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길 6구간 "굴산사 가는 길"은 강릉시내 중앙에 있는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오고, 가는 두개의 길이 이어진 약 19km의 긴 길입니다.
길을 걸어 보면 길에 대한 생각도 두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먼저 한가지는 아주 오래된 일도 아니지만 그시절 남항진 사람들이 해산믈을 들고 중앙시장을 향해
걸어갔던 길의 상상입니다. 가상의 많은 사연들을 생각하며 그때 그 길을 걷는다고 느끼는 것 입니다.
다른 한가지는 반대적인 것이지만, 중앙시장에서 산 물건을 들고 기다리는 식구들 한명 한명과 물건 하나 한나를
오버 랩하며 집으로 향하는 가슴 빠근한 집으로 돌아 가는길 그 길의 상상입니다.
하여간 한 구간의 길에서 완전 다른 두가지의 길의 느낌을 받을수 있는 6구간 "굴산사 가는길"입니다.

시작은 남항진에서 시작합니다.
5구간 죽도봉을 지나 솔바람 다리를 건너면 넓은 백사장의 바다를 만납니다
남항진 이곳 어디서든지 6구간 출발지 입니다.
강릉사람들은 남항진하면 멸치떼가 올라와서 백사장에서 반도그물로 몇치를 떠 올리는 생각을 우선 합니다.
그리고 조용한 여름 해수욕장으로도 꽤 알려진 곳입니다.

남항진에 본 솔바람 다리와 죽도봉
아무렇치도 않았던 이 조그만 동산이 어느날 제 친구가 "죽도봉"이라는 호를 쓰면서
친구의 말따라 곧 세계적인 죽도봉되기 바로 직전입니다.

남항진을 빠져 나오면 남항진 다리를 건너고
건너자 마자 눈 쌓인 백두대간의 긴 파노라마를 바라보며 뚝방길을 걷습니다.

요즘 강릉의 호수, 강가, 개천 뚝길옆 어디를 가나 가까이서 철새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저 멀리 눈 덮힌 산을 바라보며 걷고, 놀란 철새들은 사방에서 날아 오르고...
요즘들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걸을려고 하면 그냥 걷는 것만으로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가끔 산을 가는 사람이 명산만을 찾고, 정상만을 고집하지만
산 맛을 제대로 본 사람은 그저 산에 들어가고 산에 있는 그 자체만으로 인생을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생각이 이제야 나는지...
아직은 사방이 온통 눈밭입니다.

이제 저 멀리 오늘 중간 종점인 강릉시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시내를 보며 잘 정돈된 남대천 뚝방 길을 걷습니다.
시장앞 공원에서 모두들에게 각자 시장에서 시간을 보낸후 2시간후 단오문화관앞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2시간이면 우선 점심을 사 먹고 시장을 느긋하게 구경할수 있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시장하면 옛날 장터국밥에 막걸리 생각이 먼저 나는 사람들은 중앙시장 국밥골목으로 우선 찾아옵니다.
집집마다 가마솥과 삶아놓은 소머리, 순대, 내장이 한 골목에 쭉 도열해 있습니다.

옆집에 가보니 우리 일행들도 국밥 한그릇, 막걸리 한사발씩 "뚝딱"
"야 기호대장 막걸리 한잔 해" "어머나 이리 들어 오세요" " 식사 하셨어요?"
"싹" 깨끗이 비운 뚝배기, 말걸리 통을 앞에 놓고도 인정은 넘쳐 납니다.

그리고 찾아 간 곳이 아!. 추억의 쌍포크 호떡집입니다.
쌍포크는 바로구운 호떡을 접시에 올려놓고 포크 두개로 찢어 먹는다고 유래된 것 같습니다.

배가 잔득 부른데도 설탕 묻힌 꽈베기보고는 침이 꼴깍합니다.

40년 가까이 된 호떡판, 떡뽁이 양념, 오뎅국물 그리고 오로지 한길의 세월이 보입니다.

누구는 옛날에 여기서 미팅도 했다 합니다.
위에 있는 메뉴를 앞에 놓고 상대를 꼬실수 있는 노가리가 뭘까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그 노가리는 아마 "순수" 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쌍포크 집 맞은편에는 "강릉 명동 칼국수"
서서 구경하는 우리들 보고 국수집에서 막 혼자 나오는 아주머니가
자기는 서울에서 왔는데 올 때마다 여기 들러서 혼자서 칼국수를 먹는다고 자랑을 합니다.
아주머니를 따라 나오는 뿌연 김에서 멸치다시 국물냄새가 아주 진하게 느껴집니다.

오후 2시에 강릉 단오 문화관 앞에서 재 집결후 출발
먼저와서 문화관 관람을 한 분들이 문화관안에 재미 난 구경거리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이곳을 출발하며, 강릉단오행사 그때에 맞춰서 6구간 바우길 걷기를 상상해 봅니다.

단오문화관을 출발하여 경포중학교를 지나 오늘의 최대(?)의 난코스 모산봉(105m)를 향하여 올라 갑니다.
지난번 폭설에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찢어져 나간 소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소나무 숲에서 찾은 벽오동나무를 이순원 선생님이 설명을 합니다.
손가락 굵기에 파란색 외가지, 그것이 벽오동나무인지 전들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울창한 소나무을 지나 장현 저수지길을 향해 갑니다. 길 옆에는 눈무게에 비틀려 잘려진 소나무가 그대로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길위에 쓰러져 길 전체를 막아 놓은 곳도 있습니다. 이쯤에서는 진한 송진냄새까지 납니다.
영의형이 그렇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면 겨울에 이렇게 소나무 뿌러지는 소리가 나는데 얼마나 큰소리가 나는지
산이 갈라지는 소리같은 것이 난다고 합니다. "산이 갈라지는 소리"?.

꽁꽁 언 장현 저수지에는 무엇을 잡는지 낚시꾼들이 군데 군데 앉아 있습니다.
사실 이쯤오면, 모산봉도 넘었지요 그래서 인지 조금은 힘들어 하는 분도 계십니다.
저저수지 윗길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 눈이 그대로 있습니다.
오늘은 개구리님이 선두에서 눈길을 헤치고 나갑니다.

언제 우리가 이런 길을 마음먹고 걷겠습니까, 지금은 눈길이지만 이제 조금만 있으면
이 길 옆에는 냉이와 쑥이 올라 오겠지요. 그때는 시장에서 막걸리와 순대 사가지고 와서 냉이나 캐다가
끝까지 생각은 안 나겠지만 "봄처녀"노래를 불러야겠다는, 그것도 고래 고래 소리치며 불러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수지 건너편을 들어 섰는데도 계속 솔밭사이 눈길입니다.

눈길 장안재를 넘으니 이제는 학산이 바로 가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 끝에 빤히 보이는 오늘의 종착지인 굴산사 당간지주입니다.
길을 걸으며 갑자기 러시아가 왜 생각났으며, 러시아 생각이 왜 나타샤 생각으로 이어지고
그리고는 렌닌그라드가 불쑥 생각나더니 연결도 안되는 오마샤리프는 왜 생각이 나겠습니까.
죽도봉의 "사고의 지구력"도 그거 아무나 되는게 아닌가 봅니다.
대관령쪽으로 해가 넘어가기 직전 당간지주 앞에 모두들 도착했습니다.
단오문화관 앞에서 거의 세시간 반 정도는 걸은 것이 됩니다.
서울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같이 걸어주신 국어사랑 내외분, 알 카포네 내외분
감사드리고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강릉에서 늘 참여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고맙고 말고지요.
첫댓글 대장님 망이 바쁘시네요...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우리 바우님들이 흔적을 남기시는 군요....
이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강릉 내려가 살기를 계획하고 있는 난 요즘 이 바우길과 바우님들 때문에 그 계획을 반드시 더 빨리 실천에 옮겨도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가끔 비오는날 대장님께 술친구 해
라고 해도 될것 같고 바다가 보고 싶은날 진센님께 안목바다 보러 가자고 해도 될것 같고 대관령오솔길이 보고 싶은날 죽도봉님께 찡찡거리면 들어 주실것 같고...생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 한번도 바우길 걷기에 참가 해보지 않고서 지나친 욕심인가


쌍포크 호떡 먹고 싶다 


그날 쌍포크를 모르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곳이더군요. 그곳에서 미팅을 했다는 사람도 많고요.ㅎㅎㅎ
나는 상구두 몰러요, 담에 같이 가요~~ㅎㅎ
사진 좋고, 입담 구수하니 할말 다 하고,매력덩이 우리 대장님, 수고 많았습니다.박수 짝짝짝. 근데,당간지주 사진 대장님도 안 찍었어요?
당간지주 다 보여 주면 다음분들은 볼 게 없을까봐 그렁 그 같애요~~ㅋㅋㅋ
설명과 함께 따라가 봅니다. 근데 두 곳에서 길을 놓쳣습니다. 남항진에서 둑방길은 남대천 둑방길인지 아님 장현저수지로부터 내려오는 둑방길인지가 헸갈립니다. 또 하나는 아래 다른분들 사진에선 쳥량리 산길도 뵈던데 여기선 건너 뛰었는지요. 또하나는 단오관에서 모산봉으로 가는 그 길이 어디로 접어드는지 알수가 없네요. 함께하지 못 하였기에 혼자라도 가 보려고 추적해 본 결과 잃어버린 길. 누가 답좀 부탁 합니다.
뭐 상관 있어요? 어디로 가든 길은 나 있고, 그 중에 바우길이 있을테고, 나중에 제가 갈 때 라모나님도 같이 가셔서 대장님과 함께 봄처녀를 고래고래 소리쳐 부르는 그 날 다 알수 있을텐데요. 헉- 뭐 이런 답글을...ㅉ
청량리 산길은 일부분만 걷고 성덕초등학교로 나오는 중간길로 빠졌습니다. 단오관에서 모산봉으로 가는 길은 옛날 강고 앞으로 올라가요. 현재 신화아파트쪽으로 올라가면서 교육청을 지나고 강고를 지나서 모산봉에 이르지요. 청량동에서 모산봉으로 바로 오는 길은 생략하고 시장을 거치는 거예요. 담에 가이드 해 드릴께요.ㅎㅎ 가이드값은 따블로 받고.ㅎㅎ
ㅎㅎㅎ..진센님 정답!
우리 대장님의 길에 대한 생각과 또 사진 설명이야말로 정말 바우길의 명품입니다. 저도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난 다음 또 먹고 싶은 게 몇 개 있었어요. 시장골목의 칼국수와 쌍포크집 도나쓰...다음에는 꼭 칼국수를 먹으러 갈 겁니다.
담엔 샘님 뒤만 졸졸 따라 다녀야지..
길 풍경도 좋았지만, 차림표를 찍어 올려주시는 센스에 감동받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구마 맛탕 3개 1,000원... 잘 보아두었습니다. ^^
다음엔 만들어 오서요, 내가 먹어 줄 거니요~~ㅎㅎ
발을 동동 구르게 부러워요^^
담엔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산은 산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시장 풍경은 풍경대로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 없네요~~
담에 네가 오면 그땐 시장에 가서 골고루 하나씩 다먹어보자.
그땐 쌍포크집에서 호떡먹던 시절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 줄께.
두분이 먹다가 남은 거 쪼 먹어도 배부르겠잖소, 난도 찡궈 주~~ㅋㅋ
하여간 글 하나 사진 하나 올릴 때마다 감탄하게 한다니까!^^ 대장아우님, 정말 잘 봤소.^^
그러니 혼자 다니시지 마시고 바우길 함께 걸어요.
메

렁 
그래기~~ㅎㅎㅎ
진센님이 정곡을 콕 찌르고 영의님이 큰 망치로 쾅쾅 두들겨 박네요. 지송시러버라.-.-;;
호
호
호
재미있게 잘 보았슴다 
사실 이날 전 점심시간만 바우꾼들 보러 시장에 나갈까
생각도 했지만 (제 일터가 대학로거든요 )
맘만 오버 하는것 같아 꾹 참았슴다 
담엔 그리 되도록 저의 족적을 열심히 남기도록 노력 해야겠슴다 




대학로 어디예요? 놀러가야 겠어요.ㅎㅎㅎ
일요일에 만나서 야그 해 줄께요

굴산사 당간지주 눈덮인 평야에 라라의 테마가 흐르는듯 합니다. 아주 못하시는게 없으신 울 대당님.......후기 잘 보았습니다. ^^
그 닥터지바고,,,,,,,오마샤리프를 여고시절 기차에서 만났다고 저는 지금도 생각한답니다.너무나 그영화에 빠져 실제로 똑같은사람을 본거예요


근데,그게 아직도 아
무





사람이 이럴 수 있는건가요


누가 얘기 좀 해주세요
푸른하늘님 때문에 닥터지바고, 한 번 더 읽게 되네요. 우연이 많이 가미된 작품이고, 그래서 이 작품의 우연이야말로 이들 인생의 필연이 아닌가 생각도 했었는데...
쌍포크 호떡집, 강릉 단오 문학관이란 건물도 생소 하군요.
정말 맛깔나는 글을 잘 쓰셔요 ^^ 함께 걷게되어 즐거웠어요 ~ 대 ! 장 !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