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나" 활동 일지
작성자 | 박인영 | 참여자 | 태야, 김정훈, 김유미, 임수빈 |
일자 | 2024.04.08 | 장소 | 문화공간 디디 |
활동시간 | 13:00 ~ 18:00 | | |
오늘은 보드게임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아이들의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활동을 진행했다. 다음 달에 볼 영화에 대해 짧은 회의를 하고 랜덤아바타 그리기, 클레이만들기, 업앤다운게임을 했다. 디디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모두 좋다고 말했다. 특히 유미는 자신은 자주 오지 않으니 "저 올 때 봐요!"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영화 취향이 맞지 않아 조금 더 생각해본 뒤에 다시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해리포터, 알라딘, 고질라 등의 의견이 나왔다. 업앤다운 게임의 경우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라고 하니 반발이 있었지만, 생일을 맞춰보자고 제안하니 다들 즐겁게 참여했다.
태야는 오자마자 학교에서 만들었다고 하며, 랜덤 아바타 그리기 게임을 꺼내 보여주었다. 룰렛을 돌리고 번호에 맞는 얼굴형, 이목구비를 합쳐 그리는 것이다. 직접 그리고 꾸몄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게임의 규칙이 있으며, 그것을 적어 언니 오빠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스스로 게임의 규칙을 정해 적고 표현하기 어려운 말은 물어보며 수정하기도 했다. 늘 맞게 쓰는 것이 아니여도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물어보는 것이 태야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태야가 유미에게도 게임을 함께 하자고 말했고 유미가 원하는대로 캐릭터가 그려지지 않아서 아쉬워하자 태야는 규칙이 있지만, "한번의 기회는 줄 수 있어 언니!"라고 말하며 융통성있게 분위기를 풀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태야의 옷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 옷을 차가 밟고 지나가는 일이 있었는데, 오히려 더 당황하고 걱정하던 나에게 "괜찮아요! 그냥 버리고 갈 뻔 했는데, 뒤에 차가 소리가 커서 제가 봤어요. 차야 고마워~!!"라고 말하며 달래주기도 했다. 태야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멋지게 느껴졌고 배울만한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훈이는 나와 태야가 둘이 아바타 만들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으니 자신은 흥미가 없다며 바로 공부를 하러 갔다. 공부를 하고 나와서는 지난 번 벚꽃을 보러 가서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며, 정훈이가 찍은 사진을 칭찬해주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그 후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거나 자신이 잘 찍은 사진을 자랑했다. 사진찍는 것에 흥미가 있는 것 같아 다음에 사진과 관련된 멘토링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훈이가 새로운 재미를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정훈이가 만든 클레이가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이걸 따라하며(눈썹 한 쪽을 올리는)귀여운 개인기도 보여주었다. 예전에 이런 표정의 사진을 보고 집에서 혼자 연습했다고 한다...! 전에 앞머리로 눈을 가리고 말 한번 걸지 않았던 정훈이의 모습과 비교하면 사람을 대하는 것이 많이 편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에 가는 길에는 정훈이 혼자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가는 속도에 맞추다보니 페달을 밟을 수 없어 힘들었는지 수빈이에게 "수빈아 좀만 빨리 가줄 수 있어? 나 다리 아픈데..."라고 정중하게 부탁을 했다. 정훈이와 수빈이는 친한 관계임에도 함부로 하지 않고 예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긍정적이게 보였다.
유미는 태야와 랜덤 아바타 만들기를 하면서 아바타의 머리색을 골라야 했는데, 고르기가 어렵다며 골라달라고 말했다. "유미야~ 너가 좋아하는 색이 뭔데? 그냥 그 색으로 해도 예쁠 것 같은데?"라고 하자 "저는 그냥 검정, 하양이 좋은데요? 근데 그것보다 선생님이 골라주는 색이 더 예쁠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자신의 선택에 자신감이 없고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작년 멘토링을 통해 알게 되었던 것과 같이 유미는 칭찬해주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오바스럽게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유미는 "그냥 한건데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자리를 피하려고 한다. 칭찬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특히 유미가 태야와 있을 때, 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디디에서 만날 수 있는 하나뿐인 여자 동생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태야에게 최대한 맞춰주고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배려심은 유미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채고 맞춰주려고 한다. 하지만 유미에게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경험도 중요하기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있는 주제로 회의나 토론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미가 다양하고 많은 칭찬을 받으며, 자신의 강점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키고자 했으면 좋겠다.
수빈이는 오늘 학교에서 슬릭백 춤을 연습하다가 친구랑 부딪혀 넘어졌다고 한다. 양쪽 무릎과 팔꿈치에 밴드를 붙이고 왔다. 이것때문에 오늘 태권도를 갈 수 없다며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고 티격태격하기도 했다. 애교를 부리고 아버지와 장난치는 수빈이를 보니 아버지와의 관계가 친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넘어지면서 신발끈도 다 풀렸다고 말해 신발끈을 묶어주었다. 수빈이에게 묶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정훈이도 한번도 스스로 신발끈을 묶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방법을 알려주고 다음에는 혼자 해보겠다는 대답을 받았다.
또한, 활동을 하다보면 의외로 '수빈이가 동생이 있어서 오빠같은 모습이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특히 막내였던 작년의 멘토링에서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더 그런 것 같다. 오늘도 함께 클레이를 만들다 원하는 색이 없다고 말하니 먼저 찾아주겠다고 말하기도 하고 유미가 만들어준 클레이 반지가 구겨졌다고 말하니 새로운 반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으면 더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봤을 때, 학습적인 부분이나 진로를 찾는 과정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준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