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또 나가?
(World Friends Korea 소개)
중동고 65회 김광기
요즘 만나는 지인들에게 년 말 쯤 과테말라로 나간다고 하면 반응이 “어! 또 나가?”입니다. 지난 11월 25일 2014년 월드프렌즈 중장기자문단 및 퇴직전문가 통합교육에서 연세대 화공과 동기인 강호중 동문을 만났습니다. 강호중 동문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진행하는 중장기자문단 자문관으로 페루의 중소도시 농산물 수출에 관한 자문을 하러 갈 예정이고 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진행하는 퇴직전문가 자문관으로 과테말라 경찰청 이러닝 구축에 관한 자문을 하러 출국할 예정입니다. 저의 많은 홍보와 유인으로 이제 두 명의 동지가 해외봉사 분야에 생겼습니다. 지난 7월엔 중동고 65회 동기인 장석산 동문이 중장기자문단으로 파라과이로 출국해서 자동차산업 투자유치분야의 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저의 해외봉사활동을 소개하면서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최고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월드프렌즈코리아(WFK)에 대해 안내하려고 합니다..
먼저 저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하면 1972년 2월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3년 3월 연세대 화공과에 입학해서 1981년 2월에 졸업했지만 화공분야에서 일한 적은 단 한 시간도 없습니다. 1976년 군수사령부 전산실에서 프로그래머로 군복무를 했고 졸업 전부터 한국후지쯔에서 컴퓨터엔지니어로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졸업 후 대우자동차 전산실 등 전산분야에서 25년간 일했고 2005년부터 10년간은 컴퓨터분야로 개도국을 위한 해외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저는 KOICA 해외봉사단, 시니어봉사단, 중장기자문단 그리고 NIPA의 퇴직전문가 활동을 다 해본 대한민국의 유일한 사람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WFK를 요약 소개합니다. World Friends Korea는 2009년에 개도국 지원 봉사단들을 통합해서 단일 브랜드로 만든 것입니다. WFK내에 해외봉사단, 중장기자문단, 퇴직전문가, 개도국기술지원단, IT봉사단, 대학생봉사단, 태권도평화봉사단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1. KOICA 해외봉사단 : 1991년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최초 파견됐습니다. 40여 개도국에 파견되어 2년간 활동합니다. 주로 컴퓨터, 간호, 한국어, 과학교육, 기술교육 분야에 파견됩니다. 파견국 현지어를 2개월간 배워 현지어를 사용하면서 활동합니다. 왕복항공료 등을 비롯한 제반 경비를 지원받고 생활비(월 5~600불 정도)와 주거비(월2~300불 정도)를 파견기간 동안 받습니다. 월 50만원씩을 적립해서 2년 후 귀국 시 취업 정착금으로 지급합니다. 2006년부터 만 50세 이상이면서 해당분야에 10년 이상의 경력자는 시니어 단원으로 파견됩니다. 시니어 단원은 일반단원에 비해 생활비는 2배 주거비는 1.5배를 받습니다. 나머지는 일반단원과 동일합니다. 1년에 8~9회(회당 100명 내외) 선발해 파견합니다.
2. KOICA 중장기자문단 : 2010년부터 30여 개도국에 파견되어 6개월~1년간 활동합니다. 주로 정부기관에 파견되어 정책자문 활동을 합니다. 해당분야 경력 10년 이상이면 지원 할 수 있습니다. 50세 이전도 지원 가능합니다. 1년까지 연장이 가능해 최대 2년 간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해외봉사단과는 달리 영어로 모든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상위정책레벨의 자문활동을 한다고 봅니다. 왕복항공료를 비롯한 제반 경비를 지원받고 생활비와 주거비를 합쳐 월 4000불을 파견기간 동안 받습니다. 귀국정착금은 없습니다.
3. NIPA 퇴직전문가 : 2010년부터 30여 개도국에 파견되어 6개월~1년간 활동합니다. 2회까지 연장이 가능하여 최대 3년간 활동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에 파견되어 정책과 기술자문을 수행합니다. KOICA의 중장기자문단과 비슷한 프로그램인데 컴퓨터, 산업, 에너지 분야의 자문을 위주로 활동합니다. 중장기자문관과 같이 일년에 2회(각각 회당 40명 내외) 선발해 파견합니다.
4. 한국연구재단의 개도국 기술지원단 : 1년에 2회(3,7월 모집공고) 40명 정도가 20여 개도국에 파견되어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을 지원합니다. 파견기간은 기본 1년이며 1년간 연장 가능합니다. 주로 과학기술분야의 석.박사들이 지원하고 파견국의 대학교나 연구소에서 활동합니다. 위의 자문관과 비슷한 레벨이지만 활동범위가 과학기술의 연구와 지원이라는 다소 좁은 범위입니다. 금전적인 대우는 급여지급 방식이라서 경비지급 기준의 위 자문관과는 다릅니다. 대략 개인이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월 200~250만원 정도입니다.
5. WFK 내에 IT봉사단, 태권도 평화 봉사단, 대학생 봉사단 등이 더 있습니다. WFK봉사단의 자세한 사항은 KOICA, NIPA 등 관련기관의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 저의 해외봉사 활동 경험을 소개 합니다.
가) 2005.09~2007.09 KOICA 해외봉사단
2005년 3월 신문을 보다가 해외봉사단 모집공고를 보게 됐고 저의 상황이 인생의 전기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였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외출장으로 북반구의 25개국을 여행했지만 남미는 못 가본 곳이고 또 교수요원으로 활동한다기에 지원했고 와이프의 재가를 얻어 파라과이 아순시온국립대 폴리테크니카대학 전산학과 교수로 2년간 활동했습니다. 학생과 교수들에게 한국의 선진 기술에 대한 강의를 해야 하는 것이 임무였는데 언어문제로 특강만 몇 번하고 마침 개발 중인 학사정보관리시스템 개발프로젝트의 자문역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50대였지만 대부분 2~30대인 젊은 단원들과 어울려 젊게 생활했고 이색적인 환경의 국가에서 장기간 생활할 수 있었고 제가 가진 조그마한 능력이나마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생활이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이색적인 남미의 자연환경을 여행한 것이 제일 큰 보람이었습니다. 21일간의 파견국외 휴가와 귀국 시 여행을 통해 이과수폭포, 파타고니아 빙하와 트레킹, 잉카문명의 진수인 마추픽추, 우유니 소금사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칠레의 안데스산맥, 에콰도르, 파나마 등을 여행했습니다. 한국에 비해 열배 내지 스무배 싼 가격으로 소고기를 원 없이 먹어 봤고 2년간 15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 2008.07~2010.07 KOICA 시니어 봉사단
2007년 9월 파라과이 활동을 끝내고 4주간 남중북미를 여행하면서 귀국했습니다. 2005년 가장이 가정을 팽개치고 해외로 도망(?)을 간 후 와이프가 졸지에 가장이 됐습니다. 하여간 2년 후 귀국해 보니 저보다 가장 역할을 더 잘하고 있었습니다. 괜히 한국에서 엄한 짓거리 하기 보다 해외봉사단으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다시 지원해서 피지로 2008년 7월에 출국했습니다. 새로 시니어단원 제도가 생겨 현지 생활에 여유도 있었습니다. 피지 북섬의 람바사칼리지에서 컴퓨터를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인구 2만여 명의 소도시이고 한국인 가구가 목사 1가구 선교사 2가구 총 세 가구 있었습니다. 대신 람바사 시장, 교육감, 병원장, 기업주 등 유지들과 교류를 하면서 VIP 대접받았습니다. 2년간 저의 활동상황이 8~9회 현지신문에 게재됐고 람바사 명예시민증 까지 받았습니다. 북섬에서는 피지주재 한국대사보다 더 유명한 한국인이었습니다.
주변국을 여행했습니다. 두 딸과 같이 호주의 브리즈번, 멜버른, 시드니 등을 여행했습니다. 수년간 떨어져 살면서 잘해주지 못한 것을 일부나마 보상한 것 같았습니다. 귀로여행으로 뉴질랜드를 3주 동안 배낭여행하고 귀국했습니다.
다) 2011.08~2012.08 NIPA 퇴직전문가 자문관
2010년 8월에 입국하면서 한국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995년 3월 서강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해서 4학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하고 논문만 쓰면 졸업하는데 1997년 2월에 폴란드 대우자동차 소형트럭공장 전산화해주러 장기 출장을 가야 했고 귀국 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등록을 못해서 미등록으로 인한 제적이 됐습니다. 귀국하면서 서강대에 문의하니 재입학금 100여만원만 내고 논문학기를 등록해서 석사논문을 제출하면 졸업이 된다고 합니다. 2011년 8월 졸업하고 그 해 3월부터 진행된 NIPA 퇴직전문가 자문관에 응시하여 8월에 피지로 출국했습니다. 스와미칼리지의 이러닝 구축에 대한 자문활동을 했습니다. 2012년 8월에 귀국했는데 1년간의 활동보고인 귀국보고서가 우수 활동사례로 선정되어 NIPA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파라과이 봉사단 시절에 일본에서 파견된 JICA 시니어봉사단원이 월 4~5000불의 생활비를 받고 독립 사무실에서 통역도 지원 받으면서 활동했습니다. 우리는 언제 그들과 같은 대우를 받을까 하는 꿈을 꿨는데 그게 몇 년 만에 현실이 됐습니다.
라) 2012.12~2013.12 KOICA 중장기자문단 자문관
피지에 있는 동안 큰 딸아이의 결혼이 결정되어 2012년 11월에 결혼 날짜를 잡았습니다. 아빠가 조기 퇴직해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과외교사를 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게 한 것이 마음에 걸려 연장을 안하고 귀국하기로 했습니다. 결혼을 위해 제가 해 줄 것도 없지만 운전기사 노릇이라도 해 줄 생각으로… 귀국 무렵에 중장기자문관 모집공고가 나서 지원했고 라오스국립대에 이러닝 자문관으로 12월에 파견됐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이 200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하면서 아세안 정상들의 공동 요청으로 한.아세안사이버대학을 설립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대학 설립 과정으로 아세안 10개국 중 가장 못사는 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4개국에 KOICA의 지원으로 이러닝 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했습니다. 라오스에는 라오스국립대에 이러닝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2012년부터는 교육부가 서울사이버대학을 주관기관으로 선정해서 본격적인 대학 설립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출장과 휴가를 이용해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여행했습니다. 한국과 가까이 있어서 많은 친구들이 라오스를 방문해 여행안내를 해주기도 했고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와 수영 등을 즐겼습니다.
마) 2015.1~2016.1 NIPA 퇴직전문가 자문관
다행히 NIPA에서 다시 선발해 줘서 2015년 1월 6일 중미의 과테말라로 출국합니다. 내무부 경찰청 이러닝 자문관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파라과이에서 배웠던 스페인어를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듯합니다. 혹 동문들이 과테말라 방문할 기회가 되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엔 해외봉사단의 모집직종이 컴퓨터, 간호, 한국어교육, 과학교육, 태권도 분야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엔 전기, 화공, 환경 분야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자문단의 모집직종은 정책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컴퓨터, 산업, 에너지, 중소기업 지원 등의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동문 여러분들도 해외봉사활동에 관심이 있으시면 거의 매월 공고가 나는 KOICA 홈페이지를 주의 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해외자문 활동에 관심이 있으시면 매년 2~3월과 7~8월에 KOICA와 NIPA의 홈페이지를 주의 깊게 보시고 지원해 보시기 바랍니다. 금전적인 혜택보다 봉사활동 자체에서 얻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대부분의 귀국단원들은 봉사를 하러 개도국에 갔지만 꺼꾸로 배우고 온 게 더 많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