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포장용으로 EVOH가 처음 소개된 것은 햇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EVOH를 적용한 다층용기를 처음 적용한 것은 CJ가 아니고 바로 비락 단팥죽입니다.
이 당시 레토르트 살균으로 실시하였고,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두께로 제조하였습니다.
요즘은 죽이던 무엇이던 용기 제품은 용기+리드(플라스틱 필름) 이런 형태이었지만, 당시에는 용기에 IC(Inner Cap)이라고 하는 뚜껑으로 되어 있었죠.
이때 Cup에 사용되었던 재질도 PP/EVOH/PP였고, IC도 PP/EVOH/PP의 다층 시트로 제작되었습니다. 다만 IC의 경우 실링 때문에 메탈로센 계열의 PE를 sealant층에 별도 오프라인으로 코팅하여 제조하였습니다. 다층 시트에 압출코팅으로 한번 더 한 것을 캡 형태로 성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때 캡에 움푹 파인 곳에 숟가락을 넣고 외포장으로 종이 슬리브에 담아서 판매하였죠.
당시에 IC가 왜 파여 있는지 물어 보면 당시에 생산하고 있던 사람들도 "숟가락 놓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정도로 왜 이런 형태로 되어 있는지 이해를 못하였죠.
그 이유는 바로 H/S(head space)를 최소화 하기 위함이었죠. 당시에는 가스치환 충전기술, 레토르트 살균 기술이 부족하여 어떻게든 H/S를 줄여야만 했기 때문에 이런 포장이 나왔던 것이죠. 게다가 이 제품은 죽 안에 밤알이 그대로 살아 있었는데 우리가 레토르트 살균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냉점(cold point)까지 살균이 너무나 어려워서 엄청 고생하였다고 합니다.
예전 경남 김해 쪽에 비락 라인이 있었는데, 저는 이때 못봤고, 이 기계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선양이라는 회사에 옮겨서 그때 봤는데 그때 기계 지금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기계였습니다.
물론 이런 형태의 포장형태는 이제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한군데 남아 있긴 합니다. 바로 CJ 다진마늘. 이 제품이 왜 이런 형태로 제작되었는지는 저에게 연락 주시면 제가 친절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포장재 회사에 근무할 때 제안하여 특허 발명자로 제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EVOH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면..... EVOH가 있어서 우리는 다양한 식품을 아주 편하게 먹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즉석밥이 있고, 다양한 레토르트 식품이 있고, 다양한 장기보존 식품이 있는 것입니다. EVOH를 대체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도 계속 되지만.... 적어도 제가 죽을 떄까지는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뚜기 케찹도 있네요. 케찹없는 우리 삶을 생각하면 끔찍하죠?
이제까지 EVOH에 대한 저의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EVOH, 관련제품을 필요로 하시는 분은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2023년 11월부터 EVOH 수급이 완화되어 이제 Kuraray도 신규 적용품에 대한 수주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