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9년 9월 28일(토)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차령고개 - 봉수산 - 장고개 - 섭밭봉 - 곡두고개 - 까막봉 - 태화산 - 갈재고개 - 각흘고개
o 산행거리: 18km
o 소요시간: 7시간
o 지역: 충남 공주
o 코스정보: 차령고개, 봉수산, 태화산, 각흘고개
o 일행: 나홀로
o 트랙:
▼ 코스지도


지난주 금북정맥을 졸업했는데... 빼먹은 구간을 내팽겨둘 수가 없어 우선 만만해(?)보이는 '차령고개~각흘고개' 구간부터 땜빵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서울로 가는길에 천안에 내려 710번 버스를 타고 차령고개에 도착하여 산행을 준비합니다. 차령고개는 쌍령고개라고도 하며 천안과 정안면을 연결하는 舊도로로서, 23번 국도의 '차령터널'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차량의 통행이 거의 없다 보니 차령고개위에 있던 펜션도 허물어져 폐쇄된지 오래된 모습이네요. 차령고개라는 이름은 높고 험하여 수레가 넘어갈 수 있는 관도였기 때문에 붙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 차령고개 (들머리)

차령고개 표지석 뒷면에 '차령고개 전설'이 빼곡히 적혀 있는데 흐릿하여 잘 읽을수가 없네요.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차령고개 전설] 이 고개는 천안에서 공주로 통하는 군계로서 옛날에는 호남지방에서 한양으로 넘나드는 삼남대로의 가장 큰 고개로 이름나 있었다. 근래에 와서는 목포에서 신의주까지의 국도 제1호선 중에서 서울까지의 구간중 가장 높은 고개로 알려져 있다. 산의 높이가 360m나 되고 고개 양쪽의 산봉우리가 쌍으로 솟아 있어 옛날에는 이 고개를 쌍령고개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조때는 공주 이남에 있는 도는, 고을의 조세와 진상품이 이 고개를 통하여 한양으로 운반되었는데, 어떤 의적이 이를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다가 관원에게 잡혀 죽었다는 민담이 전해지고 있으며, 또 이곳에는 이상하게도 스님만을 골라 해치는 호랑이가 있었다는 속설도 전한다...
출발... 시작부터 제법 된비알입니다....

짧은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면 임도를 만나고 조금 더 진행하면 '신년 해맞이 망배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망배단 바로 뒤에는 337m 삼각점이 있네요...
▼ 신년 해맞이 망배단

이어지는 숲길, 곧이어 봉수산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쌍령산 봉수대'가 있는데, 차령고개를 '쌍령고개'이라고도 하므로 봉수대 이름도 '쌍령산 봉수대'인가 봅니다. 고지도에는 이곳을 쌍령산으로 표기하고 있답니다...
▼ 봉수산 (쌍령산 봉수대)



봉수산을 조금 내려오면 다시 임도를 만나는데, 과거에 이곳에 인제원(仁濟院) 이라는 숙박시설이 있었다는 '인제원 고개' 입니다. 정맥길은 철탑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가지만 능선 아래로 평행하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가면 조금은 수월합니다...
▼ 인제원고개


생각보다 진폭이 상당합니다. 지도상의 375과 430봉을 올라가는데 제법 힘을 뺏습니다. 산봉우리와 산봉우리의 능선이 허리쯤에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바닥을 친후 올라갑니다. 등로좌측으로는 프린세스CC가 있는데 나무가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고...



430봉을 내려오면 임도를 지나갑니다. 임도길에 차량도 한대 주차되어 있고 주변에 두어명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아마 굴밤을 줍거나 버섯과 약초를 채취하러 온 사람들 같습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는 '장고개'와 '개치고개' 표시판이 있다는데, 오늘은 어느 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어디쯤일까? 정맥길은 그렇게 작은 등락을 거듭하며 전진합니다. 별다른 조망도 없고 숲속에 볼거리도 없네요...
▼ 장고개와 개치고개 (펌)

사찰도 내려다 보이고, 삼각점이 있는 420.9봉도 지나고...

▼ 420.9봉 (개치봉?)

눈앞으로 또 하나의 큰 파도가 나타났습니다. 해발고도가 높지는 않지만 등로가 상당한 된비알이라 만만치가 않네요. 게다가 늦더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엉금엉금 올라오니 트랭글에서 지도상의 480봉인 '섭밭봉'이라는 뱃지를 발급합니다. '섭밭'은 주변의 지명인 것 같네요...
▼ 섭밭봉 (480봉?)

섭밭봉을 지나니 파도(업다운)는 조금 잠잠해지고...

▼ 헬기장 (440봉?)

9월말인데 이 숲속은 아직 가을이 멀었나 봅니다...

등로가 깊게 내려앉고 그 뒷편으로는 커다란 산이 하나 버티고 서 있습니다. 아마 까막봉인 것 같은데, 보기에도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을 기세입니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까막봉

등로는 곡두고개에서 바닥을 찍습니다. 곡두고개 아래로는 629번 지방도의 '곡두터널'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 곡두고개


곡두고개에 '연리지'가 있는데 이리저리 살펴봐도 잘 모르겠네요... 가을에 더위를 먹었나....

곡두고개에서 까막봉을 향한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짧은 거리에 곡두고개(320m)에서 태화산(670m)까지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예상대로 상당한 된비알입니다. 정수리를 수직으로 내리쬐던 여름 햇볕도 이제는 비스듬하게 누웠는데도 늦더위의 열기는 강렬하고 마지막 여름을 잡으려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도 훨씬 더 크게 들립니다. 다행이라면 중간중간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도깨비도 쉬었을까...ㅎㅎ




바람 한점이 인색합니다. 한 바가지의 땀을 흘리고 올라선 까막봉, 소박한 산봉우리입니다. 이정목 기둥에 '까막봉'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네요...
▼ 까막봉

까막봉을 지나면 정맥길은 오늘 최고봉 '태화산 천자봉'을 향해 고도를 높혀 갑니다만 완만하게 상승하고 또 중간 중간에 볼거리(?)가 있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 벼락바위



▼ 갓바위



갓바위를 지나고 바위지대를 통과하는데 '땡삐'가 왱왱거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말벌 사건'이 생각나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자세를 낮추고 잽싸게 통과...



나무에 깡통이 하나 메달려 있네요. 높이나 위치로 볼때 지도상의 646봉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646봉(?)

오늘 구간은 길지 않지만 의외로 진폭이 많고 깊습니다. 짧다고 얕잡아 봤는데 이러다간 큰코 다치게 생겠네요...

태화산 갈림길에서 정맥길은 직진하는데, 태화산은 좌측으로 대략 15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태화산 갈림길은 무성지맥 갈림길이며, 무성지맥(茂盛枝脈)은 금북정맥 곡두고개와 갈재고개 사이의 646봉의 삼면봉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치고 내려가며 태화산 천자봉, 국사봉, 갈미봉, 무성산을 거치며 웅진대교 아래의 금강에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30.3km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 태화산 갈림길 (무성지맥 갈림길)

태화산 정상에는 '태화산 천자봉'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해발고도는 670m....
▼ 태화산 천자봉


태화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정맥길을 이어갑니다. 오늘 구간중 가장 높은 곳을 지났으니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을까요? ㅎㅎ

태화산 갈림길에서 급경사를 내려오면 가야할 정맥길이 펼쳐집니다. 봉수산, 까막봉과 태화산은 물론 오늘 구간내내 열려있는 조망이 없었는데 이제사 멀리 눈길을 보낼 수 있는 조망이 터졌습니다. 가야할 길도 고만고만 조금 만만해 보입니다...ㅋ
▼ 가야할 방향 (우측 도로가 갈재고개)

갈재고개까지는 편안한 길이 이어집니다....

▼ 뒤돌아본 태화산

▼ 갈재고개


다행이네요. 갈재고개를 지나서도 둘레길 같은 숲길입니다...


이정표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소나무 숲길도 지나고...



각흘고개를 앞두고 오늘 처음으로 붉게 물들고 있는 단풍을 만났습니다. 설악산 정상부는 이미 만산홍엽이라는데...

▼ 무슨 표시?

모처럼 여유가 생깁니다. 길도 좋고 그늘진 숲길을 따라 바람도 솔솔 불어주고...


▼ 311봉 삼각점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늦더위 탓도 있겠지만 차령고개에서 태화산까지는 의외로 빨래판 구간이었습니다...
▼ 각흘(角屹)고개


각흘고개는 39번 국도상의 고개이며, 마을의 지형이 소가 누워 있는 와우(臥牛) 형상이고 이 고개는 소의 뿔에 해당한다고 해서 지명이 유래하였답니다.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역적이나 오랑캐들에게 죽음을 몰아다 주는 일을 한다는 전설(각흘고개 전설)이 있으며, 옛날 이 곳에 처음 고개를 개설할 때 땅을 파니 땅에서 피가 나왔다는 전설도 있다. 그전에는 전국의 지관들이 이 고개의 명당을 찾으려고 모여들기도 하였다고 하네요. 각흘고개는 가문현(加文峴), 각흘치(角屹峙), 각클고개, 각흘현(角屹峴), 가큰고개 등으로 불러왔던 고개입니다...
각흘고개에서 거산2리까지 걸어내려오면 온양으로 들어가는 버스편(16,17,18,19,20번)이 좀 더 많습니다. 늦더위 때문에 좀 고생은 했지만 한 구간을 채웠다는 것에 나름 의미를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