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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대구 달서구에서 어린이들이 나무를 심고 있어요.
뉴시스
4월 5일은 #식목일 입니다. 식목일은 1949년 제정됐어요. 당시엔 무엇보다 ' #민둥산 ' 에 숲과 산림을 회복하는 게 목표였죠. 민둥산은 나무가 없는 산이란 뜻이에요. 당시 우리나라 산 대부분이 민둥산이었습니다. 조선시대 후기부터 산간 지대에서 풀과 나무를 불태워 버리고 그 자리를 파 일구어 농사를 짓는 방식인 ' #화전 (火田)'이 널리 퍼졌고, 일본이 숲의 나무를 잘라낸 목재를 수탈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6·25전쟁 이 일어나면서 #폭격 까지 겹쳤어요. 우리나라 산은 나무가 거의 없고 숲도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한번 민둥산이 된 땅엔 다시 나무가 뿌리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숲이 사라지고 #토양 이 드러나 물이나 빛에 노출되면 땅에 있는 수분과 양분이 빠져나가는데요. 그 결과 #흙의응집력 도 떨어져 #산림토양 고유의 색과 성질을 잃어버리고 말아요. 이런 토양에선 뿌리가 잘 고정되지 않아 나무가 잘 살 수 없습니다.
정부는 민둥산에 숲을 일구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아까시나무 , #소나무 , #낙엽송 , #백합나무 등을 전국에 심었습니다. 이런 나무는 짧은 기간에 20m 이상 곧고 크게 자라는 특징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아까시나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아까시나무는 4~5월이면 달콤한 #향기 로 #꿀벌 이나 #나비 를 불러모아요. 봄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들어 주는 나무로 우리에게 친숙하지요. 아까시나무 뿌리엔 불룩한 ' #혹 '이 있어요. 이 혹에서만 사는 #뿌리혹박테리아 가 독특한 작용을 합니다. 식물에 꼭 필요한 성분 중 하나인 #질소 를 흡수해 식물에 공급하죠. 이 박테리아는 질소를 식물에 공급하고, 식물은 이 박테리아에 #단백질 을 공급해 서로 공생해요. 뿌리혹박테리아는 주로 #콩과식물 에 있는데요. 아까시나무는 빠르게 자라는 나무이면서도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척박한토양 에 제격이었죠. 박테리아가 일종의 #천연비료 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 아까시나무는 황폐한 민둥산에서도 잘 자랐어요. 일단 나무가 자라고 나면 #토양생태계 가 좋아져요. #미생물 이나 #지렁이 가 살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까시나무가 먼저 자리를 잡으면서 다른 나무도 더 잘 자랄 수 있게 됐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식목일마다 집중적으로 나무를 심어 산을 푸르게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이제 전 국토의 60% 이상이 산림인 국가가 됐습니다. #OECD ( #경제협력개발기구 ) 국가 중에서도 핀란드, 일본, 스웨덴에 이어 #산림면적비율 이 4위에 올랐답니다. 1950년대에 비하면 지금은 30배쯤 #산림자원 이 늘었습니다. 과거 식목일은 황폐한 산을 숲으로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날이란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 #탄소 '를 잘 흡수하는 나무를 심는 날이란 의미가 더 중요하게 바뀌었습니다. 이제 #석탄 · #석유 등 #화석연료 를 사용하며 생긴 다량의 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 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출처: 프리미엄조선|[최새미]식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