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冠儒而服儒者 乃得氣而風動 此實玆郡否而泰之運歟 是或一世剝而復之漸乎
갓 쓰거나 도포 입은 많은 儒生들이 이에 힘을 얻어 이러한 실질의 바람을 일으키니, 우리 郡이 否卦(비괘)에서 泰卦로 변하는 運數가 되었고, 아마도 當代에 剝卦(박괘)가 復卦로 漸漸(점점) 나아가고 있는 것일 겁니다.
※儒冠: 검은 베로 만든 일종의 두건으로 유관 또는 유건이라고 한다. 유생이 평상시 입는 포에 갖추어 쓰개로 썼다. 보통 성균관이나 집 안에서만 썼고 거리에서는 잘 쓰지 않았다. 벼슬하지 않은 선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儒服: 幼學·處士·校生·生員·進士 등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들이 입던 옷.
※周易卦 중에서 天地否(䷋): 갈등, 交流가 끊긴 狀態, 두 가지 마음이 서로 자신만 主張. 地天泰(䷊): 화합, 萬物의 始作, 빅뱅, 原木같은 것. 山地剝(䷖): 위기, 외로운 指導者가 어리석은 百姓을 이끌음. 地雷復(䷗): 회복, 氣運이 생겨나고 있음.
聞不勝斂衽而起敬 但恐近日之事多有初而鮮終 伏願城主善始善終 使此白城之郡 以作鄒魯關閩之鄕
듣다 보니,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일어나서 공경하지 않을 수 없으나, 다만 요즈음 일들이 많은데, 처음으로 있는 일이어서 혹시 끝을 잘 맺지는 못할까 염려됩니다. 엎드려 원하옵건대 城主가 하시는 일이 좋게 시작해서 좋게 마무리되길 바라고, 이곳 安城郡이 性理學을 숭상하는 마을로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鮮終: 끝이 선한 경우가 드물다는 뜻, 끝냄이 없다. 일을 끝맺지 못하다. 鮮드물 선, 적다.
※鄒魯: 鄒魯之鄕의 준말로 공자와 맹자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예절을 알고 학문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을 이르는 말. 關閩: 濂洛關閩之學의 준말로 宋나라 때, 周敦頤, 程顥․程頤(정호, 정이), 張載, 朱憙 등이 주장한 성리학. 그들의 출신 지명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濂洛關閩은 濂溪, 洛陽, 關中, 閩中임, 閩종족이름 민
而爲一鄕丈席 化俗成美 則是豈非憂國愛民之第一大善政乎 或曰當今之尙文 不若講武之爲實用 是不知其爲治之本末者說也 何足擇焉
그리고 한 고을에 德望있는 사람이 風俗을 아름답게 만든다면, 이것이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제일 큰 善政이 어찌 아니겠습니까? 누군가 지금의 文을 숭상하는 것이, 武를 가르쳐서 實用的으로 쓰이도록 하는 것만 못하다고 하나, 이는 다스림의 기본과 끝을 모르는 말이니 어찌 족히 채택할 수 있겠습니까?
※丈席: 禮記 曲禮에 스승과 제자의 자리는 한 길 정도의 거리를 둔다 하여, 스승을 가리킴. 학문과 덕망이 높은 사람.
盖導之以德敎爲治之本 衛之以干城爲治之末也 是故古之人 每勸君以文德 而不欲其極意於武功者 見其本末之 所先所後而然也
대저 德과 敎育으로 이끄는 게 다스림의 근본이고, 防牌(방패)와 城으로 나라를 지키는 게 다스림의 마지막입니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임금에게 학문으로 덕 닦기를 늘 권했으며, 武功에는 지극한 뜻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 근본과 결말을 본다는 것은, 먼저 하는 바와 뒤에 하는 바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干城: 防牌와 城. 나라의 밖을 막고 안을 지키는 것. 나라를 지키는 軍人이나 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