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4월 20일)에 고교 친구 세 사람과 함께 한양도성 길을 걸었습니다.
지난 2월에 남산 코스를 시작으로 이번이 세번 째가 되었지요.
이 날 동대문에서 낙산 (駱山)을 거쳐서 와룡공원에 이르는 코스를 두 시간 남짓
걸었습니다. 도착지에서 안국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좀 지루하기에, 한번
걸어 가다가 중간에서 버스를 탈 요량으로 함께 걸어서 내려 왔습니다.
몇 차례 갈림길이 나오기에 동행한 친구에게 길을 물었더니, 아주 자신있게 안내를
하기에 턱하니 믿고는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런데, 왠걸요. 목표 지점인 안국역은
나오지 않고, 삼청동 쪽으로 빠지는 겁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고 차를 한잔 하려고 살펴보니, 마침 제가
잘 아는 분이 경영하는 카페 '우피(woopy)'가 눈에 들어 와, 반가운 마음에 친구들을
그리로 안내했습니다.
이곳에서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어지는데, 다른 세 친구들은 삼청
공원을 좀 둘러 보고 간다하기에,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혼자
마을 버스를 기다렸죠.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제 주변에서 낯선 외국인들 몇 분이 서성이며 버스 정류장의
안내 간판을 꼼꼼이 살피고 있기에, 서툰 영어로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오신 분들인 데 아마도 가족이나 친척들 같았습니다.
서울역까지 간다 하기에 제딴에는 제법 친절하게 안내를 했습죠. 시청에서 제가 내리
면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된다고 했더니 고마워 하더군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친절하다는 것을 이분들에게 심어 주었으니, 작지만 애국을 한 셈
입니다. 친구 안내로 비록 길을 잘못 들었지만, 그래도 그 덕에 반가운 카페도 방문했고,
외국인들에게 친절한 안내도 하였으니, 이만하면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해야겠죠?
ㅎㅎㅎ
인생 사가 새옹지마(塞翁之馬)임을 거듭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네...당장은 좀 힘들어도 우리 예수님을 믿고 사는 성도(聖徒)들이 가는 길은 그 결말이
축복과 영광임을 잊지 마십시다.
모쪼록 이 카페의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우리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듬뿍 누리시는 분
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