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24/10/25 자연이 건강하지 못하면 사람도 건강할 수 없습니다. - 은평구 맨발걷기 길 조성에 부쳐
은평구는 봉산에 맨발걷기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을 설치하고 등산로 옆으로 흙길 등산로를 추가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은평구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으로 봉산의 생명들은 또다시 삶터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공사를 위해 동원된 굴삭기에 의해 등산로 주변 나무들의 나뭇가지가 무참히 부러졌고, 수피가 뜯겨져 수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멀쩡하던 데크 계단이 굴삭기 진입에 의해 부서져 새로 시공을 하는 예산낭비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세족장 인근 계단 등산로를 따라 맨발걷기를 위한 추가 등산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살고 있던 국수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등이 뿌리째 뽑혀나가거나 직경 8센티미터나 되는 뿌리가 잘려나가는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봉산의 해당 등산로는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이전부터 비가 많이 내리면 토사가 흘러내리고, 흙이 패여 골짜기가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은평구는 토사유실 방지를 위한 배수 유도 구조물을 설치했습니다. 이런 곳에 흙길을 설치하면 폭우나 장마 때 흙이 지속적으로 쓸려 내려가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비나 눈이 내릴 때는 등산객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큽니다.
등산로가 야금야금 많아지는 만큼 숲은 점점 파괴되고 사라집니다. 봉산을 비롯한 은평구의 산림에는 이미 너무 많고 넓은 등산로가 있습니다. 맨발걷기 길을 조성하더라도 기존 등산로를 축소/폐쇄하거나 기존 등산로를 활용하는 등 자연 보전을 중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과도한 개발로 자연의 자리를 더는 빼앗으면 안 됩니다.
자연과 맞닿으며 건강을 회복하려는 맨발걷기로 인해 오히려 자연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파괴된 자연 속에서 과연 진정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자연이 건강하지 못하면 사람도 건강할 수 없습니다.