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천연계의 하나님
" 그 영광이 하늘을 덮었고" ,
" 주의 부요가 땅에 가득하니이다"
(합 3:3; 시 104:24)
모든 피조물에는 하나님께서 치신 인(印)이 보인다. 삼라 만상은 하나님을 증거한다.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주의 경이와 신비를 볼 때에 무한한 능력을 시인할 수밖에 없게 된다. 땅이 풍성한 산물을 내고 해마다 계속하여 태양의 주위를 운행하는 것은 지구의 고유한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유성들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손에 이끌려 하늘의 궤도를 돈다. 만물에는 신비로운 생명이 충만하다. 그것은 곧 무한히 큰 공간에 무수한 세계들을 붙드는 생명이요, 또한 여름날 미풍에 떠다니는 작은 곤충을 살피고 제비가 날게 하고, 우는 까마귀 새끼에게 모이를 주어 먹이고, 꽃봉오리를 피게 하며 꽃에 열매를 맺게 하는 생명들이다.
천연계를 유지하는 그 같은 능력이 사람 속에서도 작용하고 있다. 별들과 미생물을 인도하는 위대한 법칙이 사람의 생명을 지배하고 있다. 체내에서 생명의 유동을 조절하고 심장의 작용을 지배하는 법칙은, 심령의 재판권을 가지시고 위대한 지혜를 가지신 하나님의 법칙이다. 모든 생명은 그분에게서 나온다. 생명의 참된 활동 범위는 하나님과 조화를 이룰 때에만 찾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만물은 그 조건이 동일하니, 곧 그 생명은 하나님의 생명을 받음으로써 유지되고, 창조주의 뜻과 일치되는 곳에서 행사되는 것이다. 지적, 영적, 육적인 것을 무론하고 하나님의 법을 범하는 것은 자신을 우주의 조화 밖에다 두는 것으로, 불화와 무질서와 파멸을 가져 오게 된다.
천연계의 교훈을 이렇게 받아들이는 자들에게는 삼라 만상이 빛을 발하고, 세계는 교과서요 인생은 학교가 된다. 사람이 가지는 천연계와 하나님과의 조화,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 그리고 죄의 결과는 마음에 감동을 주고 품성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우리 자녀들이 배워야 할 교훈이다. 아직 책을 읽는다든지 교실에서 공부할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만물은 끝없는 교훈과 기쁨의 원천이 된다. 악과의 접촉으로 완고하여진 일이 없는 어린이들의 마음은 모든 피조물 가운데 두루 행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속히 인식한다. 세상의 소음으로 귀가 어두워지지 아니한 어린이들은, 천연계의 언어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영원한 영적 사물을 회상케 하는 무언의 자연물들을 계속 필요로 하는 어른들에게도 천연계의 가르침은 기쁨과 교훈의 원천이 될 것이다. 마치, 에덴의 부조들이 자연의 책에서 배우고, 모세가 아라비아 평원과 여러 산에서, 소년 예수님이 나사렛 언덕에서 하나님의 필적을 식별한 것처럼 오늘날의 어린이들도 그와 동일한 방법으로 하나님에 대하여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으로 인해 명백해진다. 높이 자란 삼림의 나무로부터 바위에 붙은 이끼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넓은 대양으로부터 바닷가의 작디작은 조개에 이르기까지, 지상에 있는 만상 위에서 하나님의 형상과 그 적힌 이름을 볼 수 있다.
가능한 한 어린이들을 어려서부터 이 훌륭한 교과서 안에 두도록 하자. 어린이로 하여금, 크신 예술가이신 하나님께서 하늘의 이동하는 화폭 위에 그리신 훌륭한 경치를 보게 하고, 땅과 바다의 경이를 알게 하며, 계절의 변화에 따른 신비를 보게 해서, 하나님이 하신 일을 통하여 창조주를 배우게 해야 한다.
참된 교육의 기초를 매우 견고하고 확실하게 쌓는 데는 이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비록 어린이라 할지라도, 만상과 접촉하게 될 때 거기서 혼란의 원인을 찾게 될 것이다. 그는 거기에 서로 반대되는 세력이 움직이고 있음을 인정치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점에 있어서 천연계는 해설자를 필요로 한다. 천연계에까지 나타난 이 악의 형상을 봄으로, 우리는 다 함께 이것은 " 원수가 이렇게 하였구나" (마 13:28) 하는 불행한 교훈을 배우게 된다.
갈바리에서 비치는 빛에 의해서만 만상의 교훈은 바르게 읽혀진다. 베들레헴 십자가의 이야기를 통하여, 악을 정복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일이며, 우리에게 주신 모든 축복은 속죄의 선물임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찔레와 가시와 가라지 같은 것들 속에는 해롭게 하고 상하게 하는 악이 나타나 있다. 그러나, 노래하는 새, 피어나는 꽃봉오리, 비, 햇빛, 여름에 부는 산들바람, 보드라운 이슬, 그리고 숲 속의 참나무로부터 그 나무 뿌리 언저리에 피는 제비꽃에 이르기까지 천연계에서 볼 수 있는 무수한 사물들에는 회복시키는 사랑이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만물은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고 있다.
" 나 여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렘 29:11). 이것이야말로 십자가의 빛에서, 또 천연계의 모든 현상에서 읽을 수 있는 기별이다.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고, 땅은 하나님의 풍성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