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정사월에 태어난 기사일주이다. 기토 자체가 음의 토라서 나서는 것은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소외되는 것도 싫어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양에서 음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애매모호하게 걸쳐서 본인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남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는 부잣집 아가씨 같은 성향이 있다.
게다가 일지에 정인을 봤으니 천상 아가씨다. 월지와 인성으로 합을 짰으니 어머니와의 사이가 매우 각별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런 사주에서 어머니가 충분히 애정을 주지 않으면 이 사주원국의 주인공은 애정결핍이 되어 한평생 남들의 관심을 갈구할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나 길거리 공연이나 유원지 아르바이트 등으로 남들 시선과 관심을 끄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식신 상관이 강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인성이 강해도 타인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다.
천간으로는 편인, 편재가 투출해 있으니 겉으로는 시크한 척 한다. 그러나 마음은 정인답게 매우 여리다. 상처 안 받을 것처럼 쿨한 척 하지만 실제로는 남에 말에 크게 신경쓴다.
연주에 편관, 편재가 있으나 강한 인성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특히 편관은 목생화로 인성을 생해줄 뿐 제대로 편관 노릇을 하지 못한다. 이것이 무슨 뜻이냐면 연지 편관은 인성을 생해주는 스승, 학교, 자격, 멘토의 역할만 할 뿐 사회적인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이렇듯 재관이 약하고 인성만 강한 채로 대운에서도 비겁, 식상의 흐름을 타면 자유로운 영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 히피족처럼 인생 즐기면서 나의 행복을 최우선하여 살아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만약 자식을 낳아서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가 되면 정신차리고 생활을 영위하려고 하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까르페 디엠(오늘을 즐기자)가 될 것이다.
5월 10일 출생하는 무진일주와 다른 점은, 무진일 때에는 그래도 지장간에 재관이 암장되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생활의 기반을 잡는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을 것이나 오늘 출생하는 기사일주는 지장간에 인성,비겁,상관 뿐이므로 나의 취미, 나의 생각, 나의 목표만이 중요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비겁은 대놓고 마이웨이를 하는 것이지만 인성은 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하여 나름 자기 합리화를 시키면서 마이웨이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식을 키우는 부모도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자식이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서 지원을 해 주는 것이나 아직도 철이 없다, 아픈 손가락이다, 이런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철이 들기 위해서는 재성의 운을 기다리는데 거의 인생 말년에서야 재성을 보니 미친다. 당연히 시주에는 부족한 현실감각을 일깨우고 일간을 제어하기 위하여 21:30~23:30 출생하는 을해(편관, 정재)를 놓는 것이 좋겠다. 사해충이 되더라도 이것이 낫다.
남명이 되면 초년에 관성이 오고 중년부터 재성이 오니 그래도 낫다.
아주 오랜 기간 부모 밑에서 학생신분인 채로 공부만 하다가 재성의 운이 오면 그제서야 사회활동을 하면서 자기 밥값은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도 태어난 시는 조후를 맞출 수 있는 저녁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