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연
31구역 1반 김춘녀 리오바
저는 1983년부터 약 5년간 군무원으로 근무했고, 남편은 군무원으로 정년퇴직, 시아버지께선 6.25 당시 통신장교로, 2명의 시동생은 군 장교로, 아들과 사위는 현재 군 부사관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군과의 인연이 깊은 제가 군종후원회와 맺어진 것은 아마 정해진 인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2011년, 아들의 입대를 계기로 군종후원회 회원으로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군종후원회에 작은 보탬이나마 되고자 시작한 저는 당시 군종후원회 회원의 제안으로 군부대 내에 있는 공소를 찾아가 용사들과 대면하고 함께 미사 드리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움직임은 점차 가족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남편은 차량 이동과 공소 주변 환경정리, 딸은 매주 토요일 미사에 반주를 전담하는 등 필요로 하는 일에 가족 모두가 군종후원회의 이름으로 봉사하게 되었고, 2021년 후반기부터는 사위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갈현동성당 군종후원회 활동은 2013년에 본당에서
코다리와 동태포를 판매하며 자체적인 기금을 마련하는 것에서 시작하였고, 이를 통해 30사단 예하 대건 공소에서 안드레아 공소의 용사들에게 미사 후 간식을 제공하고, 분기마다 떡볶이, 어묵탕, 순대와 양념치킨 등을 직접 만들어 나누는 등의 활동을 하며 정을 깊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갈현동성당 군종후원회의 적극적인 활동이 ‘가톨릭신문’과 군종후원회 소식지인 ‘등불’에 소개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이미 전역한
용사들에게서안부 인사와 더불어 “어머님 덕에 천주교에 대한 좋은 인식을 많이 갖게 되었고, 열심히 꾸준하게 성당을 다니지는 못하더라도 항상 그 믿음 하나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반갑고 감사한 연락도 받으며, 군종후원회 활동의 보람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공소 방문 활동이 단순히 용사들에게 먹을거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마음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고,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때론 조심스럽게 다가가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되었던 부대 출입이 최근 일부 해제되어 다시 부대 방문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용사들의 종교 활동이 소극적이어서 아쉬움이 있는데, 용사들의 종교 활동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한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군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군인들은 나의, 여러분의, 그리고 우리의 가족입니다. 어쩌면 정해진 인연, 하지만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소중한 우리의 인연들을 잊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시선과 격려하는 말로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갈현동성당 군종후원회의 활동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