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12월이 찾아왔습니다.
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을 맞으면서 지나간 한 해를 돌이켜보고
새해를 뜻있게 맞이하기 위해 나는 예전에 찾았던 오지의 산과 그 계곡을 다시
차례로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산에만 오르고 체험의 성과가 없다면 그것은 산행이 아닙니다.
산행은 걷기만이 아니라 사색의 광장입니다.
정신을 움직이게 하려면 육체를 움직여야 합니다.
걷기는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이자 마음을 여행하는 길입니다.
산은 굳은 의지력과 인내를 가르치는 힘을 줍니다.
그리고 고요 속에 펼쳐지는 정관(靜觀)의 경지로 나를 이끕니다.
자기애로의 몰입할 수 있는 나와 자연에의 합일의 경지를 가져다 줍니다.
올 가을들어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오지를 차례로 찾아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대금산, 비래암, 강씨봉, 그리고 그 산에서 흐르는 청정계곡...
11월 25일 낮 1시,
강씨봉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천지가 온통 한눈아래 하늘인가? 바다인가?
우수쑈인가?
실오라기 같은 무지개 운해가 수평선에 허리띠를 두르고 그 위로 운악산
봉우리가 외롭게 떠 있었습니다.
“바로 이거야!!”산행의 고통은 일시에 날아가고 자연이 허락한 짧은 기쁨,
멀리 원초적 고요가 내 내면의 세계로...
우리 강산에는 지금껏 보지 못한 청정무구의 오지산과 계곡들이 숨어 있습니다.
☞ 오지산행 길잡이
1. 오지산행은 고된 발품을 파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의 희열입니다.
탐험의 개척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지산행은 만들어진 등산로가 아닌 길 없는 숲과 산악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의 흔적이 묻지 않은 원시의 숨결을 맛 볼 수 있습니다.
2. 지형도와 나침반은 필수입니다. 독도법은 생존법입니다. 독도법을 읽히고
오지산행에 임하여야 그 재미와 체험이 극대화 됩니다.
3. 지형도를 정확하게 볼 줄 아는 실력을 갖추면 처음 찾는 산행이라도 산과 계곡을 내 동네 드나들듯 할 수 있습니다.
4. 자연 경관뿐만 아니라 식생 생태계에 대한 학습을 열심히 하면 산행의 즐거움이
한결 높아집니다.
5. 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여 도전적 탐력을 키워야합니다. 그리하여 한국의
오지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도전하는 실력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사람만이 아니고 세계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세계화라는 거대한 파고를 헤쳐 더 높은 단계의 삶에 도달하기 위하여 단순한 지식만 쌓는 게 아니라 교양, 지혜, 믿음, 자연, 정서 등 내면의 모든 힘을 끌어올려 보다 높은 품격을 쌓아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미개척지는 자신의 내면입니다. 거기에는 어느 지하자원보다도 풍부하고, 어떤 에너지보다도 강력하며, 고갈되지 않고 샘솟는 큰 힘의 원천이 있습니다.
그 힘을 이끌어내어 자연에 뒹굴며 세계인으로 자라나야 합니다.
-2007년 12월 캠프나비 깐돌이 박상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