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트리트 터미널에 도착했다
싱가폴답지 않게 주위가 휑하다
내주머니도 휑하다!!!!!
단 1달러도 음~~다
환전소가 어딨는지도 모린다
이막막함이란!
싱가폴은 조카가 있다는 생각만으로
준비 역시 소홀 했었다
버스에서 안면이 있는 말레샤 여자가
환전소가 자기 목적지랑 비슷하다고
택시를 타고 가잔다
반반부담으로!
돈이 없다고 하니 걍 같이 걸어 가잔다
한낮에 강렬한 햇빛이 내려쬔다
섹쉬한 말레샤 여자가 앞장서고
그뒤를 44살 한국 아줌마와 중학생이
졸졸졸 따라가는 모습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2-30분을 걸었나
큰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중전화가 눈에 들어온다
조카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
쇼핑몰 수위 할아버지께 전화비가
얼마냐고 물으니 10센트 란다
없어? 보이는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주신다
땡큐를 연발하며 전화를 건다
귀한 돈이므로 한방에 성공 해야 되는디....
배가 고파서 손끝이 떨렸지만
집중해서 번호를 누른다
몇번의 신호음 끝에
구세주와 같은 조카의 목소리가 들린다
만날 장소를 정했다
환전소를 물어 싱가폴 달러로 바꾸었다
이제 돈도 있고 연락도 되었고
마음이 안정 된다
조카와도 만났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싱가폴 구경이다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심지로 나갔다
여기 와서 가장 놀란건
지하철 에스컬레이트 속도다
빠름~빠름~2배속이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물만 마셔도
벌금 500달러란다
여러 민족이 모여 사니
강력한 법규로 질서가 유지 되나 보다
*싱가폴 지하철에 붙어있는 경고문구다*
시간은 짧고 보고 싶은건 많으니
맘이 급해서 쓸데없이 지하철만
여러번 탔었다
동선이 길어 몇군데는 포기하고
그나마 호텔 가까운 곳에서
집중적으로 보기로 했다
하버 프론트역에서 내려
센토사섬을 간다
모노레일, 버스,케이블카라는 교통수단이
있었으나 얼마 보지 않더라도 걸어서 가기로 했다
첫 정이 무섭다고 했던가?
깔끔한 거리와 높은 빌딩들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여러 조형물들이 있는
싱가폴이지만 그래도 나는... 그래도 나는...
지저분 하지만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지는 말레샤가 더 조타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가지 않았다
에버랜드가 더 좋은데 굳이 물건너
와서 이런걸 보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너무 힘들어 센토사 인공비치도 가지 몬하고
중간쯤에서 돌아왔다
체력은 벌써부터 바닥이다
아침부터 버스 4시간과
말레샤 여자 따라 땡볕을 걸었고
조카 자취방을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를 탔고 그후 지하철 여러번과
나가는 통로가 워낙 여러 갈래라
많이 헤매고 센토사섬까정!!!!!
여기 와서는 고저 조카만 따라 다녔다
스스로 찾아 가는것 보다
따라 다니느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줄이야~
조카도 이제 고등학생인데
뭘 잘 알겠는가
공부한다고 자주 와 보는 관광지도 아니고
물건너 숙모가 왔는데 나름 얼마나 긴장하고
안내를 잘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겠는가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기특하다
나올때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몸이 벌써 모노레일에 앉아 있다ㅋ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주변과
빅트리 야경을 보러 갔다
현존하는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 공사라는 말을 듣는
이 호텔을 우리나라의 쌍용건설이 만들었다
3개의 건물위에 배모양의 건축물!
자랑스럽다
그 호텔 투숙객들만 이용할수 있다는
배모양 부분에 유명한 수영장이 있다
맞은편에 가든스 바이 더베이(슈퍼트리)와 함께
야경이 정말 멋있었다
이미 나의 영혼과 몸은 분리된 느낌이다
영혼은 벌써 호텔방 침대위에 있다
싱가폴의 물가가 확실히 비쌌다
싱글룸을 예약했는데도
말레샤 가격의 2배다
나혼자 첵크인을 하고 그사이에 둘은
남인냥 엘리베이트에서 합류했다
어찌나 가슴이 조마조마 하던지ㅋㅋ
방은 좁았지만 침대는 킹사이즈라
3명이서 편하게 잤다
사온 간식거리와 함께
폭풍수다가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그저 숙모구나
그저 조카구나 뭐 그런그런 사이였다ㅎㅎ
하지만 물건너 만나니 상황은 달라진다
그날은 구정 전날이다
날짜가 기가 막힌다
남편에게 보이스 톡하니
어머니랑 형님네랑
여수에서 같이 보내고 있다 한다
비록 2팀으로 나누어 졌지만
나름 맘이 따뜻해진다
오늘 여행은 몸이 가장 힘든 하루였다
그러나 명절에 만나서
같이 보냈다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하루다
다음날 호텔을 나왔다
중국인들도 이날 명절을 지낸다
조금 걸어가니 엄청난 인파가 보인다
명절 아침이라
신전에 제사지내는 모습이다
모두가 두손에 향을 들고
단체로 우르르 몰려가더니
손을 높이 들어 동서남북 절을하고
기도하는모습이 신기하다
* 까만색 옷을 입은 사람이 어마무시한 싱가폴 경찰이다*
조카와는 아침을 먹고 헤어졌다
같은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먼저 내렸는데 맘이 짠하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
어제 다보지 못했던
머라이언 공원을 한바꾸 돌기로 했다
공원주위로 샌즈호텔, 머라이언상,
유수의 회사 빌딩들이 밀집해 있다
딸도 이런곳에서 직장을 다니고 싶단다
그래 딸아! 니 덕에 샌즈호텔 수영장에서
똥 폼 한번 잡게해줘ㅋ
아침에 조카에게 지도와
지하철 노선도를 받았다
이제는 여행할때 이 2가지만 있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지도를 보며 차이나 타운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나라마다 차이나 타운이 있는것 같다
우리 제주도도 중국인들의 점유률이
높아져 가고 있다는데 무서운 민족이다
명절 아침이라 문닫은 가게가 많았고
신전이 있는곳엔 참배하러 온
중국인들이 많았다
우리도 향을 얻어 똑같이 해본다
이번여행 아무 탈없이 많은 경험하고
가자고 빌어본다.
걸어 가는중에 우연히 딸이 가고
싶어하는 레드닷 뮤지엄을 발견했다
나름 유명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작품도 전시 하고 판매도 하는 곳인데
수,목은 휴무란다 아까비!
*레드닷뮤지움을 멀리서만 지켜본다ㅜㅜ*
다시 지하철을 타고 보타닉 공원에 갔다
적도 근처라 햇빛과 비가 자주 오는
관계로 나무가 무진장 잘 자란다
우리나라 몇백년 된 나무가
여기선 몇년만에 자라지 않을까
더운 대낮인데도 소풍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드디어 우리가 해보고 싶은 일을 할때가 왔다
170번 시내버스를 타고
말레샤 국경을 넘어가는 경험 ㅋㅋㅋ
170번을 탄다
목적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4-50분을 달렸을까
싱가폴 사무소에서 출국수속을 밟는다
근데 시내 버스인데 우리를
기다려 줄까 운전기사에게 물어보니
수속 마치고 정류장에서 170번
아무거나 타고 오면 된단다 아하!
이제 한번 해 봤다고 여유가 생긴다 ㅋㅋ
드뎌 긴 다리를 지난다
이 다리를 지나면 말레샤다
신기하다
어젯밤에 조카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 있잖아 아침에 학교 올때 170번 잘못타서
말레샤 갈뻔했잖아" 우하하하
분단된 우리나라로선 감히
상상할 수없는 상황이다
우리도 가능할까?
서울에서 신의주로 이어지는 경의선을 타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프랑스로 가는 여정이...
우리나라 중2가 있는한
감히 그날을 꿈꿔본다^^
*6탄에 이어집니다*
첫댓글 명절이라 북적거렸겠지만 그래서
도 좋은 경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