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의 정확한 발음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냥 글자대로 읽으면 되는 거지, 틀리고 맞고가 어디 있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무심코 말할 때에 틀리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잘 모릅니다.
누가 옆에서 틀렸다고 하면 대부분 자신 없이 “그런가--” 하고 대충 꼬리를 내리고 말지요. 그러나 그 중의 어떤 것은 제대로 발음한 것인데도 남이 무어라 하면 자기가 무조건 틀린 줄 아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뭐가 정확한 발음인지도 모른다는 얘기지요.
1988년 1월 공포된 표준어규정의 “제2절 표준발음법”에 의하면,
“의의(意義)”의 표준발음은 [의:의]와 [의:이] 둘 다 맞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는 [우리의]가 맞지만, [우리에]라 읽어도 좋고,
“강의의‘는 [강:의의]가 맞지만, [강:이에]라 읽어도 좋다고 하네요.
이미 19세기 말에 외국인이 만든 한영사전에도 한국말에서 “의”의 발음은 세 가지가 난다고 되어 있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면 별 것도 아니지만, 정확히 알기 전에는 누구나 자신이 없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말의 표준발음법에 대해서 잠깐만 살펴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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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규정 중>
제 2 절 표 준 발 음 법
제 1장 총 칙
제1항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2장 자음과 모음
제4항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는 단모음(單母音)으로 발음한다.
[붙임] ‘ㅚ, ㅟ’는 이중 모음으로 발음할 수 있다.
제5항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는 이중 모음으로 발음한다.
다만 1. 용언의 활용형에 나타나는 ‘져, 쪄, 쳐’는 [저, 쩌, 처]로 발음한다.
가지어→가져[가저] 찌어→쪄[쩌] 다치어→다쳐[다처]
다만 2. ‘예, 례’ 이외의 ‘ㅖ’는 [ㅔ]로도 발음한다.
계집[계ː집/게ː집] 계시다[계ː시다/게ː시다] //시계[시계/시게](時計) 연계[연계/연게](連繫)//
몌별[몌별/메별](袂別) 개폐[개폐/개페](開閉)//혜택[혜ː택/헤ː택](惠澤) 지혜[지혜/지헤](智慧)
다만 3.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ㅢ’는 [ㅣ]로 발음한다.
늴리리 닁큼 무늬 띄어쓰기 씌어 틔어 희어 희떱다 희망 유희
다만 4. 단어의 첫음절 이외의 ‘의’는 [ㅣ]로, 조사 ‘의’는 [ㅔ]로 발음함도 허용한다.
주의[주의/주이] 협의[혀븨/혀비] 우리의[우리의/우리에] 강의의[강ː의의/강ː이에]
제3장 음의 길이
제6항 모음의 장단을 구별하여 발음하되, 단어의 첫음절에서만 긴소리가 나타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 눈보라[눈ː보라] 말씨[말ː씨] 밤나무[밤ː나무] 많다[만ː타] 멀리[멀ː리] 벌리다[벌ː리다]
(2) 첫눈[천눈] 참말[참말] 쌍동밤[쌍동밤] 수많이[수ː마니] 눈멀다[눈멀다] 떠벌리다[떠벌리다]
다만, 합성어의 경우에는 둘째 음절 이하에서도 분명한 긴소리를 인정한다.
반신반의[반ː신 바ː늬/반ː신 바ː니] 재삼재사[재ː삼 재ː사]
[붙임] 용언의 단음절 어간에 어미 ‘-아/-어’가 결합되어 한 음절로 축약되는 경우에도 긴소리로 발음한다.
보아 → 봐[봐ː] 기어 → 겨[겨ː] 되어 → 돼[돼ː] 두어 → 둬[둬ː] 하여 → 해[해ː]
다만, ‘오아 → 와, 지어 → 져, 찌어 → 쪄, 치어 → 쳐’ 등은 긴소리로 발음하지 않는다.
제7항 긴소리를 가진 음절이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짧게 발음한다.
1. 단음절인 용언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가 결합되는 경우
감다[감ː따] ― 감으니[가므니] // 밟다[밥ː따] ― 밟으면[발브면] // 신다[신ː따] ― 신어[시너]// 알다[알ː다] ― 알아[아라]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이다.
끌다[끌ː다] ― 끌어[끄ː러] // 떫다[떨ː따] ― 떫은[떨ː븐] // 벌다[벌ː다] ― 벌어[버ː러] // 썰다[썰ː다] ― 썰어[써ː러] // 없다[업ː따] ― 없으니[업ː쓰니]
2. 용언 어간에 피동, 사동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
감다[감ː따] ― 감기다[감기다] //꼬다[꼬ː다] ― 꼬이다[꼬이다] //밟다[밥ː따] ― 밟히다[발피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이다.
끌리다[끌ː리다] 벌리다[벌ː리다] 없애다[업ː쌔다]
[붙임] 다음과 같은 복합어(학교 문법 용어에 따른다면 이 ‘복합어’는 ‘합성어’가 된다.)에서는 본디의 길이에 관계없이 짧게 발음한다.
밀-물 썰-물 쏜-살-같이 작은-아버지
제4장 받침의 발음
제8항받침소리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 개 자음만 발음한다.
제9항 받침 ‘ㄲ, ㅋ’, ‘ㅅ, ㅆ, ㅈ, ㅊ, ㅌ’, ‘ㅍ’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대표음 [ㄱ, ㄷ, ㅂ]으로 발음한다.
닦다[닥따] 키읔[키윽] 키읔과[키윽꽈] 옷[옫] 웃다[욷ː따] 있다[읻따] 젖[젇] 빚다[빋따] 꽃[꼳] 쫓다[쫃따] 솥[솓] 뱉다[밷ː따]) 앞[압] 덮다[덥따]
제10항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한다.
넋[넉] 넋과[넉꽈] 앉다[안따] 여덟[여덜] 넓다[널따] 외곬[외골] 핥다[할따] 값[갑] 없다[업ː따]
다만, ‘밟-’은 자음 앞에서 [밥]으로 발음하고, ‘넓-’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넙]으로 발음한다.
(1) 밟다[밥ː따] 밟소[밥ː쏘] 밟지[밥ː찌] 밟는[밥ː는→밤ː는] 밟게[밥ː께] 밟고[밥ː꼬]
(2) 넓-죽하다[넙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
제11항 겹받침 ‘ㄺ, ㄻ, ㄿ’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ㅁ, ㅂ]으로 발음한다.
닭[닥] 흙과[흑꽈] 맑다[막따] 늙지[늑찌] 삶[삼ː] 젊다[점ː따] 읊고[읍꼬] 읊다[읍따]
다만, 용언의 어간 말음 ‘ㄺ’은 ‘ㄱ’ 앞에서 [ㄹ]로 발음한다.
맑게[말께] 묽고[물꼬] 얽거나[얼거나] (나머지는 다음 호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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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황재순.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