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내를 지질이 이동할 경우 지질을 가용화(可溶化), 즉 혈액에 녹아있는 상태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이 때문에 유리지방산(FFA : free fatty acid)이나 레티놀(비타민A)이라고 하는 일부 지질은 혈중 단백질과 결합함으로써 외견상 가용성을 갖는 것처럼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많은 지질성분의 생체내 이동에는 보다 고도의 기구가 필요해 진다. 이 고도의 이동시스템이 인지질막으로 덮여있는 리포단백질이다. 그리고 많은 지용성물질이 이 리포단백질이라고 하는 입자상 물질의 형태로 수송되며, 이것은 친수기와 소수기 양쪽을 모두 갖는 인지질에 의해 미셀을 형성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게다가 리포단백질에는 지질성분을 적절한 부위로 운반하고,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어물질로서 특수한 단백질이 내포되어 있다(그림7). 이 특수한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아포단백질이라 부르며, 단독 또는 다수의 아포단백질이 작용함으로써 지질대사의 연계가 유지된다.
그림7. 소장에서 흡수된 지방의 대사(카일로마이크론의 대사 과정)
① 소장(small intestine)에서는 소장점막 상피세포에서 합성된 몇 개의 아포단백질(그림에서는 생략)과 함께 흡수된 트리글리세라이드(TG) 및 흡수한 콜레스테롤을 에스테르화한 것(콜레스테릴에스테르 : CE : chocholesteryl ester)을 유미관(乳糜管)으로 분비한다. 이것이 림프계를 통해서 대순환하며, 다시 다른 리포단백질로부터 아포단백질을 받아들여 카일로마이크론이 된다. ② 혈액중의 인슐린은 말초조직 중의 리포단백질 리파제(LPL : lipoprotein lipase)를 활성화시킨다. ③ LPL은 카일로마이크론 중의 TG를 분해하여 혈중으로 지방산(FA)과 글리세린(그림에서는 생략)을 유리시킨다. 이 작용에 의해 CM(카일로마이크론)은 차례로 TG를 잃어 작아져 간다. ④ 유리된 지방산은 지방조직에 흡수되고 여기서 TG로 재합성되어 축적지방으로 된다. ⑤ CM 내부의 TG가 어느 정도 제거되어 입자의 크기가 작아진 상태를 렘넌트카일로마이크론(remnant chylomicron)이라고 부른다. ⑥ 렘넌트카일로마이크론은 최종적으로 간장에서 받아들인다.
아포단백질은 간장이나 소화관에서 생합성된 것과 다른 리포단백질로부터 받아들인 것 등 그 유래는 여러 가지이다. 아포단백질의 변화에 따라 리포단백질에 함유되는 지질의 구성 요소도 크게 변화하며, 비중이나 입자의 크기도 크게 변화하게 된다.
현재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리포단백질의 분류법은 비중에 의한 것이다. 비중의 차이에 따라서 HDL(고비중 리포다백질), LDL, VLDL, 카일로마이크론으로 분류된다(표3).
표3. 주요 리포단백질과 그 특징
명 칭 |
약칭 |
비 중 |
주요 기원 |
주요 아포단백질 |
주요 기능 |
카일로마이크론 |
CM |
<0.95 |
소장 |
B-48, C-Ⅱ, A-Ⅰ, E |
식이성 지방의 수송 |
초저비중 리포단백질 |
VLDL |
0.95~1.006 |
간, 소장 |
B-100, C-Ⅱ E |
간장 유래 지방의 수송 |
저비중 리포단백질 |
LDL |
1.019~1.063 |
VLDL |
B-100 |
간유래 콜레스테롤의 수송 |
고비중 리포단백 |
HDL |
1.063~1.210 |
간 |
A-Ⅰ, A-Ⅱ, E |
말초 여잉 콜레스테롤수송 |
이 중에서 비중이 가장 낮은 카일로마이크론은 소화관 상피세포에 의해 만들어지며, 소화관에서 흡수된 다수의 지용성물질을 수송한다. 다음으로 비중이 낮은 VLDL은 간장에서 생합성된 지용성물질을 수송하는 것이 주요한 역할이다. 카일로마이크론과 VLDL이 담당하는 지용성물질의 대부분이 트리글리세라이드로 된다.
이들 비중이 낮은 2종의 리포단백질은 주로 중성지방의 대사에 관여하고 있다. 한편 카일로마이크론이나 VLDL에 비해서 비중이 높은 LDL과 HDL의 2종류의 리포단백질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LDL의 주요 작용은 간장에서 생합성된 콜레스테롤을 말초조직으로 수송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HDL은 말초조직에서 남은(餘剩) 콜레스테롤을 제거, 회수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리포단백질의 주요한 유래, 비중, 기능에 대해서는 표3에 나타내었다.
카일로마이크론이나 VLDL이라고 하는 트리글리세라이드 함량이 많은 리포단백질은 말초조직 중의 리포단백질 리파제(LPL : lipoprotein lipase)에 의해서 내포된 트리글리세라이드가 분해되어 점차 입자의 크기가 작아져 간다. 이렇게 해서 소형화된 카일로마이크론을 렘넌트-카일로마이크론(RC : remnant chylomicron), 꼭 같이 입자 크기가 작아진 VLDL을 중간밀도 리포단백질(IDL)이라고 부른다.
RC는 간장으로 들어가며, IDL은 간장의 작용으로 LDL로 변화한다. 카일로마이크론과 VLDL의 대사를 각각 그림8 및 그림9에 나타내었다.
LDL은 말초조직에 콜레스테롤을 공급한다. LDL로부터 공급되는 콜레스테롤은 에스테르형이기 때문에 말초조직은 공급받은 콜레스테롤을 유리형의 콜레스테롤(CH)로 변환하여 이용한다. LDL의 대사를 그림8에 나타내었다.
조직중에 콜레스테롤이 남으면 HDL에 의해 회수되어 간장으로 돌려보낸다. HDL의 대사과정은 그림9에 나타내었다.
일반적으로 HDL은 동맥경화 등의 원인이 되는 말초조직의 과잉의 콜레스테롤을 회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HDL 중의 콜레스테롤은 ‘착한(선인)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반면에 말초조직에 콜레스테롤을 공급하는 쪽인 LDL 중의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나 고혈압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악인)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그림8. VLDL 및 LDL의 대사 과정
① 초저비중 리포단백질(VLDL)은 간장에서 분비된다. VLDL은 트리글리세라이드(TG) 및 에스테르화된 콜레스테롤(cholesteryl ester:CE)를 말초조직으로 운반하는 작용을 한다. ② 말초조직에서는 인슐린이 리포단백질 리파제(lipoprotein lipase:LPL)를 활성화 시켜, ③ VLDL 중의 TG를 분해, ④ 혈중으로 지방산(FA) 및 글리세린(그림 중 생략)을 유리시킨다. 유리된 FA는 지방세포에서 TG로 재합성되어 축적지방으로 된다. ⑤ LPL에 의해 TG가 감소된 VLDL을 중간밀도 리포단백질(intermediate density lipoprotein:IDL)이라고 부른다. ⑥ IDL의 일부는 간장에서 흡수하지만 남은 IDL은 간성 트리글리세라이드 리파제에 의해 내부 TG의 대부분이 분해되고, 다시 아포단백질C-Ⅱ 및 E(그림 중 생략)를 잃어 LDL로 된다. ⑦ LDL은 말초조직에 CE를 공급한다. 말초조직은 공급받은 CE를 유리형의 콜레스테롤(CH)로 전환하여 이용한다. 몸을 순환하는 LDL의 일부는 LDL리셉터를 매개로 하여 간장에서 흡수한다.
그림9. LDL의 대사 과정
① 간장에서 생합성된 아포단백질 A-Ⅰ은 組織間腔에서 인지질막을 취득하고 다시 말초조직으로부터 유리 콜레스테롤(CH)을 흡수하면 pre-β-HDL로 된다. ② 혈중에서 아포단백질 A-Ⅱ, 아포단백질E 및 몇 개의 효소를 받아 들인다. 이 때 받아들이는 효소로 LCAT(lecithin cholesterol acyltransferase), CETP (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등이 있다. ③ LCAT를 얻은 pre-β-HDL은 흡수한 CH의 에스테르화를 시작으로 차례로 구형의 HDL3로 된다. ④ HDL3는 다시 조직의 CH를 흡수하여 비중이 낮은 HDL2로 변화한다. ⑤ 콜레스테롤을 다량으로 흡수한 HDL은 체순환을 통해 간장까지 운반되며, 간장에서 받아들임으로써 남은 콜레스테롤을 간장으로 넘겨주는 것이 된다. 개, 고양이, 소 등의 동물에서는 ⑤의 기구가 말초조직에서 남은 콜레스테롤을 간장으로 운반하는 주요한 기구로 생각되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 등 영장류에서는 ⑤의 경로 이외에, ⑥ HDL 이외의 리포단백질과의 사이에, 중성지방과 HDL 중의 콜레스테롤을 교환하는 기구가 발달해 있으며, HDL이 말초조직으로부터 회수한 콜레스테롤이 말초조직에서 재이용되는 것도 있다. 또, 이 교환기구에 의해서 남은(여잉의) 콜레스테롤을 간장으로 운반하는 역할은 HDL 이외에 리포단백질에 의해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