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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행(四川行) 3
처음 무정이 느낀 감정은 난감함과 어색함이었다.
군문을 벗어난 무정은 조금은 새로운 마음으로 남으로 내려갔다. 모든 것이 생소했다. 자그마한 촌락도, 이름 모를 야산도....그리고 그 산의 나무들조차 새롭게 보일정도로 무정은 편안하고 기분 좋게 느껴졌다.
그러나 무정을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사람들은 무정을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가 객잔에 들어서면 그 안의 사람들이 나오는 사태가 며칠 반복되었다. 무정은 그때마다 난감해 했다.
무정은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은연중의 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항상 전투에 대한 긴장은 그런 살기를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했다. 게다가 검은 피풍의로 온몸을 감싸듯이 두르고 있다지만 육척이 넘는 산만한 덩치에 기다란 흑발, 등 뒤에 비죽이 나온 초우의 손잡이를 보는 사람들의 그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무정은 아예 객잔에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차라리 노숙을 하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하였다. 그는 그렇게 감숙성을 벗어났다.
그러나 감숙을 넘어 사천성으로 들어오자 무언가 조금 색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사람의 얼굴 이었다. 감숙보다 국경이 멀기에 이곳은 전쟁이란 것을 아예 모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마다 힘든 일을 하듯, 지친 얼굴도 있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본 그런 부서진 얼굴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위하여 그 사람을 위하여 힘든 일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얼굴 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무정이 현재 들어선 곳은 감숙을 바로 벗어나 처음 맞는 마을다운 마을이었다. 엄원(?元)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총총히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보며 무정을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무정은 객잔을 찾았다. 왠지 이곳의 사람들은 감숙성의 사람들과 다를 것 같았다.
저 멀리....원일(元一)객잔이라는 간판을 보았다. 엄원의 하나뿐인 객잔이란 간판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객잔이 보였다. 무정은 생각을 굳히며 말고삐를 고쳐 잡았다.
“어서옵...!”
점소이 소량은 팔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어떤 손님이든지 척 보기만 하면 일층인지 이층손님인지, 혹은 숙박할 손님인지를 한 눈에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는 확신이 서질 않았다.
육척이 훨씬 넘어 보이는 키에 뒤의 문이 안보일정도로 산만한 덩치, 파풍의인 듯, 온몸은 검은 천으로 둘둘 감았지만 언뜻 보이는 팽팽히 퍼진 옷주름은 엄청난 근육단련을 해왔음을 증명했고, 등 뒤에 비죽이 나와 있는 저것은 틀림없이 검이나 도, 그것도 무식하게 큰 것으로...게다가 결정적으로 군인이나 차는 철각반에 비록 치렁한 흑발에 가려져 있지만 한쪽 얼굴에 있는 엄청난 상처는 무림인인지, 도적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자리....있나?....”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흘렀다. 소량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찌되었건 비위를 맞추는 게 순서였다.
“아.....이런....헤헤 손님, 이쪽으로!”
힘찬 대답과 함께 점소이가 손을 내밀며 안내했다. 그는 이층으로 무정을 안내했다. 일이층 객잔에는 제법 손님이 있었다. 무정은 단연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약간 어색한 감정을 느끼며 점소이가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이층의 구석진 자리였다. 무정은 등 뒤에 아무도 없는 구석에 앉게 되자 심히 안정이 되었다. 아직은 사람들이 낮선 무정이었다. 그는 점소이에게 간단한 요기와 잠자리를 부탁했다. 점소이는 내심 산적은 아닌 듯 싶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정은 허리춤에 손을 대었다. 그곳에 작은 전낭이 만져졌다. 무정의 녹봉은 상당했다.
약 오백냥의 은자에 마대인이 백 냥을 더 주었다. 총 육백 냥의 거금이지만 가지고 다니기는 불편하여 이십 냥 정도만 찾고 나머지는 전장에 있는 판이었다. 무정은 새삼 마대인의 씀씀이가 고마웠다.
“참, 요즘은 개나 소나 무공 한답시고 설치니,,,이거 원...”
“이르다 뿐입니까 곰 같은 덩치에 큰 칼만 있으면 다 고수인줄 아니...아 얼굴에 상처만 있으면 금상첨화지요”
“하하하 문형의 말씀이 정말 옳습니다. 하하하하”
무정은 상념을 접었다. 그의 고개가 돌려지면서 맞은편 탁자를 보았다. 탁자를 빙 둘러선 청년들과 처자들 그리고 한명의 사태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 다섯에 여자 셋...깨끗한 옷차림에 정갈한 눈을 보니 소위 말하는 명문의 제자들 같았다.
“어허...초면에 이 무슨 실례들 입니까?,....외양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시다니...”
“...........”
점잖은 질책소리에 몇몇을 제외한 일행의 눈이 가늘어졌다. 특히 맨 처음 시작한 문사건을 쓴 살팍한 인상의 소유자는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냈다. 일순 그들을 바라보는 무정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려군아, 네가 가서 좀 모셔오도록 해라. 오해가 있으면 풀어야 되는 법.....아미타불..”
“네 사백님”
낭랑한 목소리와 함께 려군이라는 낭자가 일어서더니 가볍지만 진중한 모양으로 다가왔다.
“소협...실례가 안 된다면 잠시 합석해도 될는지요. 저희 자리로...”
자리를 권하던 려군이라는 소녀는 그의 눈길이 자신의 얼굴에 머무르는 것을 느꼈다. 무정의 시선은 소녀의 얼굴에서 떠나질 않았다.
낯익었다. 무언가 낯익은 감정이 그의 마음에서 일고 있는데 그것을 끄집어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려군은 그리 못나지는 않지만 또 절세미인도 아니었다. 평범한 몸매에 평범한 얼굴....그리고 평범한 무공....그를 아는 강호의 청년들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려군은 무정의 시선이 느껴지자 고개가 붉어지는 것이 느꼈다. 그런 그녀의 고개가 살짝 숙여졌다.
“흥, 소인배 놈들은 여자면 그저 치마만 두르면 그만이지, 아니지...려군정도에 호감을 느낀다면 ....혹시 저자 색마 아냐?”
“호호호. 가 언니 말씀처럼 색마일지도 모르겠네요. 색마는 음침한 얼굴이 특징이니. 제가 한번 저자의 긴 머리칼을 밀어볼까요?”
아, 그 참 좋은 생각이구나! 혜동생, 뭐하면 언니가 아예 목을 따줄게!”
“훗 언니두.... 그깟 목이 뭔 필요에요. 한 푼어치도 안 되는 것을”
조용한 정적을 깨는 두 여인의 교성이 주루를 울렸다. 한 여인은 한여름의 매화처럼 고고했고 또한 여인은 막 피어나는 봉숭아처럼 화사했다. 그러나 하는 말들은 시궁창에 가까운 상반된 현상을 보여주었다.
“당혜(唐彗)! 네 이게 무슨 망발이냐, 입 다물고 있거라!”
갑자기 한 남자가 일어섰다. 이십대 초반의 영기가 돋보이는 청년은 사천 당문(唐門)의 둘째 공자 당패성(唐?惺)이었다. 그는 지금 후회가 막심했다. 사천성의 네 거파, 아미(蛾眉), 청성(靑城), 점창(點蒼), 당문(唐門)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실 이 모임도 지금 사천성에 색마(色魔)요위굉(了偉宏)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헌데 문제는 색마의 그림자도 못 잡는데다가 같이 하는 사람들의 면면이 너무 마음에 안 드는 것이었다. 아미파야 원래 자신들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면 일체 관심을 두지 않는 성격에 불문(佛門)이니 문제가 없었지만, 청성의 교검(巧劍) 문세음(文勢音), 사제인 무변검(武變劍) 종음(倧?)과 점창의 대제자인 점창신수(點愴信手) 고주석(固主晳), 사매 화검지점(花劍之點) 가기연(可奇娟)은 도대체가 안하무인 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사매인 당혜까지 이렇게 물들어 버리니...이러다간 막내인 당소국(唐蘇鞠)까지 물들면 큰일이었다.
“어찌 처음 뵙는 사람에게 이리 무도하더냐! 당장 사과하거라 어서!”
당패성은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순간 분위기가 일변했다. 일행은 모두 눈썹이 역팔자가 된 듯 했다.
아미파의 조일(朝日)사태 만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말이 자신의 사매에게 한 말이지 사실 자신들에게 한말이나 다름없었다. 살팍한 인상의 문사건을 쓴 점창의 고주석은 바로 발끈 했다.
“아니 당소제! 이게 지금 누구를 겨냥하고 말.......!”
고주석은 채 말을 다 할 수 없었다. 엄청난 살기가 자신에게 폭사 되었다. 몸조차 가누기 힘든 살기를 떨치며 그는 애검의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그만이 아니었다. 모두들 질식할 듯한 살기에 부르르 떨며 분분히 무기에 손을 대었다.
고주석은 주위를 살폈다. 변한 것은 없었다. 단 하나, 저 삼류 곰 같은 놈이 일어난 것이 전부였다. 그의 등 뒤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냥 단순히 놀린 것뿐인데......적은 고수였다. 절대로 자신의 하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점창의 장문인(長門人) 팔황일검(八?一劍) 가자성(可仔星)조차도 눈앞의 사내에겐 안 된다는 사실을....
무정은 까닭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는 자신이 대응을 안 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철저히 무시할 생각이었다. 헌데 눈앞에 있는 려군이라는 여인을 본 순간 무엇인가 자신을 잡아끄는 것을 느꼈다. 그때 한 여자가 눈앞의 여인을 헐뜯는 소리가 들렸다.
꽤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이었다. 허나 무정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 여인과 일행이 갑자기 죽이고 싶도록 보기 싫어졌다. 그래서 그는 일어났다. 그러자 탁자를 둘러싼 남녀들이 분분이 놀란 표정으로 무기를 쥐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본 무정의 마음은 이젠 살의로 변했다. 그는 천천히 걸어갔다.
이미 이층주루는 거의 비다시피 했다. 무림인의 싸움 중에 무고한 사람도 속절없이 죽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조일사태는 흔들리는 마음을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애당초 이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 못내 후회되었다. 이런 살기는 설사 마기(魔氣)로 온몸을 감싼 사람이라도 내기 힘든 것이었다. 오로지 그냥 사람을 죽이면 생기는 본능적인 살기였던 것이다.
조일사태는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어찌되었건 그는 연장자이고, 배분도 있었다. 뒷짐질 상황은 아니었다.
“시주....잠시 걸음을 멈추시지요..,.”
은은히 올린 불문의 금강선공(金剛善功)을 담아 나직하게 사태는 일행을 일깨웠다. 일행은 잠시나마 정신을 차렸다. 무정 또한 걸음을 멈추었다.
“시주에게 행한 결례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시주,,그만 마음을 푸시지요....”
나직한 사태의 목소리는 어떤 항마후(抗魔吼)의 기운도 서려있었다. 무정은 그런 사태의 말에 기분을 꾹 억누르기 시작했다. 숨 막힐 듯한 살기가 서서히 걷혀져 갔다.
가기연은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이런 부랑자같은 놈에게 겁을 먹었었다는 것이 자존심 상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이 역팔자로 휘기 시작했다.
“흥 꼴에 남자라고, 발끈하기는........”
가기연이 내뱉은 말이었다. 무정의 눈이 다시 침잠해 졌다. 그의 살기가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훨씬 강한 살기가 폭사되었다.
조일사태는 긴장했다. 급히 본신내력 전부를 끌어 올렸다. 그리고는 무정을 막기 위해 손을 올렸다.
“ ! ”
없었다. 무정은 거기 없었다. 대신 등 뒤에서 기괴한 육음(肉音)이 들렸다.
“우...둑..”
조일사태는 급히 뒤돌아보았다. 그리고는 경악했다.
무정은 저 같잖은 여인이 말을 내뱉는 순간 몸을 움직였다. 인당혈과 몸의 관절에서 따스한 기운이 돌았다. 이젠 생각보다 몸이 먼저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나 모든 것은 느려져 있었다. 그는 단 두 걸음 만에 가기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곤 오른손을 들어 그녀의 목을 반쯤 꺾은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모두들 멍하니 무정이 서 있었던 곳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고주석은 믿기지가 않았다.
자신을 말하는 별호...점창신수...그것은 사일검을 수련하고 나서 장문인께 얻은 별호였다. 떠오르는 태양도 베는 극쾌(?快)의 검....그런데도 눈앞에 있는 괴인의 움직임은 보지 못했다.
그의 검은 겁 집에서 이촌 가량 빠져 있었다. 그의 눈에 아름다운 자신의 사매가 묵빛 철갑의 손에 목을 잡혀 반쯤 꺾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사매는 더 이상 아름답지 못했다. 꽃 같은 입에서는 침이 질질 흐르고 있었고, 낯빛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두 손은 괴청년의 묵빛 수투에 매달려 바둥대고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정이 입을 열었다.
“왜 네놈들이 사람을 이리 대하는지....”
그의 눈이 고주석을 향했다. 고주석은 옆의 사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음에도 뒤로 반걸음 물러섰다.
“난 감숙성에서 왔다.”
이번에는 종음을 향했다. 무변검 종음은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그곳의 전장에서 십년을 넘게 싸웠다.”
다시 그의 시선이 문세원을 향했다. 그는 목울대를 크게 놀리며 침을 삼켰다. 지금 검을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이 가늘게 떨고 있는 것도 몰랐다.
“그런 내가 목숨을 걸고 싸운 이유가...”
당패성과 무정의 시선이 미주쳤다. 당패성의 두 손은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너희 같은 연놈들을 위해서라곤..”
당혜는 주저앉았다. 무정과 눈이 부딪히는 순간 그녀는 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생각하기도 싫다!”
그의 눈에서 새파란 살기가 다시 한 번 폭사되면서 몸에서 묵빛 기류가 폭사되었다. 가기연은 그 눈을 보는 순간 의식을 놓았다. 그녀의 눈은 이미 검은자가 보이지 않았다.
“툭...투둑... 주르르....”
그녀의 하체에서 무엇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한한 공포에 오줌을 지린 것이었다. 무정은 손을 털었다.
“쿠웅~”
허물어지듯 가기연은 쓰러졌다. 화검지점이라는 점창파의 아름다운 여검사가 일순간에 추악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돕는 사람은 없었다.
무정의 오른손은 여전히 공중에 떠 있었다. 어느 순간 자신의 목이 저기 잡힐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여인의 머리보다도 큰 팔 근육과 번들거리는 묵빛 수투, 그리고 이제야 보이는 수많은 자상들....사내는 지독한 경험을 쌓은 것이 분명했다. 문득 그 팔을 보면서 당패성은 생각했다.
언젠가 가주에게 무공고하가 있는 사람이 목숨을 건 승부를 했을 경우, 무공이 높아도 반드시 이길 수 없는 이유를 물었을 때 가주 천밀무격(天密武擊)당세극(唐勢極)은 이렇게 말했었다.
“그래봤자 실전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과 싸워서 얻은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는 초식조차 없다. 그런 상대를 만만히 보고 어떻게 해보려다가는 생각하는 순간에 이미 당하지. 그는 몸이 먼저 말을 할 테니...”
갑자기 가주의 말이 생각난 당패성은 이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대였던 것이었다.
무정이 갑자기 몸을 돌렸다. 그리곤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정은 점소이를 다시 불렀다. 그는 자신이 묵을 방을 물었고 점소이는 떨리는 걸음으로 안내했다.
무정은 방으로 올라가다 아직도 서서 떨고 있는 려군을 보았다. 잠깐 그녀를 일별(一瞥)한 그는 방문의 고리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열었을 때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군.....그녀.....같았군...’
화....아주 어릴 때 죽었던 그의 여동생...왠지 려군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이젠 기억의 저편에서 사라진 인물이던 그녀가 려군을 통해 또렷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무정은 방문을 닫았다. 그러자 그 동안의 살기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허나 남아있는 당패성 일행은 굳은 표정으로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가기연 만이 차디찬 객잔 바닥에 모로 누워 옅은 신음을 할딱이고 있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