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南遊日記
己丑元月十四日庚申 同洪表從晩雲 啓程南行 由本邑斗洞 向竹山獐項里 去踰魯朴(山+宰) 歷揷橋店 至竹山邑
己丑(1889)년 1월 14일에 외사촌 洪晩雲과 함께 南行길에 올랐는데, 안성 斗洞에서부터 竹山 獐項里(장항리)를 향해 가서는 魯朴(노박)재를 넘어 揷橋店(삽교점)을 지나 竹山邑에 이르렀다.
西南有觀海峰七藏寺 東北有將臺城郭 東南有麻尼山城 過此至注川 市逐水下十餘里 卽當美驛店也
西南쪽에는 觀海峰, 七藏寺가 있고, 東北쪽에는 將臺城郭(장대성곽)이, 東南쪽에는 麻尼山城(마니산성)있다. 이곳을 지나 注川에 이르렀다. 시내에서 물길을 따라 10여리 내려와 當美驛의 酒店에 당도했다.
於此 占午飯 卽發至陰竹閒井洞 日已黃昏矣 尋李永瑞家 投宿 自龍峴至此七十里也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하여 陰竹 한정동에 당도하니 날이 저물었다. 李永瑞의 집을 찾아 投宿(투숙)하였다. 龍峴에서 여기까지가 70리 이다.
※斗洞: 北住里, 북좌면의 지역으로서 북쪽에 보개산이 있으므로 뒤 재울, 두 재울 또는 북좌동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북좌리라 해서 보개면에 편입됨. 이 마을은 그 형상이 말(斗)안에 곡식이 들어있는 것과 같다 하여 『斗洞』 이라고 한다. 높지 않은 山으로 싸인 마을이라 하여 『뒤재울』 이라고도 한다.
※注川: 충북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 서쪽 우물에서 발원한 미호강의 지류천이다. 미호강은 충북 진천군, 청주시 및 세종시 조치원읍, 연기면과 합강동의 경계에서 금강에 합류한다. 지류하천은 백곡천, 보강천, 무심천, 석남천, 병천천, 조천, 칠장천, 마송천 등이 있다. 19세기까지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청안에서는 潘灘, 진천에서는 注川, 청주에서는 鵲川(작천) 또는 輞川, 연기에서는 東津江 등. 미호강이라는 이름은 세종시 연동면 예양리에 있는 미꾸지라는 지명이 미곶진(彌串津→美串津)으로 음차되다가 20세기 들어 美湖津으로 바뀌고 하천 이름에까지 붙은 것이다.
※陰竹: 이천시 설성면, 율면, 장호원읍과 충주시 생극면(관성리·도신리·병암리)인 옛 지명임
※龍峴: 作家의 本家인 安城 辰峴里 ‘미르개 또는 미리개’를 칭함. ※경기 안성 대덕면에 '미르개'라는 마을이 있는데, 辰峴里라고도 하는 것으로 보아 '미르개'의 '미르'는 '용'을 뜻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 같은 군 양성면에는 '미리내'라는 마을이 있는데 냇물이 용처럼 산골짜기를 휘어 돈다.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원래 한자 지명으로는 용의 뜻임을 알기 어려운 美山里, 美里川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