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거주 나주전문대학졸업 교보생명내근직근무 미용사 25년 경력 아산직업전문학교 강사역임 대한미용사회 천안지부 부지부장역임 미용인산악회 회장 역임 신상성바이오 전무 [시 창작교실] 회원 박향숙 시인의 추천으로 [문학과예술] 제3회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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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전규빈
달빛에 취해 하늘로 나를 띄운다 동그란 캡슐에 싸인 듯 한없이 빠져들어가는 우주로의 여행 지나온 삶의 공간 같은 블랙홀을 지나 광활한 우주 공간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 둥둥 떠있는 수많은 별처럼 내 안에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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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나의 시간이 멈춘다
전규빈
가끔은 나의 시간이 멈춘다 시공간을 초월해 홀로 서 있는 느낌 그 공간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아무 느낌도 생각도 없는 백치 상태 멈춤의 시간이 흐르자 훌쩍 뛰어넘어 빠른 속도로 적응하는 현재 비로소 느끼는 것은 성장통을 앓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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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시간
전규빈
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듯 스스로 이 시간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친다 가끔은 두근거리는 가슴도 생동감 있는 활동도 모두 시간 속에 가두고 성실함으로 대신하려 했던 시간이 반항을 한다. 비밀 창고에 가두었던 시간 꿈꾸는 청춘 비상하려는 날개 모두 꺼내어 펼쳐내는 만만치 않은 세월 아무도 모르게 묻어야만 했던 그 아픔도 이제는 추억 속에서 빛나는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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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남는 추억의 열쇠
전규빈
커다란 가마솥에 사랑 한 바가지 기다림 한 종 재기 미움 한 숟가락 추억 한 사발을 넣고 휘휘 젖어 조청처럼 달이고 시간이 지나 그 양이 줄어들면 바짝 졸은 그대로 가슴에 남는 것 슬픔과 행복의 열쇠로 책장을 넘기듯 열다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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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껍데기
전규빈
삭풍에 눈꽃 날리고 커다란 보름달 세상 비출 때 하얀 나비 되어 긴 여행을 떠나신 어머니. 청춘에 세상 이목 고이 접어 품 안에 넣으셨을 어머니 당신의 그 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면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말씀하신 그 심정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논두렁에 둥둥 떠나는 우렁껍데기가 엄마 닮았다는 걸 이제 깨달았습니다. 어머니 치맛자락에 엎드려 몸부림치던 이 불효를 평생 가슴에 옹이로 안고 계셨다는 걸 이제야 느끼고 있습니다. 엄마가 나이 많아 미안하다 하시며 눈시울 붉히시던 그 모습 여전한데 혹여 오늘 밤 꿈길에 오시려나 고대합니다. 억 겹의 세월이 지나 다음 생애 나의 어머니로 오신다면 그땐 당신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끝자락이 아닌 처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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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제3회 신인문학상 당선 시인
전규빈 시인의 시 블랙홀 외 4편에 대한 평론
전규빈 시인은 달빛에 취해 시를 쓴다 둥둥 떠있는 우주의 수많은 별들이 시인의 가슴속에 빛나는 시가 되어 탄생한다 시인의 상상력은 블랙홀을 지나 우주를 유영하다가 가끔은 시간이 멈춘다 마치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원리처럼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도 한다 과거의 성장통을 겪으며 정지된 시간 속에서 비밀창고에 가두어 두었던 비상하려는 날개를 펼쳐 날아오른다
전규빈 시인의 시에는 스토리 이야기가 있고 멜로디 운율이 있고 마음에 맺히는 심상 그림이 있다 전규빈 시인의 시는 이성에 호소하는 로고스와 감성에 호소하는 파토스와 인격에 호소하는 에토스가 골고루 갖춰져 있다
우렁이 껍데기라는 시에서는 어머니의 존재와 생명에 대해 깊이 성찰함으로써 시인 자신의 내면의 자아를 성찰하고 있다
인간의 생존에 대한 욕망에는 개체보존의 욕망과 개체보전의 욕망이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사회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욕망과 명예욕이 있다 그 다음 단계로는 표현의 욕구와 창조적 욕구가 있다 창조적 욕구는 최종적으로는 자아실현의 욕망을 충족시키게 된다 자아실현의 욕망은 창조적 욕망으로 표현되어 노래하고 예언하며 신과 인간 사이를 교류하는 매개자가 된다 그러므로 시인은 선구자요 예언자요 제사장이다
전규빈 시인은 언어를 조탁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전규빈시인은 역량 있는 시인이다 생명과 존재에 대한 상상력과 계시로 창조적 역량을 한층 더 열어 나간다면 인간 실존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여 깨닫게 되고 더욱 더 깊이 있는 실존에 대한 시를 쓴다면 아주 훌륭한 시인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