국지를 읽으면서 참고 했는데 매우 재미있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열국지는 춘추전국시대를 이야기하며, 초한지는 진시왕과 항우, 유방, 한신 등을 이야기 하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